이산화탄소보다 온실효과 80배 큰 '메탄' 배출량 "역대 최고기록 깼다"
코로나 장기화, 러시아 침공 등 에너지 공급 불안정으로 메탄 배출 증가 중국, 에너지 자립 빌미로 석탄 의존도 높여 EU, 바이오 메탄 점진적 생산 증대 예고
[이넷뉴스] 이산화탄소보다 온실효과가 무려 80배나 큰 메탄이 지난해 배출량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앞서 유엔기후변화협약에서 한국을 비롯한 전 세계 105개 국은 10년 내 메탄 배출량을 30% 감축하는데 합의한 바 있다. 하지만 최근 에너지 가격 상승 등으로 다시 석탄 의존도가 높아지면서 중장기적 메탄 저감 목표 실현도 장담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메탄감축 협약에 동의하지 않은 중국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 및 러시아 침공 사태 등으로 에너지가 불안정한 상황을 겪으며 무자비한 석탄 채굴에 나서고 있어 국제 사회의 우려를 더하고 있다. 유럽에서는 바이오 메탄 비중 확대로 온실가스 해법에 적극 나설 방침이다.
◇ 40년 이래 메탄 배출량 최고치
지구온난화의 숨은 주범인 메탄의 배출량이 지난 40년 이래 최고치를 기록한 것으로 조사됐다. 국제사회의 메탄 감축에 대한 경각심은 확산되고 있지만 최근 몇 년간 전 세계 에너지 불안정으로 인한 석탄회귀가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국립해양대기청(NOAA)는 코로나19가 전 세계를 덮친 2020년부터 작년까지 전 세계 메탄 배출량이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전했다. 이마저도 가파른 메탄 배출 증가세를 보이며 지구 온난화 억제 방침 실효성도 미미할 것이라는 지적이다.
미국 국립해양청은 2021년 대기 메탄 농도가 1895.7피피비(ppb)를 기록하며 전년도 보다 17ppb 증가했다고 전했다. 2020년에는 2019년보다 15.3ppb 증가했다. ppb 농도 단위는 10억분의 1 비율로, 메탄 배출량 측정을 시작한 1983년 이후 현재 가장 가파른 메탄 배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 중국, 에너지 가격 폭등에 메탄 의존도 높여
에너지 수급 불안정으로 중국이 다시 석탄의존도를 높이면서 전체 메탄 증가율에 상당한 영향을 끼치고 있다. 중국은 국제사회의 우려섞인 경고에도 탄광 확장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에너지모니터(GEM)는 메탄 배출량이 약 10%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을 발표하면서 중국의 석탄사업 회귀를 주 원인으로 꼽았다. 중국의 석탄 생산 증가로 메탄가스 배출량은 연간 600만톤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제사회의 온실가스 감축 공조에도 중국의 독단적 행보는 계속되고 있다. 전 세계 105개국이 협조한 국제 메탄서약에도 동의하지 않은 데다 자국 에너지 자립을 빌미로 석탄 확대를 이어가고 있어 국제사회의 반발이 거세질 전망이다.
글로벌에너지모니터 측은 “중국 정부에 메탄 감축 의향을 물었지만 묵묵부답”이라고 말했다.
◇ EBA “2050년까지 유럽 바이오 메탄 비중 높일 것”
메탄은 반감기가 짧아 온실가스 감축 효과가 크다. 이러한 점을 활용한 바이오 메탄 생산이 온실가스 감축 해법으로 떠오르고 있다. 유럽연합은 2030년까지 유럽 내 총 350세제곱미터(㎥)의 바이오 메탄을 생산할 방침이다.
러시아로부터 에너지 의존도가 높았던 유럽국들이 최근 에너지 불안정을 겪으면서 바이오 메탄을 기반해 에너지 자립 대안책을 삼은 것으로 풀이된다. 유럽연합은 2030년 350㎥, 2050년에는 1,000억㎥의 점진적인 바이오 메탄 증산 계획을 밝혔다.
유럽연합 측은 “에너지 안보 수립 차원에서 2050년까지 유럽 전체 가스 수요의 최대 30~50%의 비율로 바이오 메탄이 주를 이룰 것”이라고 전했다.
유럽바이오가스협회(EBA)도 “러시아에 대한 가스 의존도를 현저히 줄이는데 있어 대안책 수립이 시급하다. 지금까지 러시아로부터 수입했던 전체 가스 비중이 20%임을 고려할 때 30년 후쯤에는 유럽 자체적인 바이오 메탄가스 공급은 현재의 3배로 보강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제사회의 온실가스 감축에 대한 공조 속에서 일부 미협조적인 국가들에 대한 긴밀한 협력을 촉구하는 정책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넷뉴스=문경아 기자] mka927@e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