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소중립 해법 '마이크로그리드'에서 찾는다···재생에너지 변동성 보완도

효율적인 에너지 관리 위해 중요성 높아져 탄소중립 위한 마이크로그리드 사업 활성화 산업단지 마이크로그리드 표준모델 만든다

2022-05-13     김수정 기자
스마트·마이크로그리드의 중요성이 확대되고 있다. (디자인=이넷뉴스, 그림=산업통상자원부)

[이넷뉴스] 에너지 관리는 탄소중립 달성을 위한 현실적인 해결방안으로 꼽힌다. 효율적인 에너지 관리를 위한 다양한 기술이 개발되고 있는 가운데 차세대 전력망인 스마트·마이크로그리드의 중요성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스마트그리드는 정보 기술을 접목한 지능형 전력망으로, 고품질의 전력서비스와 에너지 이용효율을 극대화한다. 기존의 공급자 중심의 단방향 전력망이 아닌, 공급자와 소비자가 양방향으로 실시간 정보 교환이 가능하다는 것이 특징이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주니퍼 리서치에 따르면 스마트그리드 구축이 확산됨에 따라 2021년 316테라와트시(TWh)를 시작으로, 오는 2026년에는 연간 1060TWh에 달하는 에너지를 절약하게 될 것으로 전망했다.

최근 소규모 지역에서 전기에너지를 자급자족할 수 있는 작은 단위의 스마트그리드 시스템인 마이크로그리드 기술은 신재생에너지 활성화와 함께 주목받고 있다. 유럽연합(EU)과 미국이 마이크로그리드 시장을 주도하고 있고 국내에서는 한전이 산업단지형 마이크로그리드 표준화에 나섰다.

한전은 구미 스마트그린산단 에너지자급자족 인프라 구축에 나선다. (자료=한전)

◇ 한전, 산업단지형 마이크로그리드 표준화

한전은 산업단지 마이크로그리드 표준모델 만들기에 나선다. 최근 구미 스마트그린산단 에너지자급자족 인프라 구축사업을 수주하고 수행에 들어간다. 해당 사업은 기반시설 노후화로 전력 다소비, 저효율 구조가 고착화된 산업단지에 신재생 발전소와 통합 에너지 관리시스템을 구축함으로써 스마트 그린산단 전환을 목표로 한다.

해당 사업에는 오는 2024년 12월까지 3년간 진행되며 총 395억 원이 투입될 예정이다. 한전은 앞서 2009년부터 에너지자립섬, 캠퍼스 마이크로그리드 구축 등 다수의 국내외 실증 경험을 쌓았다. 이를 바탕으로 세계 최고 수준의 마이크로그리드 구축과 운영 기술을 인정받아 최종 사업 수행기관으로 선정됐다.

스마트그린산단 구축사업 참여 확대를 통해 수요지 인근에서 저탄소 에너지를 생산, 소비, 거래하는 분산형 에너지 시스템을 구축해 탄소중립 목표 실현에 기여한다는 계획이다. 이번 사업의 전 과정을 모범사례로 정리해 전국 산단으로 확산할 기반도 조성할 예정이다.

LS일렉트릭은 ‘한국전기산업대전(SIEF)·코리아스마트그리드엑스포(KSGE) 2022’에 참가했다. (사진=LS일렉트릭)

◇ LS일렉트릭, 디지털·친환경 접목한 ESG 솔루션 선보여

그린에너지 사업을 확장해나가고 있는 LS그룹은 계열사별로도 신재생에너지를 비롯한 새로운 사업 분야를 지속적으로 추진해나가고 있다. LS일렉트릭은 국내에서 스마트그리드에 필요한 에너지저장장치부터 스마트계량기, 에너지관리시스템 등의 관련 기술을 갖추고 있는 대표적인 기업이다.

특히 전력과 자동화 분야에서 확보한 기술력에 정보통신기술(ICT)을 적용한 융·복합 스마트 솔루션을 앞세워 소규모 지역에 전력을 자급자족할 수 있는 마이크로그리드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 3월 열린 ‘한국전기산업대전(SIEF)·코리아스마트그리드엑스포(KSGE) 2022’에 참가해 디지털과 친환경 에너지를 접목한 다양한 기술을 선보였다. 친환경 절연물 g3가스(이산화탄소(CO2), 산소(O2), 프로오니트릴 혼합가스) 적용 친환경 170킬로볼트(kV) 50킬로암페어(kA)급 가스절연개폐기(GIS)와 미생물에 의해 분해가 가능한 절연유를 적용한 친환경 식물유 변압기 등 친환경 제품을 비롯해 에너지 효율을 최적화하는 초전도한류기, 유연송전시스템(FACTS)도 선보였다.

이와 전력설비 환경, 안전 진단은 물론 설비 수명 정보까지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는 ‘LS e-헬스 체커 앱’, 사물인터넷(IoT)과 ICT 기술을 기반으로 차단기 화재 상생 시 실시간으로 해당 위치를 정확히 전달해 전기사고 피해와 화재 확산을 예방할 수 있는 ‘스마트 패널 세이프 가드’ 등 안전 및 진단 솔루션 등도 공개했다.

또한, LS일렉트릭의 전력시스템 설계 노하우에 IoT센서, 무선통신 등 디지털 기술을 접목해 배전반 일부에서만 가능했던 모니터링 범위를 저압부터 고압에 이르는 전력시스템 전반으로 확대한 ‘그리드솔 케어’도 공개했다. 클라우드 기반 서비스를 통해 사용자 에너지 사용 패턴 분석을 통해 에너지 사용 최적화 컨설팅을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

2021년 10월 14일 울산테크노파크에서 열린 '마이크로그리드용 수소연료전지 분산발전 시스템 준공식' 현장에서 (왼쪽부터)박수철 두산퓨얼셀 전무, 오재혁 현대자동차 상무, 우향수 울산테크노파크 단장이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현대자동차 제공)

◇ 현대차·두산, 수소전지 기반 마이크로그리드 실증 사업

현대차·기아는 지난해 두산퓨얼셀과 손잡고 수소연료전지 발전시스템 구축에 나섰다. 이는 국내 첫 수소연료전지 기반 마이크로그리드 사업으로, 먼 거리에서 대규모로 발전해 송전하는 중앙집중형 발전 방식과 달리 전력 소비지역 부근에서 에너지를 생산·소비하는 분산발전시스템을 준공하는 것이다.

서로 다른 연료전지 시스템을 조합하는 방식으로, 현대차·기아의 500킬로와트(㎾)급 고분자전해질(PEMFC) 연료전지와 두산퓨얼셀의 440㎾급 인산형(PAFC) 연료전지가 함께 적용될 예정이다. 울산테크노파크는 설비 운영과 지원을 맡는다.

현대차·기아와 두산퓨얼셀은 기존과 달리 발전량을 빠르게 변화시키는 변동 부하 방식으로 연료전지 발전시스템을 운영해 태양광·풍력 등 재생에너지 변동성에 대한 보완 기능을 검증하게 된다. 실증을 통해 향후 분산발전원으로서 수소연료전지 발전시스템의 역할도 검증한다는 계획이다.

재생에너지는 날씨 등 자연환경 변화의 영향을 받는 단점이 있으나 수소연료전지 발전시스템을 재생에너지와 결합해 변동 부하 방식으로 운영하게 되면 전력 수요 변화에 따라 신속하게 전기 생산량을 조절해 재생에너지 변동성을 보완하고 전력 수급불균형을 해소할 수 있다.

안동 하회마을은 신재생에너지 기반 마이크로그리드 실증 기술 개발 과제에 선정됐다. (사진=경북도)

◇ 하회마을, 마이크로그리드로 에너지 자립 실현

안동 하회마을은 마이크로그리드를 통해 에너지 자립에 도전한다. 내륙 마을에서 마이크로그리드를 구축하는 것은 하회마을이 처음이다. 산업통상자원부의 신재생에너지 기반 마을 단위 마이크로그리드 실증 기술 개발 과제에 선정돼 2024년까지 에너지 자립률 50%를 달성하는 것이 목표다.

경북도는 하회마을에 태양광 344㎾와 풍력 4㎾ 규모의 마이크로그리드를 구축해 전력을 생산하고, 200가구에 공유 태양광 1㎾를 무상으로 나눠줄 예정이다. 경북도는 가구별로 연간 전기요금 16만 원을 절약할 것으로 보고 있다.

또한, 주민을 중심으로 에너지협동조합을 꾸리고 전력거래소(Smart KPX)를 통해 전력을 공유하는 새재생에너지 통합운영관리 플랫폼을 만들 계획이다.

전기자동차에서 사용하고 버려지는 사용 후 배터리를 재활용해 260㎾ 규모 에너지저장장치(ESS)를 만들어 에너지를 저장한다. 이렇게 저장한 에너지는 하회마을 주차장 두 곳 가운데 전기자동차 충전소가 없는 2주차장에 전기자동차 충전소를 만들어 관광객 등이 이용할 수 있도록 하고, 충전소에서 얻은 순수익은 모두 주민에게 배분하게 된다.

이를 통해 기후변화, 탄소중립에 기여하고 전기자동차 이용자들의 편의성을 높일뿐만 아니라 관광객 유입 등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넷뉴스=김수정 기자] meteor1224@e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