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S 화재 ‘배터리 결함’ 유력 결론에 엇갈린 반응···LG는 "동의", 삼성은?
산업부, 국내 7건 배터리 화재 중 4건 배터리 결함 결론 배터리 고충전이 화재 발생 높여···삼성 “명확한 결론 아냐” LG에너지솔루션, 배터리 교체 이력···배터리 결함 동의
[이넷뉴스] 빈번한 화재로 골머리를 앓던 국내 에너지저장장치(ESS) 시장에 해법의 단초가 나오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산업부)는 지난 2년간 국내에서 발생한 ESS 화재에 대해 3차 조사를 벌인 결과, 배터리 결함을 주요 원인으로 꼽았다.
산업부는 ESS 안전기준을 더욱 강화하는 동시에 리콜 제도를 실시해 즉각적인 화재요인 차단에 나설 방침이다. ESS 화재가 배터리에서 발화된 것으로 결론이 나오면서 기업들의 ESS 교체 및 운영에 대한 반응도 나뉜다.
LG에너지솔루션 측은 산업부의 이번 배터리 결함 발표에 동의한다는 뜻을 밝혔다. 하지만 삼성SDI측은 동일한 조건 하에 진행된 실증실험에서는 화재가 없었다며 명확한 조사결과라고 하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입장이다.
◇ ESS 잦은 화재, 배터리 결함으로 추정 결론
산업부는 지난 2년 간 국내에서 발생한 7번의 ESS 화재에 대한 3차 조사를 마쳤다. 이 중 4번의 화재에 대해 배터리 내부 결함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4건의 화재 중 3건은 LG에너지솔루션의 배터리이며 나머지 1건은 삼성SDI의 배터리에서 화재가 발생한 것으로 조사됐다.
산업부는 빈번한 ESS의 화재를 최소화하고자 배터리 결함 보완 중심의 대안책을 마련했다. 우선 배터리 자체의 열 폭주로 인한 대형화재를 막기위해 배터리 적합성 인증을 의무화 하기로 했다. 산업부는 “배터리 제조사의 제조과정 과실에 대해서는 정확히 밝혀진 것은 없지만 공식적인 적합성 인증과정을 도입해 안정성을 더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 밖에 화재 발생에 즉각적인 대응이 가능하도록 소화기 및 감압배출기능 설치, 화재보험 가입도 의무화된다. 또한, 한국전력이 이끄는 대규모 전기저장장치 확대수순으로 ESS 화재 사안을 국가 차원에서 주도적으로 보완해 나갈 방침이다.
◇ 산업부 “고충전율이 ESS 화재 높여”···리콜제도 신설
조사단은 배터리 고충전이 화재율을 높인다는 분석도 내놨다. 화재가 발생한 ESS 배터리 충전율을 조사한 결과 충전율 기준을 초과했다고 전했다.
제3차 조사단은 배터리 결함을 일으키는 요인 중 고충전이 화재 발생위험을 높인다며 삼성SDI의 화재 배터리를 조사했고, 그 결과 충전 기준을 5% 초과했다고 밝혔다. 실제 ESS 배터리의 권장 충전율은 옥외 90% 이하인 가운데 삼성SDI 배터리의 경우 95%의 충전율을 보였다.
산업부는 이러한 배터리 화재 위험요인을 즉각 차단하고자 리콜명령제도를 신설한다. ESS 설비 설치 후에도 하자 발생 및 관리오류에 대해서는 해당 배터리 제조업체에 리콜을 명령할 방침이다.
산업부는 “고충전을 진행한 배터리의 경우 배터리 셀 내부가 녹아내리는 용융현상이 발견됐다”며 “리콜제도 신설로 이러한 중간 하자 발생을 미리 발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 LG에너지솔루션 “배터리 결함 맞다”···삼성 “실증실험에서는 화재없어”
배터리 내부 결함 결론에 대해 배터리 제조 업계의 반응도 엇갈리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산업부 조사 결과를 인정하는 반면 삼성SDI는 명확한 원인 규명이 이뤄지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화재원인 조사단의 배터리 내부 결함 결론에 동의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앞서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 2017년, 2018년에 자사 생산의 ESS 배터리 전극 결함을 발견, 화재 위험요인으로 판단해 전량 교체한 바 있다.
또한, 2020년 충북 음성, 2021년 경북 영천과 충남 홍성에서 발생한 ESS 화재 사건에서 배터리 결함을 보인 가운데 모두 LG에너지솔루션 배터리로 조사됐다. 이에 LG솔루션은 “이미 배터리 결함에 대한 자발적 교체 이력도 있기 때문에 이번 3차 조사단의 결과를 수용한다. 전극 코팅 공정 개선 및 지속적인 실증실험으로 개선을 더해갈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삼성SDI는 조사단의 무리한 화재요인 추정이라며 화재조사 결론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삼성SDI측은 “조사단이 고충전율을 배터리 화재요인으로 꼽았지만 이는 화재와 직접적인 연관으로 단정짓기는 무리”라며 “단지 5%의 초과 충전으로 화재가 발생했다고 보기에는 명확하지않다”고 강조했다.
이어 “화재원인 가능성이 있는 요인을 동일하게 설정하고 실증실험을 반복적으로 진행했지만 화재가 재연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국내 ESS 시장의 회복을 위한 길목에서 지난한 시간이 될 것인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이넷뉴스=문경아 기자] mka927@e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