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페이스북·아마존·MS, 5~10년 내 ‘넷제로’ 달성 한목소리

4대 빅테크 기업 재생에너지 구매 전력량, 전 세계 기업 총 누적량의 30% ‘RE100’에 동참··탄소중립시대 선도 환경과 기후 기술 분야에도 투자···성장 지속세

2022-05-04     김그내 기자

[이넷뉴스] 탄소중립 시대, 글로벌 기업들은 이미 움직이고 있다. 아마존, 구글, 마이크로소프트(MS), 페이스북 등 이른바 ‘빅테크(Big Tech)’ 기업들이 탄소중립을 핵심 경영 가치로 삼고 넷제로(Net Zero) 행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들의 야심찬 탄소감축 전략 및 주요 활동 현황을 알아봤다.

4대 빅테크 기업들이 넷 제로 달성에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디자인=이넷뉴스, 사진=픽사베이)

◇ ‘전기 먹는 하마’ 데이터센터 변화 주도

모든 산업의 디지털 전환이 가속화하면서 빅테크들은 클라우드 사업을 확장하고 있고 이는 데이터센터에 대한 수요 확대로 이어지고 있다.

글로벌 연구 결과(On Global Electricity Usage of Communication Technology: Trends to 2030, Andrae & Edler)에 따르면 오는 2030년 전 세계 정보통신기술(ICT) 업계에서 사용하는 전력량은 전체 산업 전력 사용량의 21%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데이터센터 수요 전망에 따라 전력 사용량과 탄소 배출량에 대한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전 세계 데이터센터는 매년 약 200테라와트시(TWh)의 전력을 사용하고 있다. 이는 전 세계 전체 전력 사용량의 1%에 해당되며, 탄소 배출량은 전 세계 탄소 배출량의 2%에 달한다.

우리가 인터넷으로 접하는 모든 정보는 어딘가 저장된 ‘데이터’다. 전 세계 인터넷 이용자는 약 49억 명으로 매일 엄청난 양의 데이터가 쏟아져 나오고 있다. 이들이 사용하는 방대한 콘텐츠를 저장하려면 그만큼 거대한 용량의 서버와 이를 유지하기 위한 전력이 필요할 수밖에 없다.

대규모 데이터를 운용하는 빅테크 기업들이 전력 중심의 넷제로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사진=픽사베이)

데이터센터는 365일, 24시간 가동돼 뜨겁게 가열된 기기를 식혀줄 냉각장치가 필요한데, 데이터센터 자체 전력에 냉각장치의 전력까지 더해져 상당한 양의 탄소를 배출하게 된다.

막대한 전력을 쓰는 만큼, 대규모 데이터를 운용하는 빅테크 기업들은 전력 중심의 넷제로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기업 활동의 사회적‧환경적 책임이 강조됨에 따라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한 필수적인 선택인 셈이다. 이들은 데이터센터에서 발생하는 에너지 사용량과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기 위해 재생에너지 전력 공급을 통해 탄소배출을 최소화하고 있다.

미국 시장조사 업체 ‘블룸버그NEF(BNEF)’가 최근 조사한 바에 따르면, 아마존·구글·MS·페이스북 4대 빅테크 기업이 구매 계약을 맺은 재생에너지 전력량은 전 세계 기업 총 누적량의 30%(25.7기가와트(GW))에 달했다. 그만큼 재생에너지 수요가 높다는 방증이다.

◇ '5~10년 내 탄소제로' 목표한 빅테크 기업들···환경과 기후 기술 분야 투자 늘려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은 저탄소 경제에 대한 투자 확대 및 신재생에너지를 앞세운 고부가가치 사업을 확장하며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아마존은 전기차 스타트업인 리비안(Rivian)을 비롯해 탄소 포집·저장(CCS) 기술 개발 스타트업, 재생에너지 스타트업 등 저탄소 경제에 도움이 되는 기업들의 투자를 늘리고 있다.

기존 목표였던 2030년보다 5년 앞당겨 2025년까지 사업활동에 필요한 전력을 100% 재생에너지로 조달하겠다는 목표 아래 친환경 사업도 전 세계로 확장하고 있다. 앞서 호주,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남아프리카 등지에서 재생에너지 발전 사업을 펼쳤으며 현재 미국, 캐나다, 영국 등 9곳에서 풍력과 태양광 사업을 추진 중이다.

아마존은 기존 목표였던 2030년보다 5년 앞당겨 2025년까지 사업활동에 필요한 전력을 100% 재생에너지로 조달하겠다고 선언했다. (사진=아마존)

아마존이 진행 중인 재생에너지 프로젝트는 270건이 넘는다. 총 위탁 재생에너지 생산능력은 2021년에만 5.6GW가 추가돼 12GW 이상 증가했다. 재생에너지 투자는 회사의 사무실, 물류 센터, 아마존 웹 서비스 데이터 센터(AWS)에 에너지를 공급하게 된다.

구글은 이미 2017년 RE100(재생에너지 100% 사용 캠페인)을 달성하고 현재 데이터센터 운영에 필요한 전력을 모두 신재생에너지로 공급하고 있다. 이를 위해 태양광과 풍력 전력 생산자와 구매 계약을 맺고 친환경 전력을 공급받고 있다.

2030년까지 클라우드 사업 탄소제로화를 공식화하기도 했다. 클라우드 제공 기업 중 탄소 제로화를 공식 발표한 곳은 구글이 처음이다. 특히 그린전력으로만 회사를 운영하기 위해 대형 배터리 시설과 원자력 기술, 그린 수소, 탄소포획 기술 등 차세대 기술을 적극 도입할 방침이다.

순다르 피차이 구글 최고경영자(CEO)는 "10년 안에 전 세계 모든 구글 데이터 센터와 클라우드 지역, 사무실을 100% 청정 전력으로 운영하는 목표를 세웠다"고 밝혔다.

지난 2020년 RE100을 달성한 페이스북은 미국 18개주와 5개국에서 6GW 상당의 풍력과 태양광 사업 계약을 맺고 있다. 사업활동과 데이터센터 운영에 필요한 전력은 모두 재생에너지에서 얻는다. 앞으로 자사뿐 아니라 협력사들의 모든 공급망과 비즈니스 여행, 근로자들의 출퇴근까지 탄소제로화를 계획하고 있다.

MS는 넷제로보다 한 단계 더 나아가 2030년까지 탄소 네거티브 계획을 세웠다. (사진=MS)

MS는 2030년까지 탄소 네거티브, 즉 자사가 배출하는 것보다 더 많은 탄소를 환경에서 제거하겠다는 계획을 공표했다. 해당 계획의 일환으로 클라임웍스(Climeworks), 아클리마(Aclima), 카본큐어 테크놀로지(CarbonCure Technologies) 등 온실가스 제거, 측정, 포집기술을 보유한 기업들에게 투자를 늘렸다. MS는 해당 기술을 사용해 자사에서 배출되는 탄소를 제거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브래드 스미스 MS CEO는 “선도적인 기술 제공자로서 MS는 고객과 파트너가 지속가능한 미래를 향해 나아가는 과정을 적극 지원하고 있다”며 “넷제로를 목표로 하는 에너지 기업과 가장 긴밀히 협력해 세계의 재생가능 에너지 수요를 충족시키는 역할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 ‘RE100’ 동참···친환경 경영 위해 총력

전 세계 기후변화 대응에서 탄소중립이 메가트렌드로 지목되고 있다. 기업 활동의 사회적‧환경적 책임이 강조됨에 따라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은 탄소배출량 감축 목표를 설정하고, 첨단 기술력과 막대한 자본력을 바탕으로 탄소 절감 이니셔티브를 적극 추진하고 있다.

아마존, 구글, MS, 페이스북 등 4대 빅테크 기업들은 2050년까지 사용 전력량의 100%를 재생에너지로 전환하는 글로벌 캠페인 ‘RE100’에 동참해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을 선도하며 유의미한 변화를 이끌어내고 있다.

4대 빅테크 기업들은  ‘RE100’에 동참, 탄소중립 시대를 선도하고 있다.  (사진=MS)

RE100은 재생에너지(Renewable Energy) 100%의 약자다. 기업에 필요한 에너지 100%를 조달하겠다는 약속이다. RE100은 정부가 강제한 것이 아닌 글로벌 기업들의 ‘자발적 캠페인’으로 시작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이들 기업들은 데이터센터 외에도 전 세계 사무실과 각종 시설에서 사용하는 모든 전기를 신재생에너지로 채우겠다는 ‘탄소 제로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블룸버그NEF는 "2021년 한해 동안 글로벌 기업들이 장기 계약을 통해 31.1GW의 재생에너지를 사상 최대로 구매했으며 이중 3분의 2가 미국 내 기업, 특히 정보기술(IT) 기업들에 의해 거래됐다"고 지난 1월 31일(현지시간) 밝혔다.

BNEF의 2021년 전 세계 전략구매계약(PPA) 분석 결과에 따르면, 아마존은 2년 연속으로 가장 큰 PPA 계약자로 이름을 올렸다. 지난해 총 9개국 44개 오프 사이트(offsite)에서 6.2GW의 재생에너지 PPA를 체결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로써 아마존은 총 13.9GW의 재생에너지를 확보하게 됐다.

마이크로소프트가 6.1GW PPA를 체결해 그 뒤를 이었고, 2.2GW 계약을 맺은 메타플랫폼(페이스북 모기업)이 3위를 차지했다.

구글의 경우, 2020년도 이전에는 재생에너지 PPA 계약 건이 가장 많은 기업 중 하나였지만 PPA 이외의 24시간 연중무휴 탈탄소 전력(24/7 carbon-free power)을 자체적으로 조달하는 데 집중하고 있어 지난해는 6위로 밀려났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이와 관련해 “기술기업들이 친환경에너지를 구매하겠다는 장기계약을 맺으면서 친환경에너지 시장 성장에 정부 보조금보다 더 큰 역할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RE100은 정부가 강제한 것이 아닌 글로벌 기업들의 ‘자발적 캠페인’으로 시작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사진=픽사베이)

[이넷뉴스=김그내 기자] snowcat74@e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