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수력산업협회 김은수 부회장 "탄소중립 달성 위해 '양수발전'은 필수"
3일 ‘CFI 제주 달성을 위한 과제’ 토론회 발제자로 나서 ‘제주 CFI 달성을 위한 양수발전의 역할’ 주제 발제 “당국의 의지, 업계 노력, 지역사회 호응 있다면 제주양수 가능”
[이넷뉴스] 한국수력산업협회 김은수 부회장이 양수발전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나섰다.
사단법인 한국수력산업협회(회장 정재훈) 김은수 부회장은 3일 오전 제주 서귀포시 제주국제컨벤션센터에서 개최된 ‘CFI 제주 달성을 위한 과제’ 토론회에 발제자로 참석했다.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수력협회인 한국수력산업협회는 2020년 3월 설립됐다. 수력∙양수 관련 설계, 건설, 제조, 운영 정비 분야 102개 기업이 회원사로 함께 하고 있다.
수력∙양수 핵심설비 국산화, 수력산업 생태계 활성화, 수력산업 홍보 및 정책개발을 위한 역할을 하고 있으며, 대한민국 수력산업의 글로벌 최고 수준 경쟁력 확보를 목표로 삼고 있다.
발제는 ▲탄소중립과 에너지 저장장치 ▲양수발전 개요 ▲양수발전 해외 동향 ▲양수의 비용 경쟁력 ▲제주 CFI 달성을 위한 준비사항 순으로 진행됐다.
◇ 탄소중립을 위해 에너지 저장장치가 필요한 이유
김 부회장에 따르면, 지구 온도 상승을 1.5도 이내로 유지하기 위해서는 탄소배출을 2030년까지 43%, 2050년까지 84% 감축해야 한다. 전 세계가 탄소중립 달성 목표를 앞당기고 있으며, 미국, 영국 등은 2035년까지 전력 부문 탈 탄소를 완료하겠다고 선언했다.
우리나라 역시 지난해 10월 '2030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NDC)'를 확정하고, 2050 탄소중립 시나리오를 확정하는 등 탄소중립을 가속화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2030 NDC 달성을 위해 태양광과 풍력과 같은 변동성 재생에너지(Variable Renewable Energy∙VRE)가 100기가와트(GW)가량 필요하다. 2050 탄소중립 탈성을 위해서는 500GW 이상의 VRE가 필요하다.
◇ 양수발전의 중요성
김 부회장은 탄소중립에 필수적인 재생에너지의 출력 변동성을 보완하기 위해서는 대규모 에너지 저장장치인 양수발전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전 세계 최초의 양수발전은 1907년 건설된 스위스의 샤프하우젠 엥게바이어(Engeweiher) 저수지에 만들어진 발전소다. 이후 1929년 미국에서 처음으로 로키 리버 양수발전이 들어섰고, 국내에서는 1980년에 400메가와트(MW) 규모의 청평양수가 지어졌다.
양수발전은 개방형(Open-Loop PSH)과 폐쇄형(Closed-Loop PSH) 두 가지 형태로 나뉜다. 양수발전은 대용량 전력을 장시간 저장 및 공급할 수 있으며, 주파수 조절, 전압조정, 예비력 등을 제공하며 전력계통 보조서비스 제공 역할을 한다. 송전 혼잡 해소, 송전망 건설 이연, 계통 안정도 유지를 통해 안정적인 전력계통 운영이 가능하도록 돕는다.
현재 국내에는 청평양수, 삼랑진양수, 무주양수, 산청양수, 양양양수, 청송양수, 예천양수 7개소가 운영되고 있으며, 2030년에 영동양수, 2032년 홍천양수, 2034년에 포천양수가 준공될 예정이다.
김 부회장은 “양수발전은 과거에는 부하 이전 역할을 했다면, 현재는 전력계통의 보조 서비스로 운영되고 있으며, 미래에는 전력저장장치로서 전력 부문 탈 탄소화에 가장 유용한 저장수단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 세계적으로도 양수발전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국제에너지기구(IEA)와 국제수력학회(IHA)에 따르면, 2030년까지 78GW의 양수발전이 추가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국제재생에너지기구(IRENA)는 2050년까지 현 설비용량의 3배 420GW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 세계에 60여 개의 양수발전 설비가 건설되고 있으며, 중국, 호주 등 재생e 선도국을 중심으로 건설이 활성화되고 있다.
김 부회장은 양수발전은 높은 비용 경쟁력도 갖추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 부회장은 “양수발전은 수명이 길어 매우 경제적이며, 출력제한을 대폭 감소시켜 사업자의 수익 증대를 가져온다. 이와 함께 시간별 전력가격 편차를 줄여 시장 안정화를 꾀한다”고 밝혔다.
이 외에도 양수발전은 100년 이상의 검증을 거쳤기 때문에 기술적인 안정성과 함께 전력공급 안정, 전기품질을 위한 폭넓은 기능을 보유하고 있다. 또한, 비상 시에도 신뢰할 수 있는 검증된 급전자원이다.
이 때문에 세계 대부분의 지역에서 적극적으로 확대에 나서고 있으며, 도서지역의 핵심 에너지 저장수단으로 채택되고 있다. 도서지역 물관리 정책과 시너지 효과도 낼 수 있다.
◇ 제주 CFI 달성하려면
그렇다면 제주 CFI 달성을 위해선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 김 부회장은 양수발전 입지 조사에 우선 나서야 한다고 말한다. 우리나라는 양수발전 입지가 많이 존재한다. 호주 국립대 앤드류 블레이커스 교수팀의 2017년 '양수입지 연구'에 따르면, 폐쇄형 형식의 양수발전 설치 가능 입지는 전 세계 60만 개, 우리나라에는 100개 이상 존재한다.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에서도 지난해 5월부터 올해 7월까지 국내 소규모 양수 입지조사를 진행 중인데, 50~150메가와트(MW)급 예비후보지 15곳을 확인했다. 제주도 내에는 영수발전 설치 가능한 곳이 3개 소인 것으로 나타났다.
제주양수 관련 연구개발(R&D)도 추진해야 한다. 소형 양수 핵심 설비의 국산화를 위한 노력과 함께 한수원에서도 소규모 양수 특성 및 역할을 연구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제주를 위한 양수발전 활용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김 부회장은 “풍력, 태양광 출력제한 완화 및 제주계통 안정 운영을 도모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제주도 내 대규모 용수관리 수단을 확보하고, 양수설비의 관광 자원화해 이를 지역경제 활성화로 연결할 수 있다.
김 부회장은 “양수발전은 가장 저렴하고 기술적으로 신뢰할 수 있는 저장장치다. 제주 CFI 달성을 위해서는 양수발전소 설치가 필요하다. 환경파괴 우려와 투자 환경 미흡 등의 어려움이 있지만 충분히 극복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넷뉴스=박민정 기자] parkminjung@e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