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에너지저장장치 시장, 기존 역량 기반 대내외 경쟁력 유지

LG에너지솔루션·삼성SDI, 전세계 ESS 우위 공략 제주시, 2023년까지 대규모 에너지저장장치 단지 구축 예정

2022-04-20     문경아 기자

[이넷뉴스] 잦은 화재로 약세를 보인 국내 에너지저장장치(ESS)시장이 다시 도약에 나선다. 신재생 에너지 확대 수순에 따라 에너지저장장치 수요증가가 불가피한 가운데 국내 기업들이 통합 에너지저장 시스템과 배터리 기술 역량을 기반으로 전세계 에너지저장시장을 겨냥한다.

국내 기업들이 기존에 다져온 해외 배터리 시장 경험은 국내 에너지저장장치 단지 조성에도 디딤돌로 작용한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제주도에 국내 최대 규모의 에너지저장장치 단지를 조성할 계획이다. 공고한 기업들의 경쟁력을 적절히 활용할 정부의 방안에도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삼성SDIㆍLG에너지솔루션의 배터리 기술 경쟁력으로 에너지저장장치 시장 선점이 수월할 전망이다. (사진=픽사베이)

◇ LG·삼성, 해외시장 경험으로 ESS시장 공략 수월

전세계 에너지저장장치 시장에서도 국내 기업들이 기존 배터리 경쟁력을 바탕으로 입지를 이어갈 전망이다.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는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해외 에너지저장장치 시장에서 비교적 수월하게 우위를 차지하겠다는 포부다.

신재생 에너지의 상용화를 뒷받침할 에너지저장장치 시장은 10년 내 전세계 총 74만 712GWh 규모까지 확장될 것으로 예상된다. 배터리 업계들은 전기차와 맞먹는 수준이 매출을 보일 것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국내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는 일명 ‘K-배터리’라 불리며 역량을 자랑했던 배터리 기술을 기반으로 에너지저장장치 시장을 공략한다. LG에너지솔루션은 에너지저장장치 통합시스템 자체를 추진한다. 단순 배터리만이 아닌 에너지저장장치의 부품부터, 설계, 유지관리까지 일원화된 통합솔루션 개념을 제시한다.

LG에너지솔루션 측은 “그동안 국내 에너지저장장치 시장의 약점으로 작용했던 화재발생을 최대한 줄이기 위해 큰 화재발생으로 이어지지않는 배터리 기능에 초점을 두었다”며 “LFP(리튬인산철) 배터리를 확보하는 등 배터리 수명에도 변화를 주며 장기적인 유지가 가능하도록 했다”고 전했다.

삼성SDI는 배터리 원가부담을 감안하면서 밀도 높은 에너지저장에 주력했다는 평이다. 삼성SDI는 최근 러시아 침공사태로 배터리 부품 원가 상승이 불가피한 상황에서도 비교적 단가가 높은 하이니켈 삼원계 배터리를 택했다. 원가 경쟁력은 낮지만 높은 에너지저장 밀도로 보다 확실한 경쟁력 확보를 타진한 것으로 풀이된다.

LG에너지솔루션과 마찬가지로 삼성SDI도 배터리의 통합시스템을 구축해 에너지저장장치 시장 경쟁력을 굳혀갈 방침이다. 삼성SDI는 자체적인 배터리 브랜드 프라이맥스(PRIMX)를 구축, 에너지저장장치 시장의 통합솔루션 개념을 제시하겠다는 계획이다. 삼성SDI 측은 “빈번한 화재위험을 줄일 수 있도록 부품단가 부담을 감수하며 완전한 에너지저장기술 확보에 주력할 것”이라며 “자체적인 배터리 관리 시스템을 기반으로 에너지저장장치 시장에서도 입지를 굳힐 것”이라고 전했다

해상풍력 시장이 활발한 제주시에 대규모 에너지저장장치 단지가 들어선다. (사진=픽사베이)

◇ 제주, 국내 최대규모의 ESS단지 구축

국내 기업들이 에너지저장장치 시장 회복을 꾀하고 있는 동시에 국내 에너지저장장치단지 구축도 급물살을 탈 예정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제주시와 협력해 국내 최대규모의 에너지저장장치 단지 구축에 시동을 걸고 있다.

특히 제주시의 지리적 특성상 해상풍력, 수력 등 신재생 에너지 활용 시너지가 기대되고 있는 가운데 에너지저장장치 단지가 들어설 경우 기존의 전력 문제도 해결될 것으로 보인다. 산업통상자원부는 “2023년까지 제주도에 국내 최대 규모의 에너지저장장치를 완공할 것”이라며 “분산에너지 사업이 동시에 추진되면서 전력난 해소는 물론 대규모 발전소 설립에 따른 사회적 갈등조장도 줄어들 것”이라고 전했다.

이웃 간에 전력 공유가 가능한 분산에너지는 에너지 저장장치와 함께 더욱 유용한 에너지 활용법으로 주목받고 있다. 개인이 유동적인 에너지 활용이 가능해지면서 2025년까지는 에너지 불안정 문제를 최소화할 수 있을 것이라는 게 제주시의 설명이다.

제주시는 현재 신재생 에너지 발전 비율이 18.2%를 기록하고 있는 가운데 연간 60~70회 정도의 잦은 출력제어로 전력 공급 불안정을 겪고있다. 제주시에 대규모 에너지저장장치 단지 조성과 분산에너지 확대는 이러한 결함을 메꿀 대안책으로 꼽힌다.

제주시는 “제주도 지역에서 잦은 발생을 보이는 출력제어는 신재생 에너지 도입 지역 어느 곳에서나 발생할 수 있는 문제”라며 “에너지저장장치 단지 구축과 분산에너지 확대에 있어 제주시가 적극적인 선도 역할을 이어가 해법마련에 초석을 닦을 것”이라고 전했다.

기업들의 기술력과 정부의 신재생 에너지 지원 방안이 적절히 조정될 때 에너지 안정화를 실현할 수 있다. 대내외적인 에너지저장, 공급 역량이 어느 방향으로 뻗어나갈지 기대된다.

제주시의 신재생 에너지 발전 비율이 18.2%를 기록하며 에너지저장장치와 분산에너지 도입 실효성에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사진-픽사베이)

[이넷뉴스=문경아 기자] mka927@e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