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석연료 가격 ‘고공비행’에 그린수소 ‘공격투자’ 이어져
석유, 천연가스에 이어 석탄도 가격 상승 대체 에너지원으로 그린수소 주목··투자 급증 현 수준에서도 경제성 확보···그린수소 시대 앞당겨질 듯
[이넷뉴스] 석유와 가스 가격 상승에 따라 그린수소가 대체 에너지원으로 부각되고 있다. 여기에 러시아산 에너지 제재가 맞물리면서 ‘그린수소’ 투자가 급증하고 있다.
◇ 세계는 지금 '그린수소' 집중공략 중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에너지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는 가운데, 그린수소에 대한 투자가 급증하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블룸버그는 천연가스 가격 급등으로 재생에너지로 생산하는 그린수소의 가격 경쟁력이 급속히 향상됐다면서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인한 탈 러시아 에너지 움직임까지 맞물려 저탄소 수소 시장 구축을 위한 투자가 확대되고 있다고 전했다.
호주 광산업체 포테스큐 메탈 그룹(FMG)은 독일 최대 에너지 그룹인 이온(E.ON)과 함께 500억 달러 규모의 수소 공급망 사업을 계획하고 있다.
양사는 오는 2030년까지 연간 500만 톤(t)의 그린수소를 호주에서 생산해 이르면 오는 2024년부터 유럽에 공급하는 방안을 모색하기로 했다. 이는 독일이 매년 러시아로부터 수입하는 난방 연료의 3분의 1에 해당하는 양이다.
노르웨이의 스텍은 50억 달러 규모의 수소 생산시설을 만들고 있으며, 투자펀드인 Hy24는 수소 인프라 구축에 16억 달러를 투자할 예정이다.
덴마크의 코펜하겐 인프라스트럭처 파트너스는 8억 달러 규모로 조성한 에너지전환펀드의 규모를 23억 달러 수준으로 늘릴 계획이며, 독일 수전해 설비업체 선파이어의 지분도 인수했다.
◇ 그린수소는 가장 친환경적인 에너지원
이제는 기후변화가 아니라 ‘기후위기’ 시대다. 지금 지구는 온난화를 넘어 가열화되고 있다. 세계기상기구(WMO)는 “극단적인 기후 현상이 이제 새로운 표준”이라고 경고했다.
기후위기에 직면한 세계는 온실가스를 내뿜는 화석연료를 대체할 수소, 태양광, 풍력 등 친환경 에너지 개발과 육성에 주력하고 있다.
특히 수소는 차세대 핵심 에너지원으로 꼽힌다. 우주 질량의 75%를 차지할 정도로 풍부하고, 지역적 편중이 없는 보편적 에너지원이기 때문이다. 이에 주요 선진국들은 앞다퉈 수소를 활용한 수소경제 구축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수소는 생산 방식과 친환경 정도에 따라 구분되는데, 그린수소는 재생에너지로부터 생산돼 가장 친환경적인 에너지로 각광을 받고 있다.
천연가스나 석탄 등 화석연료를 이용해 생산한 전기를 사용하면 그 과정에서 탄소가 배출되지만 태양광이나 풍력 같은 재생에너지를 사용하면 수소 생산 과정에서 탄소배출이 전혀 없다. 그린수소가 탄소중립 시대에 가장 필요한 미래형 에너지 기술로 평가 받는 이유다.
◇ 화석연료 가격 급등이 불러온 변화···그린수소 시대 여나
그린수소 생산은 에너지 전환에 중요한 요소임에도 불구하고 생산단가가 비싸다는 문제를 안고 있어 진입장벽이 낮지 않았다. 2030년이 돼야 그린수소의 생산비가 화석연료를 통해 만들어지는 그레이나 블루수소와 비슷한 수준이 될 것으로 예상됐었다.
하지만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여파 등으로 전 세계 천연가스와 석유 등 화석연료 가격이 급등하면서 상황이 바뀌고 있다. 화석연료 가격의 급등으로 그린수소의 생산비가 현 수준에서도 가격 경쟁력을 가지게 된 것.
에너지 시장 분석 업체인 블룸버그뉴에너지파이낸스(BNEF)는 “그린수소가 예상보다 10년이나 빠르게 가격 경쟁력을 갖춘 상태”라고 평가했다. 또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각국 정부가 수소산업을 에너지 안보 차원에서 바라보고 있어 천연가스 등의 가격 하락에도 수소산업 투자열기는 줄어들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천연가스 가격은 연초 대비 80% 이상 오른 상태에서 고공행진을 계속하고 있다. 석유·액화천연가스(LNG)에 이어 최근 석탄(유연탄) 가격까지 급등했다.
에너지 업계 전문가는 “그린수소 생산단가는 100만 Btu(British thermal units·영국식 열랑 단위) 당 20~50달러다”며 “평균 7~11달러 수준이던 유럽과 아시아의 천연가스 가격이 최근 35달러까지 급등하면서 단가가 높은 그린수소의 보급이 가시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넷뉴스=김그내 기자] snowcat74@e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