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조선, 스마트십 시장 '꽉' 잡는다···자율운항 기술 확보 '박차'
국내 조선 3사, 미래 성장동력으로 자율운항 낙점 대우조선해양, 2025년 대형 자율운항 상선 출시 목표
[이넷뉴스] 국내 대형 조선사들이 스마트십 기술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한국조선해양과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등 국내 대표 조선사들은 꾸준히 연구개발(R&D) 투자를 늘리며 자율운항을 비롯해 스마트 조선소, 수소 운반선 등의 기술 확보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조선업계는 미래 조선 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는 친환경, 디지털 전환 기조에 발 빠르게 대응해 업계를 선점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내다보고 있다. 조선 3사는 환경규제를 충족할 수 있는 연료, 엔진 개발에 이어 자율운항 기능 선점에 주력하고 있다.
◇ 대우조선해양, 기자재 상태진단 최고 인증
오는 2025년 출시를 목표로 대형 자율운항 상선을 개발 중인 대우조선해양은 지난 4일 한국선급(KR)과 ‘자율운항 선박 기술 개발을 위한 공동연구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양사는 차세대 해상운송의 안전 도모를 목표로 긴밀한 협력을 통해 자율운항 기술 공동 개발에 나선다.
앞서 대우조선해양은 스마트십 플랫폼인 DS4를 기반으로 자체 개발된 기술을 시험하기 위한 DAN-V호를 건조했으며 실 해역에서 장비연동, 원격조정 등 운항 시험을 통해 자율운항 선박에 대한 단계별 실증을 진행할 계획이다.
이에 KR은 2019년 제정된 ‘자율운항 선박 지침’에 따라 선급 규칙, 사이버보안 인증 및 위험도 기반 승인 등을 적용해 DAN-V호의 디지털 운항 데이터를 기반으로 인증을 진행할 예정이다.
대우조선해양은 인공위성 기반의 실시간 기자채 상태 확인 기술 개발에도 성공했다. 자체 개발한 스마트십 기술인 ‘DSME 기자재 상태진단 솔루션’이 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로부터 최고 등급인 GS 1등급 인증을 획득하기도 했다.
기자재 상태 진단 솔루션은 선박의 안전운항능력을 강화할 수 있으며 인공위성을 활용해 선박이 빅데이터를 수집하고 육상에서 실시간 확인이 가능해 주요 장비의 문제를 조기에 감지할 수 있다. 대우조선해양은 해당 기술 확보로 인해 자율운항선박 기술 실현이 더 빨라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 한국조선해양, 2030년까지 완전무인선박 선보여
최근 ‘비전2030’을 발표한 HD현대의 조선부문 중간지주사인 한국조선해양은 미래 먹거리로 삼은 친환경 선박과 자율운항 투자를 늘린다. 오는 2025년 원격제어 운항을 거쳐 2030년까지 완전자율운항·완전무인선박을 만드는 것이 목표다. 생산의 핵심인 조선도 디지털 트윈과 자동화 설비 중심의 ‘스마트 야드’로 탈바꿈한다.
특히 그룹 내 선박 자율운항 전문 스타트업인 아비커스는 자율운항 기술 개발의 상용화를 담당할 예정이다. 아비커스는 지난해 6월 완전 자율운항에 성공했으며 자율운항(HiNAS)과 자율접안(HiBAS), 완전 자율운항(HiNAS2.0) 등 자율운항 솔루션을 자체 개발했다.
지난 1월에는 미국선급협회와 선박 자율운항 기술 단계별 기본인증 및 실증테스트 추진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해 자율운항 기술 고도화에 나섰다. 향후 ABS와 자율운항기술에 대한 단계별 기본인증과 실증테스트를 추진해 기술표준 개발을 앞당기고 대양항해 상용선박을 대상으로 한 자율운항성박 기술 실증도 공동으로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아비커스는 현재까지 약 130여 척 선박에 항해지원시스템과 접안시스템을 구축하는 수주 물량을 확보했다. 올해는 대형 상선 대양 횡단 및 자율운항 레저 보트 상용화에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지난달 연구 개발 인력 확대에도 나섰다.
◇ 삼성중공업, 디지털 트윈 기술 英 로이드 인증
삼성중공업은 지난해 9월 실제 해상에서 각자의 목적지로 자율운항하는 두 척의 선박이 자동으로 회피하는 기술 실증에 성공한 바 있다. 독자 개발한 자율항해 시스템인 'SAS(Samsung Autonomous Ship)'를 탑재해 ▲자율운항 선박 간 충돌 회피 ▲'ㄹ'자 형태의 다중 경유점 경로 제어를 시연했다.
또한, 자율운항선박의 핵심인 디지털 트윈 기술을 지난해 10월 영국선급인 로이드로부터 인증받았다. 해당 인증은 삼성중공업의 스마트십 어플리케이션인 에스베셀 씨비엠(SVESSEL CBM·고장진단 시스템)과 에스-퓨가스(S-Fugas·LNG 연료공급 시스템)가 디지털 트윈 기술을 적용할 준비가 완료됐음을 의미한다.
디지털 트윈은 현실 세계에 존재하는 물리적인 사물, 환경 등을 가상 공간에 동일하게 구현하는 기술로, 무인화를 지향하는 자율운항 선박의 핵심 기술이다. ‘SVESSEL CBM’은 가상 공간에서 실제 선박에서 작동하는 주요 장비의 진동 및 전류 신호를 원격 모니터링해 상태를 진단해주고 사전 정비 계획을 수립하게 돕는다.
‘S-Fugas’ 역시 가상 공간에서 다양한 액화천연가스 상태와 연료 공급 조건으로 시뮬레이션해 최적 운영 모델을 찾을 수 있도록 해 시스템 품질을 향상시킬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삼성중공업은 이번 디지털 트윈 기술 인증을 토대로 선박의 주요 장비에 대한 상태 진단이 가능한 서비스를 개발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자율운항선박은 조선업계의 미래 성장동력”이라며 “미래 조선산업 시장의 주도권은 자율운항 기술을 비롯한 디지털 전환 및 친환경 전환이 관건이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기 때문에 조선업계들의 R&D 투자가 적극적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넷뉴스=김수정 기자] meteor1224@e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