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매스 둘러싼 ‘친환경성’ 논란 증폭···득일까? 독일까?
환경단체 "탄소배출확대로 재생에너지 역행" 입장 업계 "이미 국제적 합의로 친환경성 입증" 주장
[이넷뉴스] 산림바이오매스를 두고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산림바이오매스 현황과 '친환경성'을 둘러싼 논란을 짚어봤다.
◇ 산림바이오매스 현황
탄소중립에 나선 주요국들과 국제기구들은 산림바이오매스를 친환경 에너지로 분류한다. 국제에너지기구(IEA)와 국제재생에너지기구(IRENA),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 유럽연합(EU) 등은 친환경 에너지원 분류체계인 ‘그린 택소노미’에 바이오매스를 포함한다. 우리나라도 '한국형 녹색분류체계(K택소노미)에 따라 바이오매스를 녹색경제활동으로 인정하고 있다.
바이오매스란 ‘생물(동식물)유래의 재생이용 가능한 자원’으로 정의된다. 농수산부산물, 가축분뇨, 음식물쓰레기, 유기성오니, 동식물성 잔재물 등 여러 유형의 바이오매스를 사용해 에너지를 생산할 수 있는데 가장 일반적인 유형은 목재다.
IRENA에 따르면, 지난 2019년 기준 재생에너지 발전량 중 8%가 바이오에너지에서 비롯됐고, 바이오에너지의 69%는 산림바이오매스로 대표되는 고체 바이오연료가 차지했다. 현재 목재 기반 바이오에너지는 유럽 재생에너지 사용량의 60%를 차지하고 유럽 전체 에너지믹스의 12%를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탄소중립에 앞장서는 주요 선진국들은 산림바이오매스 생산능력 확대에 나서고 있다. 미국에너지관리청(EIA)의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은 해마다 1307만 톤(t), 독일은 380만 t의 생산능력을 갖추고 있다.
우리나라는 태양광, 풍력 등의 발전량 변동에 따른 간헐성 문제를 보완할 수 있는 에너지원으로 바이오매스를 주목해 왔다. 정부는 2050년 연간 300만 t의 산림바이오매스 생산을 목표하고 있다. 지난해 기준 산림바이오매스 국내 생산량은 약 30만 t이다. 최근 2년 사이 4배 가량 늘었다.
◇ ‘재생에너지 목적에 역행’···환경단체, 친환경성 의문 제기
각국이 산림바이오매스 활용도를 높이는 가운데, 친환경성에 대한 논란도 끊이지 않는다. 환경단체들과 일부 연구기관이 산림바이오매스가 오히려 삼림을 파괴하고 탄소 배출을 확대한다는 부정적인 견해를 내고 있는 것.
바이오매스를 연소하면 곧바로 이산화탄소를 방출하는데, 이는 석탄과 유사한 수준으로 온실가스 감축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또한 바이오매스 연료를 얻기 위한 무분별한 벌목으로 산림생태계를 오히려 훼손할 수 있어 친환경으로 분류해서는 안 된다는 지적이다.
산림바이오매스에 관한 논쟁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전 세계 50개 기후단체는 지난 2월 “바이오에너지를 택소노미에서 배제하라”는 내용의 진정서를 EU에 전달했다.
지난해 2월에는 생태·환경·에너지 등을 연구하는 전 세계 과학자와 경제학자 500여 명이 바이오에니지에 대한 정부 지원을 철회하라는 취지의 성명서를 한국·미국·일본·EU 정상에게 보낸 바 있다.
◇ ‘바이오매스는 친환경 에너지’, 국제적인 합의 끝났다
산림바이오매스 업계는 국제적 합의를 무시한 일방적 주장이라며 우려를 표명했다. 이들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산림바이오매스는 기후변화 완화에 도움이 된다고 반박하고 있다.
산림은 주요한 이산화탄소 흡수원이지만 나무 수령이 오래되면 탄소흡수력이 떨어지므로 바이오매스로 활용하는 게 환경적으로나 경제적으로 유리하다는 주장이다. 또한, 나무는 재생 가능한 자원으로, 수확한 후 다시 나무를 심어 가꾸는 지속 가능성이 있어 화석연료와 다르다는 게 이들의 설명이다.
바이오에너지 전문가는 "산림바이오매스가 연소과정에서 탄소를 배출하지만 이는 나무가 여태 흡수했던 탄소로, 나무를 베고 다시 심으면서 결국 탄소 순환계가 형성된다"고 밝혔다. 또한 “‘지속가능한 목재의 이용과 산림바이오에너지 활성화’는 UN, IPCC, IEA 등 국제기구와 각국 정부가 합의한 사항”이라고 강조했다.
최근 IEA가 발표한 보고서는 상대적으로 가치가 낮은 산림자원과 목재산업 부산물을 목재펠릿으로 활용하는 것은 각국의 재생에너지 목표 달성에 도움이 되고, 온실가스 배출을 감소하며, 녹색경제 일자리를 창출하는데 기여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국립산림과학원은 “IPCC의 산정 방법에 따르면, 목재 펠릿 1t은 유연탄(발전용) 604.65킬로그램(㎏)을 대체할 수 있어 1.48t의 이산화탄소 감축이 가능하다”며 “기타 해외 자료들도 목재 펠릿의 함수율이 10% 이하로 관리되면 연소할 때 석탄보다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적다고 본다”고 밝혔다.
기후위기 시대, 탄소중립 실현을 위해 이제는 서로가 상반된 입장을 이해하고 지속가능한 산림을 위해 사회적 합의를 도출해내야 할 때다.
[이넷뉴스=김그내 기자] snowcat74@e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