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침공, 기후변화 대응방침에 걸림돌되나
러시아산 천연가스 공급 중단 위기…화석연료 재확산되나 EU, 화석연료 재생산은 그동안의 노력 물거품되는 꼴 유럽ㆍ미국 간 액화천연가스 공급 체결
[이넷뉴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전세계 탄소중립 방침에도 걸림돌로 작용할지 우려가 되고있다. 최대 천연가스 수출국인 러시아가 유럽과 미국에 대한 천연가스 공급을 중단할 가능성이 커지면서 다시 화석연료 사용량 증대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유럽연합은 오히려 신재생 에너지를 포함한 청정 에너지가 가속화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러시아 천연가스 공급 중단 전망에 유럽과 미국은 청정 에너지 공급 인프라 확대에 주력할 것임을 시사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사태의 불안정한 정세가 전세계 탄소중립 기조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까. 기후변화에 대응하자는 전세계의 공통된 기조가 흔들림없이 국제 정세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 천연가스 공급 중단으로 화석연료 대체 불가피 우려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가 국제 탄소중립 정책에 지장을 끼치면서 일각에서는 다시 화석연료 사용이 불가피한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최대 천연가스 생산국인 러시아가 유럽과 미국에 대한 천연가스 공급 중단 결정이 가시화되면서 당장의 에너지 대체안 강구가 시급하기 때문이다.
러시아는 유럽, 미국에 대해 천연가스 수출대금 결제를 루블화로만 받을 것이라고 일방적인 입장을 전했다. 하지만 미국과 유럽국들이 루블화 결제에 대해 반대표를 던지며 계약 위반이라고 비판하고 나서 첨예한 대립을 보이고있다.
사실상 러시아산 천연가스 공급에 차질이 불가피해지면서 대체안으로 화석연료가 제기되고 있다. 불안한 국제정세 속 가파른 연료상승 부담에 각 국 산업들이 단가가 높은 청정에너지보다는 화석연료를 택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미 미국과 호주에서는 중장기적인 탄소중립 방침을 잠시 중단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독일 뮌헨도 운영을 중단했던 석탄화력발전소를 일정 기간 다시 가동하기로 결정하며 러시아 침공 여파에 대한 안정적인 연료 비축에 나서고 있다.
◇ IEA, 오히려 청정 에너지원 속도내는 기회 될 수도
국제에너지기구(IEA)는 화석연료 재확보 수순을 보이는 일부 국가들에 대해 러시아 침공으로 인한 또 다른 피해를 양산할 수 없다고 전했다. 화석연료 재확대는 그동안의 고무적인 노력이 한 순간에 무너지는 것이라고 회원국들의 의지를 강조했다.
유럽연합 또한 코로나19 회복과 러시아 침공 사태가 맞물려 탄소발생이 증가했지만서도 화석연료 감축정책은 계속되어야 한다며 장기적인 노력을 촉구했다. 안토니오 쿠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러시아 침공으로 인한 화석연료 수요 증가는 편협한 대응”이라며 “장기적으로 끌고가야하는 탄소중립에 이러한 단기적인 대응은 절대 기후변화를 막을 수 없다”고 비난했다.
이로써 국제에너지기구는 신재생 에너지 수요, 공급량에 대한 체계적인 관리를 통해 더욱 녹색 에너지 개발에 속도를 내야 한다고 독려했다. 파티 비롤 사무총장은 “청정 에너지 개발을 뒷받침할 니켈, 구리, 리튬 등에 대한 안정적인 공급에 각 국들이 협력해야 한다”며 “청정 에너지원 공급처 마련에 장시간이 걸리겠지만 새로운 공급 모색은 또 다른 기회가 될 것”이라고 불안정한 국제정세 속 현명한 대응을 촉구했다.
◇ 유럽ㆍ미국, 액화천연가스 공급 체결…“청정 에너지 생산 인프라 강화할 것”
러시아 천연가스 공급이 중단될 위기에 처한 미국과 유럽은 에너지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며 러시아 연료공급 공백을 메울 계획이다. 미국은 유럽에 대해 올해 최소 150억㎥의 액화천연가스를 공급할 방침이다.
미국 조 바이든 행정부는 “미국과 유럽국들이 러시아산 연료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고 자체적인 협력을 통해 신재생 에너지 확대방안을 논의해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러시아산 천연가스 공급 중단이 비용적인 면에서도 고비용이지만 안정적인 국제정세를 위한 조처”라며 “유럽과 미국이 비도덕적인 것에 대응할 수 있는 강력한 수단”이라고 러시아에 대한 비난을 이어갔다.
유럽연합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도 “일방적인 러시아의 계약위반에 미국과 유럽은 더욱 단결된 태도를 보일 것”이라며 “러시아산 천연가스 의존도 공백을 메꾸기위해 미국은 2030년까지 연간 500억㎥의 액화천연가스 공급량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전했다.
장기적으로 이끌어가야 할 기후변화 대응이 국제정세의 걸림돌에 쉽게 넘어져선 안된다. 걸림돌이 성장통이 되어 디딤돌로 만들 수 있도록 점진적인 전략에 머리를 맞대야 한다.
[이넷뉴스=문경아 기자] mka927@e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