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수 발전 톺아보기③] 영동·홍천·포천 발전소 신설···비중 더 커질 듯

비중 커지는 양수 발전···9차 계획에서도 2.8GW 규모 설비 확충 결정 2030년부터 2년 간격으로 ▲영동 ▲홍천 ▲포천 발전소 완공 계획···총 4조 1,000억 원 투입 제10차 계획서도 비중 확대될 듯···”각계각층 전문가 의견 다양하게 반영할 것”

2021-12-27     양원모 기자

[이넷뉴스] 양수 발전은 전력수급기본계획(이하 기본계획)에서 점점 비중이 커지고 있다. 제8차 기본계획(2018)에서는 발전소 추가 건립이 승인된 뒤, 제9차 기본계획(2020)에서는 신재생 에너지 출력 변동성 대응을 위해 LNG와 함께 2.8기가와트(GW) 규모의 확충이 결정됐다. 한국수력원자력(이하 한수원)은 8차 계획에 따라 충북 영동, 강원 홍천, 경기 포천 3곳에 2034년까지 총 1,850메가와트(MW) 규모의 양수 발전소를 준공할 계획이다. 

국내 수력, 양수 발전소 현황 (자료=한국수력산업협회)

◇ 2030년 영동 발전소 첫 삽···”생산 유발 효과 1조 3,000억원”

27일 한수원 등에 따르면 8차 기본계획에 포함된 3개 발전소는 ▲2030년 영동 ▲2032년 홍천 ▲2034년 포천 순서로 2년마다 준공될 예정이다. 전체 사업비는 4조 1,000억원에 달하며, 설비 용량이 가장 큰 곳은 포천 발전소다. 총 750MW 규모로 이동면 도평리 일대에 들어선다. 포천 발전소는 홍천 발전소와 함께 가장 많은 예산(1조 5,000억원)이 투입되는 발전소다. 

가장 먼저 삽을 뜨는 곳은 영동 발전소다. 2030년 준공을 목표로 영동군 상촌면 고자리에 상부 저수지, 산막리에 하부 저수지가 들어선다. 영동 발전소의 전체 설비 규모는 500MW로, 총 1조 1,000억원이 투입된다. 영동군은 하부댐 일대에 전망대, 모노레일, 둘레길, 쉼터, 힐링 공원 등으로 구성된 관광지를 조성할 계획이다. 또 발전소 옆에는 생태공원, 캠핑장, 트리하우스 등으로 이뤄진 산림상태문화체험단지를 만들 예정이다. 

경주대 산학 협력단 조사에 따르면 영동 발전소 건설 시 예상되는 생산 유발 효과는 약 1조 3,000억원이다. 고용 유발 효과는 6,777명으로 추산된다. 박세복 영동군수는 지난 9월 양수 발전소 주변 개발 관련 타당성 조사 최종 보고회에서 “영동의 미래 성장 동력원으로서 양수 발전소를 중심으로 한 지속 가능한 지역 발전 전략이 마련됐다”며 “(이번 전략은) 양수 발전소 주변 지역 개발을 위한 밑그림”이라고 말했다. 

지난 9월 한수원이 충북 영동 양수 발전소 건설 예정지 인근에서 현장 사무실인 건설소를 마련하고, 개소식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영동군)

◇ 주민 반발로 난항 겪는 홍천···포천은 비교적 순항 중

홍천 발전소는 주민 반발로 추진에 난항을 겪고 있다. 지난 10월 환경 영향 평가 주민 설명회가 열렸지만, 사업 백지화를 요구하는 주민들 항의로 파행을 빚기도 했다. 특히 수몰 대상인 화촌면 풍천리 지역 주민들 반발이 극심하다. 환경 오염을 걱정하는 여론도 있다. 발전소 건립 과정에서 대기 오염 물질 발생, 식생 훼손, 지형 변화 등의 피해가 우려된다는 것. 홍천 발전소가 들어서는 풍천리 산77번지 일대는 생태·자연도 1등급으로 고시돼 있다. 

한수원은 환경 영향 평가, 모니터링으로 환경 파괴를 최소화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한수원 관계자는 “양수 발전소의 상부 댐은 산지 구간에 조성되므로 농사 피해와 무관하며, 환경 영퍙 조사 시 천연 기념물 등 법정 보호종의 세부 현황을 파악해 대체 서식지 마련 등의 관리 대책을 수립하고 있다”며 “이 밖에도 건설 단계에서 생태 이동 통로 구축, 소음 및 조명 영향 최소화 등의 친환경 설계를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포천 발전소는 비교적 순항하고 있다. 현재 주변 관광 자원 개발 전략 계획에 대한 용역이 진행되고 있으며, 지난 8월 포천시의회는 비수몰 지구의 환경 개선 문제와 관련해 지역 주민·시 관계자들과 간담회를 진행했다. 시는 한수원의 건설 기본 계획 확정 전 주변 관광 인프라 개발 계획을 선제 수립한 뒤 양수 발전소를 한탄강, 산정호수 등과 연계해 ‘물’을 테마로 한 도시 브랜드를 만들 방침이다. 

홍천 양수 발전소 위치도 (사진=홍천군)

◇ ’3분 대기조’ 양수 발전, 10차 기본계획 핵심 전원으로 떠오를까

정부는 지난해 12월 확정한 9차 기본계획에서 2034년 기준 목표 설비 용량을 125.1GW로 상향 조정했다. 이는 기존 설비 계획인 122.2GW에서 2.8GW가 추가된 것이다. 정부는 2.8GW를 LNG와 양수 발전으로 확충한다고 밝혔고, 이는 영동·홍천·포천 발전소 건립으로 현실화했다. 이제 업계 관심은 2022년 말 발표될 예정인 제10차 기본계획으로 쏠리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 17일 제6차 전력정책심의회를 열고 10차 기본계획의 추진 방향을 논의했다. 산업부는 이번 계획에 2030 국가 온실가스 감축 목표(NDC) 상향, 2050 탄소 중립 목표에 따른 전기화 수요를 반영할 예정이다. 특히 재생 에너지 확대에 따른 안정적 전력 공급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3분 안에 전력을 만들 수 있는 ‘3분 대기조’ 양수 발전소의 필요성도 한층 더 높아질 전망이다. 

산업부 이원주 전력혁신정책관은 "제10차 기본계획은 무탄소·청정에너지 전원 구성으로의 전환을 가속하면서 전기화 수요·재생 에너지 확대에 대비한 안정적 전력 수급 및 계통 운영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아야 하는 과제가 있다"며 "각계각층의 전문가들이 제시한 다양한 의견을 계획 수립 과정에 적극적으로 반영해 앞으로 여러 전문가 소위 등을 구성·운영해 깊이 있는 논의를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넷뉴스=양원모 기자] ingodzone@e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