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수소차 판매 1위···성장세 이어가려면
현대차, 전 세계 수소차 점유율 54% 기록하며 1위 정부, 2022년 무공해차 대중화 원년 ‘지원 확대’
[이넷뉴스] 미래차의 대표주자인 전기차와 함께 수소차 역시 탄소중립 달성을 위한 대표적인 친환경차로 꼽히고 있지만 성장 속도는 확연히 차이가 나고 있다. 인프라가 부족한데다가 전기차와 달리 구매 선택지도 좁다는 점에서 수소차의 민간상용화는 아직까지 갈 길이 멀다는 것이 주된 평가다.
수소차 시장에서 한국의 입지는 독보적이다. SNE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10월까지 전 세계 수소차 판매대수는 총 1만4700여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92.4% 증가했다. 업체별로는 현대차가 1월 출시된 넥소(1세대) 2021년형 모델의 판매량이 증가하면서 점유율 54.0%(7900여대 판매)로 1위를 지켰다.
이어서 도요타가 5500여대(37.5%), 혼다가 200여대(1.6%)를 기록했다. 도요타는 미라이 2세대 신모델 판매량이 증가했음에도 불구하고 지난 4월부터 현대차에 1위를 내준 이후 2위를 지키고 있다. 현대차와 도요타의 격차는 올해 연간 기준으로 더욱 더 벌어지고 있다.
내수 시장에서는 전기차는 전년 대비 106.6% 늘어난 9만1169대를 기록했으며 수소차는 49.8% 증가한 8226대 판매됐다. 연말까지 전망했을 때 각각 10만대, 9000대 돌파가 예상되고 있다. 누적 보급대수는 전기차가 22만6808대로 전기차 보급 10년 만에 20만대를 돌파했으며 수소차는 1만9170대로 집계됐다.
◇ 2022년, 무공해차 대중화 원년 ‘인프라 확충 총력’
정부는 내년을 무공해차 대중화에 원년으로 삼고 전기, 수소차 등 무공해차 보급 50만대 달성을 위해 2조4000억 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지난 21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진행된 ‘ '17차 혁신성장 빅3 추진회의'에서 홍 부총리는 “올해 무공해차량 보급실적은 25만대 정도”라며 “내년 무공해차 보급 실적을 올해 2배 이상인 50만대로 잡고 2조4000억 원을 투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승용차는 올해 7만5000대에서 내년 16만5000대에 대해 보조금을 지급하고 지원대상 차량 가격은 기존 6000만원에서 5500만으로 낮출 것”이라며 “상용차는 9만대를 추가 전환하도록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정부는 충전 인프라 확충을 위해 전기차 충전기를 기존 10만기에서 6만기를 추가 설치하고, 수소차 충전기는 현재 140기에서 수소차 충전기도 310기로 확대한다. 내년 하반기에 공공부문은 의무구매 비율이 100%로 높이며 민간 부문의 경우 대규모 차량 보유 사업자를 중심으로 친환경차 구매목표제가 도입될 예정이다.
국내 친환경차 시장이 급격하게 성장하면서 정부는 지난해 6월 자동차 부품산업 중점지원 대책을 통해 업계에 3조원의 긴급경영자금을 지원한 바 있으며 부품기업의 미래차 전환에도 다방면으로 지원을 예고했다.
향후 미래차 기술경쟁력 확보를 위해 내년도 자동차 산업 관련 예산을 올해 3615억원 대비 30% 이상 늘린 4709억원으로 늘렸다. 자동차 분야 예산은 매년 증가 추세로, 미래차 기술 연구 개발에 전체 예산의 대부분이 편성됐다.
수소차 분야에서는 수소 상용차 핵심 부품 사업에 90억원, 수소모빌리티 확대를 위한 개방형 연료전지시스템 설계검증 플랫폼 기술개발에 48억원을 신규 편성했다. 수소상용차용 핵심부품 국산화를 비롯해 다양한 모빌리티에서 연료전지를 활용하는 개방형 플랫폼 개발도 추진할 예정이다.
◇ 중국, 수소차 육성 적극...전기차 이어 핵심사업
친환경차 시장에서 배터리 무게와 충전시간 등의 문제로 인해 전기차는 승용차 시장을 주도하고 수소차는 상용차로 대다수 보급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주행거리가 길고 충전시간이 짧은 수소차의 특성상 버스나 화물트럭에 더 적합하다는 것이다.
이에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도 전기차 개발에 집중하게 되면서 수소차는 상용차 위주로 이원화되고 있는 모습이다. 도요타나 혼다 등도 수소차 보다 최근 전기차 개발에 더 집중하는 모양새를 보이고 있다.
전기차 육성에 적극적이었던 중국은 최근 수소를 국가 핵심 에너지로 낙점하고 이번에는 수소차 육성을 위한 수소 인프라 구축에 뛰어들고 있다. 이에 자동차 회사들도 수소차 시장에서의 주도권을 잡기 위해 수소차 출시를 앞두고 있는 모습이다.
중국은 지난해 11월 신에너지차량 15개년 계획을 발표하면서 연료전지 공급망 구축과 수소 트럭 및 버스 개발에 집중하며 상용차 중심으로 수소차를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2030년까지 수소차를 100만 대로 늘린다는 계획이다.
중국 정부는 수소기술 연구개발도 전폭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지난 2019년 연구개발비를 저년 대비 6배 늘리는 등 지원을 거듭한 결과 특허 수가 미국을 추월해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지난해 등록된 수소기술 특허 수는 한국이 1033건으로 4위에 올랐으며 중국은 4721건을 기록했다.
◇ 현대차, 2040년까지 수소사회 달성 목표
현대차는 글로벌 완성차 업체 중에서는 처음으로 상용차의 전면적 친환경 계획을 발표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지난 9월 개최된 ‘하이드로젠 웨이브’ 행사에서 2040년을 수소에너지 대중화의 원년으로 만들어 수소사회를 달성하겠다고 발혔다.
정 회장은 “앞으로 내놓을 모든 상용 신모델은 수소전기차 또는 전기차로만 출시하고 2028년까지 모든 상용차 라인업에 수소연료전지시스템을 적용할 것”이라며 “이를 위해 가격과 부피는 낮추고 내구성과 출력을 크게 올린 수소연료전지시스템을 선보이겠다”고 설명했다.
현대차그룹은 향후 출시되는 모든 상용차 신모델은 수소전기차 혹은 전기차로 출시한다는 계획이다. 현대차는 수소연료전지 상용차를 통해 2030년 내수 상용차 시장에서만 연간 20만 톤 이상의 수소 수요가 창출될 것으로 보고 있으며 유럽 중대형 상용차 시장에도 본격적으로 진출하며 글로벌 수소상용차 시장에서의 입지를 다질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완성차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완성차업체들은 미래차를 주도할 차량으로 전기차를 낙점하고 수소차보다 전기차를 주력하고 있는 모습이다”라며 “수소차는 상용차 시장을 중심으로 커질 것으로 보이는데 우리나라가 해당 시장을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제도적 뒷받침과 함께 충전소 보급 확대와 수소 수요 활성화가 먼저 이뤄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넷뉴스=김수정 기자] meteor1224@e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