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업체들의 전기차 진출···시장 판도 변화될까
中 샤오미부터 화웨이까지 전기차 진출 선언 리비안, 아마존 투자 효과 ‘제2의 테슬라’ 부상
[이넷뉴스] 내연기관차의 종말이 다가오면서 전기차 시장은 매년 급성장을 기록하고 있다. 자동차를 생산해본 적이 없는 신생업체들도 최근 전기차 시장 진출을 잇따라 선언하면서 전기차 시장이 격전지로 변모할 것으로 전망된다.
전기차 시장은 기존의 내연기관차에 비해 상대적으로 제작 난이도가 낮아 진입장벽도 낮은 편이다. 이에 완성업체뿐만 아니라 신생 전기차 업체부터 소프트웨어 능력을 갖춘 IT업체들도 전기차 시장에 눈을 돌리고 있는 것이다.
일례로 오는 2024년 전기차를 출시할 것으로 알려진 애플도 반도체, 소프트웨어 기술을 바탕으로 전기차·자율주행차 시장 진출을 준비하고 있다. 애플에 이어 세계 3위 스마트폰 제조업체 샤오미도 전기차 법인을 설립하고 지난 3월 전기차 시장 진출을 선언했다.
◇ 샤오미, 연간 30만대 규모 전기차 공장 건설
샤오미는 중국 베이징 경제기술개발구에 연간 30만대 규모의 전기차 공장을 개설한다고 지난달 27일 밝혔다. 샤오미는 1단계로 15만대 규모의 설비를 지은 후 2단계로 15만대 설비를 추가할 계획이다.
베이징에 이어 또 다른 생산 공장으로는 샤오미 본사가 위치한 우한을 검토 중에 있으며 오는 2024년부터 전기차를 양산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앞서 샤오미는 지난 7월 전기차 법인 샤오미 EV를 설립하고 자율주행 스타트업인 딥모션을 7737만 달러(약 925억 원)에 인수하는 등 전기차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특히 중국 내 전기차 시장은 매년 급성장중으로 올해만 중국 내에서 전기차 판매량이 약 190만 대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대비 51% 성장한 수치다. 중국은 세계 최대 전기차 시장으로, 정부 차원에서 자국 기업들의 전기차 사업을 전폭적으로 지원하고 있기 때문에 업체들의 성장세도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 바이두 알리바바부터 화웨이까지...진출 러시
샤오미에 앞서 중국 최대 검색포털인 바이두 역시 중국 민영완성차 업체 1위인 지리자동차와 함께 스마트카 회사 지두자동차를 설립했다. 지두자동차의 첫 모델은 바이두 아폴로 자율주행 시스템과 지리자동차의 SEA 플랫폼을 탑재하게 된다. 내년 베이징 모터쇼에서 프로토타입을 공개할 예정이다.
지리자동차는 중국 최대 인터넷 플랫폼 기업인 텐센트와도 자율주행, 승차공유 서비스 등의 기능을 갖춘 스마트카를 공동개발 중이다. 전자상거래업체 알리바바도 상하이자동차와 합작해 하이엔드 전기차 브랜드 즈지자동차를 설립하고 첫 번째 모델인 L7을 지난 4월 공개한 바 있다.
전기차 사업 진출 의지를 밝혔던 중국 거대 통신장비 업체인 화웨이도 본격적인 생산 계획을 알렸다. 화웨이는 지난 2일 전기자동차업체인 싸이리쓰와 손잡고 고급 SUV모델인 아이토를 생산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아이토는 화웨이의 독자적인 OS인 훙멍(해외명 하모니)을 채택하며 4D 이미지 레이더, 자율주행 플랫폼, 지능형 온도 관리, 5G 연결망 등 화웨이가 구축한 스마트 기술이 탑재될 것으로 전망된다.
싸이리쓰는 지난 4월 상하이 모터쇼에서 화웨이의 전기차 시스템인 하이카를 탑재한 신형 전기차 'SF5화웨이즈쉬안‘ 모델을 공개한 바 있다. 당시 이틀 만에 3000 대 이상의 주문을 받으며 화제를 모았다.
화웨이는 자사가 보유한 정보통신기술을 바탕으로 고급 SUV 전기차 시장에서의 입지를 다지겠다는 계획이다. 싸이리쓰는 내년까지 중국 전역에 1000 개 이상의 매장과 체험 센터 등을 구축할 예정이다.
◇ 아마존, 리비안에 대규모 투자...테슬라 대항마 될까
아마존은 전기차 스타트업인 리비안에 대규모로 투자하면서 전기차 시장에 간접적으로 진출했다. 아마존은 리비안에 지난 2019년 7억 달러(8100억 원)을 투자했으며 배달용 전기 밴을 10만대 선주문했다. 이에 리비안은 ‘아마존 전기차’라는 수식어를 얻으며 제2의 테슬라로 떠올랐다.
리비안은 아직까지 수익이 전혀 없음에도 불구하고 미래 가치만으로도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 리비안은 전기 픽업트럽과 SUV에 주력할 예정인데 픽업트럭은 아직까지 전기차 시장에 없기 때문에 성공적인 진출이 예상되고 있다.
이 같은 기대감 속에 리비안은 테슬라, 도요타에 이어 시가총액 기준 전 세계 3위 자동차기업 자리에 오르기도 했다. 이는 독일의 폭스바겐을 넘는 수치로 기술력과 성장잠재력만으로 달성한 성과다.
특히 아마존은 리비안에 투자 자금만을 지원하는 것이 아니라 대외적으로도 리비안이 전기차 브랜드로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아마존 창업자인 제프 베이조스는 진지난 8월 자신이 설립한 우주 탐사 기업 블루 오리진의 우주선 발사 현장에 리비안 전기차를 타고 등장하기도 했다.
이처럼 전기차 시장에 완성체 업체뿐만 아니라 IT기업들을 비롯한 신생기업들의 진출이 이어지면서 경쟁은 점차 심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전문가들은 시장 판도를 바꾸기 위해서는 배터리와 자율주행 기술력이 중요하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또한 신생업체들의 전기차 시장 전망에 대해 내연기관차보다 진입장벽이 낮은 전기차라고 해도 막대한 생산기반과 자동차 제조 노하우를 갖춘 완성차 업체들을 뛰어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시각도 존재한다.
[이넷뉴스=김수정 기자] meteor1224@e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