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단] 소형수소선박 실증운항 성공···상용화 어디까지 왔나
울산시, 국내 첫 소형수소선박 시운전 성공 한국조선해양, AVL과 수소연료전지 개발
[이넷뉴스] 탄소저감을 위해 다양한 노력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해운산업에서도 친환경 선박 상용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최근 울산에서는 국내 최초로 소형수소선박 실증운항을 성공적으로 마치는 성과를 냈다.
국제해사기구(IMO)에 따르면 전 세계 해상운송업계는 연간 약 11억 톤의 이산화탄소를 배출하고 있다. 이는 전 세계에서 배출되는 이산화탄소 양의 약 3%에 달한다. 이에 국제해사기구는 2030년까지 해운사들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2008년 대비 최소 40%, 2050년까지는 50%까지 감축한다는 목표를 설정했다.
아마존과 이케아 등 글로벌 기업들 역시 2040년부터는 해상 운송 과정에서 탄소 배출이 없는 연료만 사용하는 선박만 이용하는 방향을 세웠다. 이처럼 선박 연료에 대한 기준이 높아지고 탄소 배출 규제가 더욱 강해지면서 국내 조선·해운업계 역시 친환경 연료 추진선 개발과 상용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 수소선박 울산서 첫 출항...이르면 내년 수소유람선 도입
울산시는 지난 28일 남구 장생포 소형선박부두에서 수소선박 시운전 행사를 개최했다. 해당 행사에서 송철호 울산시장은 수소선박에 승선해 소형선박부두에서 태화강 경계인 석탄부두까지 운항하는 시운전에 참여했다.
수소선박 건조에는 빈센과 에이치엘비 등 4개 기업이 참여했으며 선박충전소는 제이엔케이히터와 덕양 등 4개 기업이 참여했다. 시운전에 나선 수소선박은 빈센의 하이드로제니아호와 에이치엘비의 블루버드호 두 척이다.
하이드로제니아호는 승선 정원 6명, 블루버드호는 정원 8명으로 51리터(ℓ) 수소저장용기가 8개 탑재돼 있다. 수소 8킬로그램(㎏)을 40분 충전할 시 연료전지 전력만으로 6시간 동안 10노트(18.5킬로와트시(㎞/h)) 운항이 가능하며 배터리 전력 포함 시 8시간 운항도 할 수 있다
충전은 부두에 설치된 수소선박충전소에서 충전을 했으며 이 역시 국내에 첫 도입된 수소선박 충전소다. 부생수소 생산 기업인 덕양으로부터 2.4km 길이의 수소배관을 장생포항까지 신설해, 수소를 직접 공급할 수 있는 구조다.
울산시는 지난 2019년 11월 국내 첫 수소그린모빌리티 규제자유특구로 지정된 후 수소연료전지 추진 시스템을 적용한 친환경 소형 선박 개발 및 실증을 추진해왔다. 실증 운항에 성공하면서 울산시는 이르면 내년부터 태화강에 수소유람선을 띄울 방침이다.
◇ 한국조선해양, 수소선박 국제표준·수소연료전지 개발
현대중공업 그룹의 조선 중간지주사인 한국조선해양은 수소운반선, 수소연료전지추진선, 액화수소탱크 등을 개발하며 친환경 수소 생태계 구축에 앞장서고 있다. 수소 추진선의 상용화 전까지 대체 연료로 주목받고 있는 메탄올과 암모니아 추진선 개발에도 성과를 보이고 있다.
아직까지 수소선박은 세계적으로 국제 표준이 없는 상태다. 이에 한국조선해양은 한국선급과 함께 수소선박에 대한 국제표준 개발에 나섰다. 양사는 지난 4월 수소선박 안전설계 규정 개발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수소선박 국제표준을 공동 개발한 후 2022년까지 국제해사기구(IMO)에 제출할 계획이다.
한국조선해양와 현대중공업, 현대미포조선도 공동 연구에 함께 참여해 선박의 가스저장 및 연료공급시스템, 화물처리시스템, 선체 설계 및 화물창 배치 등 세부적인 사안까지 종합적으로 검토할 예정이다.
앞서 한국조선해양은 지난해 세계 최초로 개발한 액화수소운반선에 대해 한국선급의 기본 인증을 받았으며 지난 1월부터 해양수산부가 주관하는 수소선박 안전기준개발 사업에도 참여하며 수소선박 표준 수립에 앞장서고 있다.
한국조선해양은 포스코그룹과 손을 잡고 수소선박 핵심기술 개발에 착수했다. 지난달 6일 한국조선해양과 포스코, 하이리움산업, 선박해양플랜트연구소와 함께 선박용 액화수소 연료탱크 공동 개발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들은 향후 선박용 액화수소 연료탱크 및 연료공급시스템 개발, 액화수소 저장 및 운송을 위한 스테인리스 강재 개발, 액화수소 연료탱크 제작, 액화수소 추진선박 상용화 지원 등에 협력하게 된다.
이와 함께 현대중공업그룹은 세계 최대 파워트레인 개발 기업인 오스트리아 AVL사와 선박용 수소연료전지 개발을 위한 업무협약도 지난달 8일 체결했다. 양사가 오는 2025년까지 수소연료전지를 개발하고 예인선 추진기관, 내륙소로 화물선 추진 기관, 중형 수소운반선 등에 적용할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국제해사기구 규제가 강화되면서 수소 선박에 대한 수요도 증가하고 있다”라며 “소형수소추진선 상용화는 2023년경부터 상용화가 이뤄질 것으로 전망되며 대형 액화수소 운반선 실증은 2027년까지 마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넷뉴스=김수정 기자] meteor1224@e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