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배터리, 라인업 강화···하이니켈부터 LFP까지

국내 배터리 3사, 완성차 기업 수요에 LFP 개발 착수 삼성SDI, 전고체 개발 기술 앞서…시장 선점 도전

2021-10-25     김수정 기자
SK이노베이션이 미국 조지아주에 건설 중인 전기차 배터리 공장. (사진=SK이노베이션)

[이넷뉴스] 전기차 시장이 급격하게 확대됨에 따라 국내 배터리 기업들의 시장 점유율도 나날이 상승하고 있다. SNE리서치에 따르면 일명 K배터리로 불리는 LG에너지솔루션과 SK온, 삼성SDI의 올해 1월부터 8월까지 글로벌시장 점유율은 34.8%로 지난해 점유율 보다 0.1% 상승했다. 이는 5년 전인 2017년 점유율에 비해 2.8배 상승한 수치다.

K배터리의 점유율은 상승했지만 향후 글로벌 배터리 시장의 선두주자 자리를 두고 경쟁은 보다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글로벌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는 중국 CATL의 점유율이 30.3%를 기록하며 빠른 속도로 상승하고 있고 BYD 역시 7.7%로 4위를 차지했다.

이 같은 상황 속에서 국내 배터리 3사는 최근 배터리 라인업을 확대하고 완성차 업체와 손잡고 미국 시장에 진출하는 등 적극적으로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 이들은 완성차기업 수요에 발맞춰 배터리 생산 라인업을 다양화하고 있다. 특히 1회 충전으로 더 멀리 갈 수 있게 해주는 하이니켈 배터리 비중을 확대, 생산하고 있는 모습이다.

◇ SK온, 포드 전기트럭서 NCM9 첫 선…LFP도 개발 검토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신설 법인인 SK온은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개발을 검토 중이다. LFP배터리의 경우 중국 CATL에서 주력으로 생산으로 배터리로, 국내 배터리사들은 그동안 LFP배터리를 생산하지 않았다.

김준 SK이노베이션 사장과 지동선 SK온 대표는 지난 4일(현지시간) 미국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LFP배터리 개발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지 사장은 “완성차 회사들의 LFP배터리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며 “저가 자동차와 같은 특정 용도로 개발하는 것을 고려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SK온은 내년부터 니켈 비중을 약 90%까지 높인 NCM9 배터리도 양산할 예정이다. NCM(니켈 코발트 망간) 계열의 배터리는 에너지 밀도가 높아 주행거리가 길고 충전 시간을 단축시킬 수 있는 장점이 있다.

NCM9 배터리는 니켈, 코발드, 망간 중 니켈 비중을 90%로 높인 하이니켈 배터리로, SK이노베이션이 에코프로비엠과 협력을 통해 지난 2019년 세계 최초 개발에 성공했다. 오는 2022년 출시되는 포드의 대표 전기트럭 모델인 ‘F-150 라이트닝’ 모델에 NCM9 배터리가 첫 번째로 공급될 예정이다.

전기차 배터리를 살펴보는 LG화학 직원들. (사진=LG화학)

◇ LG에너지솔루션, LFP 배터리 개발 착수

국내 배터리사들이 LFP 배터리 개발을 검토하게 된 가장 큰 이유를 꼽자면 전 세계 전기자동차 판매율 1위를 기록하고 있는 테슬라의 영향이 크다. 테슬라는 향후 전 차종 보급형 트림에 LFP 배터리를 전면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전기차 판매를 확대하고 가격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조치다.

이에 국내 배터리 업계도 더 이상 LFP배터리를 외면할 수 없게 됐다. LFP 배터리는 에너지 밀도가 낮다는 이유로 국내 배터리사들에게 외면 받았으나, 전기차 보급 속도가 급속도로 빨라지면서 상황은 달라졌다.

치열해지는 전기차 시장에서 가격을 낮추기 위해서는 완성차 업체들의 LFP 배터리 수요가 나날이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잇따른 화재로 안전성에 대한 중요성도 부각되면서 화재 위험이 낮은 LFP 배터리가 주목받게 되기도 했다. 이에 LG에너지솔루션도 LFP 배터리 개발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현대자동차그룹과 함께 인도네시아에 짓는 배터리 합작공작에서는 오는 2024년부터 NCMA(니켈 코발트 망간 알루미늄)를 생산할 예정이다. 해당 공장에서 양산되는 배터리셀은 고성능 NCMA 리튬이온 배터리셀이다.

기존의 NCM(니켈 코발트 망간) 알루미늄을 추가함으로써 안전성을 높였고 니켈 함량을 높여 에너지 효율을 극대화했다. 향후 현대차와 기아의 E-GMP가 적용된 전용 전기차에 탑재될 예정이다.

삼성SDI에서 생산하는 전기차 배터리. (사진=삼성SDI)

◇ 삼성SDI, 하이니켈 배터리 양산 시작…전고체 기술 앞서

삼성SDI는 하이니켈 배터리 ‘젠5’ 양산을 시작했다. 이는 업계에서 가장 먼저 하이니켈 배터리를 양산하는 것으로 하반기 전기차 배터리 시장 선점에 나선다.

‘젠5’는 차세대 리튬이온전지로 니켈 함량을 88%까지 끌어올린 하이니켈 전지다. '젠5‘가 적용된 전기차는 올 연말부터 출시된다. BMW의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iX에 ’젠5‘가 장착된다. iX는 한 번 충전 시 630km 주행이 가능하다.

삼성SDI는 ‘젠5’ 양산 이후 2023년 6세대, 2025년 7세대, 2027년 8세대 배터리를 선보일 예정이다. 이와 함께 전고체 배터리에 대한 연구와 개발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국내 배터리사 중 전고체 배터리 개발에 가장 앞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오는 2023년 휴대폰 등 소형 애플리케이션에 적용할 수 있는 프로토 타입을 선보이고 2025년 전기차 등 대형 애플리케이션에 탑재 가능한 프로토타입을 선보인 이후, 2027년 전고체 배터리 대량 양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삼성SDI는 삼성종합기술원의 주도로 지난해 3월 전고체 배터리 상용화를 위한 핵심 과제인 덴드라이트(Dendrite) 현상을 억제하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밝히며 상용화에 한걸음 더 가까워졌다.

업계 관계자는 “중저가 전기차 모델은 LFP배터리를 장착해야 가격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에 향후 완성차 업체들의 LFP배터리의 수요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라며 “국내 업체들은 그동안 외면해왔던 LFP배터리의 기술 개발과 함께 하이니켈 배터리 등 배터리 라인업을 강화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이넷뉴스=김수정 기자] meteor1224@e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