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요 기업들 ‘경쟁보다 협력’···수소경제 확대 기대

국내 재생에너지 기반 약해 수소경제 활성화가 해법 수소경제, 생산부터 운송·활용까지 거대한 밸류체인 필수 수소경제 규모 2050년 3000조 전망···기업 생존 좌우하는 이슈로 부각

2021-10-18     박민정 기자

[이넷뉴스] 국내 주요 기업들이 수소 관련 투자를 확대하고 기업 간 협약을 체결해 동맹 관계를 맺으며 수소경제 활성화에 모든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수소경제로의 전환이 불가피한 상황에서 아직 국내에서는 관련 기술력이나 인프라가 확보되지 않았다. 수소경제 실현을 위해서는 생산, 활용, 저장, 운송 등의 밸류체인 구축이 필수로, 특정 기업만의 노력만으로는 수소 산업 생태계 조성에 어려움이 따를 수밖에 없다. 이에 수소경제 실현을 위한 기업들의 자발적인 동맹이 이뤄지고 있다.

글로벌 수소경제 추진이 가속화되면서 2050년 최종 에너지 소비량의 18%를 차지하고, 수소 밸류체인 전반에서 연간 2조5,000억 달러(약 3.000조 원)에 달하는 시장이 열릴 전망이다. 각국 기업들은 기술 개발을 통해 관련 시장을 선점할 전략 수립을 세우고 서둘러 추진하고 있다.

우리 정부는 미래 먹거리와 새로운 일자리 창출의 블루오션인 수소경제 활성화를 위해 적극 지원하겠다는 뜻을 나타냈으며, 70조 원의 시장 규모와 60만 명의 신규 일자리 창출이 예상되고 있다.

국내 기업들에게도 전에 없는 기회다. 수소 활용 분야인 수소차와 연료전지에서 우수한 성과를 보이고 있으나 아직까지 수소생산과 저장, 운송 과정에 있어서는 미흡한 상황. 수소를 생산하고 저장한 후 소비자에게까지 운반하는 과정에 있어서의 기술 부족과 고비용과 공급 제약 등에 따른 불안정성으로 인해 그간 기업들은 수소 활용 분야에 집중할 수밖에 없었다.

현재 전 세계적인 탄소중립 흐름에 우리 정부 또한 이를 가속화하며 기업들의 상황도 바뀌고 있다. 기업 입장에서는 수소 관련 기술을 도입해 이를 기반으로 새로운 성장 기회를 찾고, 이를 계기로 국내 수소산업도 활용뿐만 아니라 생산과 저장, 운송까지 확대할 수 있다는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수소경제 글로벌 주도 위해 기업들이 동맹 맺기에 분주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사진=(utoimage)

◇ 수소 경제는 기업 단독으로는 역부족···수소 밸류 체인 구축에 역량 총결집

수소 경제는 수소 생산부터 저장·운송·활용에 이르는 밸류체인으로 이어져야 한다. 이는 특정 기업이 독점할 수 없는 구조다. 수소 생태계를 구축하고 확대하려면 기업이 가진 역량과 자원을 합쳐 시너지를 극대화해야 하기 때문에 기업 간 협력은 선택이 아닌 필수로 여겨진다. 이에 수소가 기존 본업의 경쟁력 강화의 발판이 되는 산업은 물론 수소를 새로운 사업 기회로 접근하는 그룹들이 수소 아래 헤쳐 모이고 있다.

탄소중립이 기업 생존을 좌우하는 세계적 이슈로 부각되는 가운데, 기업들은 시장 선점을 위해 수소 투자를 본격화하고 있다. 올해 9월 현대차·SK·포스코·한화·효성 등 5개 그룹 주도로 수소 경제 활성화와 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수소 기업 협의체 ‘코리아 H2 비즈니스 서밋’이 발족됐다.

산업 생태계 안에서 보완 역할을 하는 'K-수소동맹'이 꾸려진 것. 이들 기업들이 2030년까지 수소 생산·유통·저장·활용 등 수소 경제 전 분야에 투자하겠다고 밝힌 규모만 47조8,000억 원이다. 뿐만 아니라 수소를 활용해 미래 사업을 추진한다고 선언한 기업들은 각자가 가진 인프라를 활용해 공동 대응에 나서고 있다.

◇ SK에너지·두산퓨얼셀, 수소·전기 충전 에너지스테이션 구축 협력

SK에너지와 두산퓨얼셀은 수소 충전형 연료전지 개발을 위해 손을 잡았다. 올해 8월 ‘수소 충전형 연료전지 활용 공동 기술 개발 및 사업화’를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수소 충전형 연료전지와 고순도 수소 제조 시스템 연계 기술을 공동 개발하는 사업을 진행한다.

두산퓨얼셀과 SK에너지는 각각 전기, 수소, 열을 동시에 생산할 수 있는 수소충천형 연료전지를 공급하고, 연료전지에서 생산된 수소를 차량에 주입할 수 있도록 고순도(99.97% 이상) 정제기술을 설계·개발에 집중할 예정이다. 또한, 양 사는 연료전지 분산 발전과 수소·전기 충전이 모두 가능한 친환경 복합 에너지스테이션을 구축에도 나선다. 이르면 내년, 1호 에너지스테이션 착공에 들어갈 계획이다.

지난 27일 전북 익산 두산퓨얼셀 공장에서 열린 SK에너지와의 제 1차 기술교류회 현장. (사진=. SK이노베이션)

◇ 포스코·롯데케미칼·삼성엔지니어링, 국내외 친환경 수소 사업 개발 협력

철강·석유화학·엔지니어링 대표 기업인 포스코·롯데케미칼·삼성엔지니어링은 지난 28일 ‘국내외 수소 사업 개발을 위한 파트너십 구축’에 관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들 기업들은 탄소 중립 목표 달성 및 수소경제 활성화를 위해서는 해외 청정수소 도입이 필수 공통 과제라는 판단 하에 ▲해외 블루·그린 수소 도입을 통한 탄소중립 실현 ▲국내외 수소 사업의 개발·투자·운영 등 관련 사업에 대해 본격적인 협업 사항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이미 3사는 말레이시아 사라왁 지역의 블루·그린 수소 사업을 개발하기 위해 주정부와 공동으로 예비 타당성 조사를 진행하는 등 실제 사업을 진행 중이다. 올해 7월 ‘탄소 중립을 위한 그린암모니아 협의체’, 10월 ‘대한민국 수소 경제 성과 보고 대회’ 등에 동참해왔으며, 이번 파트너십 체결을 계기로 한국 수소경제 움직임에 적극 동참하고 해외 청정수소 도입을 위한 전략적 협력을 지속적으로 이어나갈 예정이다.

서울 잠실 롯데 시그니엘 호텔에서 지난 28일 열린 '국내외 수소 사업 개발 파트너십 구축' 체결식 모습. (사진=포스코)

◇ GS칼텍스·한국가스공사, 수소 생산에 집중

GS칼텍스는 한국가스공사는 수소경제의 핵심인 수소 생산을 위해 협력한다. 올해 5월 ‘액화 수소 생산 및 공급 사업의 성공적 론칭 및 전략적 제휴를 한다고 밝힌 양 사는 액화 수소 플랜트 구축, 액화 수소 충전소 구축, 수소 추출 설비 구축, 탄소 포집·활용(CCU) 기술 실증 및 상용화 등 액화 수소 사업 밸류 체인 전반에 걸쳐 협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거스를 수 없는 탄소중립 흐름에 기업들은 자발적으로 동맹을 맺고 서로에게 필요한 부분을 보완해나가면서 경쟁력을 확보한다는 전략적 움직임을 강화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주요 기업들의 수소 동맹 배경에 대해 “기업들이 사업을 개발하고 운영하기까지는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며, “수소경제 시장을 선점하고 확대하기 위해서는 경쟁이 아닌 상호 협력이 가장 유리한 전략이다”라고 설명했다.

[이넷뉴스=박민정 기자] parkminjung@e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