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지역산업 위주로 ‘에너지 혁신’ 꿈꾸는 도시

서울시, 자치구 단위 에너지전환 랜드마크 조성 ‘박차’ 광역지자체, 신성장산업 육성으로 에너지 전환 시대 준비

2021-10-14     김범규 기자

[이넷뉴스]  2050 탄소 중립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전제조건은 지속 가능한 산업 육성이며 이를 위해서는 에너지 역량을 강화할 수 있는 기반 마련이 필수다.

이를 위해 각 지자체는 스스로 에너지 분야 시스템 혁신을 위해 각 도시에 걸맞은 에너지 정책을 세우고, 시민·기업과 함께 에너지 혁신도시로서의 면모를 갖추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도시들이 에너지 혁신을 꿈꾸고 있다. (사진=픽사베이)

◇ 서울시, 에너지 혁신 패러다임 변화 제시

최근 서울시는 ‘서울형 에너지 혁신지구’ 사업 확산에 박차를 가하는 모습이다. ‘서울형 에너지 혁신지구’란 자치구 내 거점지역을 선정하고 거점지역을 중심으로 시민과 행정(시·자치구), 기업(기술·서비스·일자리)이 함께 온실가스 감축 정책을 집약 추진하는 자치구 단위 에너지전환 랜드마크 조성사업을 말한다.

지난 2019년 서대문구를 첫 에너지 혁신지구로 선정한 이후 얼마 전 양천구를 두 번째 에너지 혁신지구로 선정했다. 

당시 서대문구는 2023년까지 지능형 전력망인 스마트그리드(Smart Grid) 실증단지를 추진할 예정이라 밝힌 바 있다. 

스마트그리드는 기존 전력망에 정보통신기술(ICT)을 접목한 것으로, 실증단지가 조성되면 서대문구 주민들은 휴대폰 요금제를 선택하듯 전기요금제를 선택할 수 있게 된다. 대상은 우선 아파트 2,000가구, 저층 주거·상가·빌딩 등 1,000가구 규모다.  

이번에 에너지 혁신지구로 선정된 양천구 역시 서울시 2050 온실가스 감축 5대 분야 사업을 추진 중이다. 

특히 거점지역인 신정3동은 제로 에너지 건축물, 건물에너지관리시스템(BEMS), 전기차 충전소, 자전거도로, 태양광, 양천 도시농업 공원, 공동주택 음식물 종량제(RFID) 등 서울시의 2050 온실가스 감축 5대 분야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앞으로 신정3동은 지역 주민 및 시민단체들과 협력해 지역 특성과 주민 수용성을 고려해 온실가스 감축 5대 분야 사업 확대 추진, 에너지신산업 도입(국민 DR, 선택형 전기요금제 등), 에너지 제로 카페 조성 등 에너지 혁신지구를 통해 추진할 계획이다. 

양천구는 시민 생활 속에서 기후환경 위기에 대한 시민 관심을 유도하기 위해 지역 에너지·환경 관련 우수시설 10개를 선정해 시민이 자유롭게 탐방·체험할 수 있는 ‘친환경 녹색 세대(EGG) 프로그램’도 운영 중이다. 

참고로 EGG((Eco Green Generation)란 껍질을 깨고 나오듯 기후변화 위기를 극복하려는 친환경 녹색 세대를 이르는 말이다. 기본적으로 시민들이 에너지·환경 우수 시설 10개소를 탐방한 후 미션 수행을 완료하면 미션지도에 스탬프를 획득할 수 있고 이를 제출하면 기념품을 증정하는 게임과 같은 즐거움을 선사한다. 현재 비대면으로도 자유롭게 탐방하고 체험할 수 있는 EGG 탐방코스를 추가 발굴하고 온·오프라인 병행할 수 있도록 환경교육 체험프로그램 활성화도 지원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서울시는 전국 최초로 전기, 가스, 열, 수도 등 분산된 에너지 정보를 통합 분석해 지역에너지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에너지 정보 플랫폼을 에너지 혁신지구를 중심으로 구축, 8월 중순 시민들에게 선보일 예정이다.

에너지 정보 플랫폼은 통합된 에너지 정보를 시민들에게 개방하는 것으로, 시민들이 플랫폼을 통해 에너지 사용량·절약 데이터를 활용해 온실가스 절감 효과를 높이고 온실가스 감축 정책을 확산할 수 있도록 유도하기 위해 마련한다. 

시는 이 플랫폼을 통해 서울시, 각 자치구와 동네, 우리 집 에너지 사용량을 한 곳에서 통합해서 시민들이 볼 수 있게 함으로써 에너지 절약 운동을 효과적으로 실천할 수 있도록 유도할 방침이다. 특히, 98인치 대형 대시보드를 양천구에 설치해 시민들이 오가며 동네 에너지·온실가스 정보를 볼 수 있게 할 예정이다.

양천구 에너지혁신지구 거점 신정 3동 개요도. (사진=서울시)

◇ 지역 신성장동력 창출 모색···에너지 전환 기반 마련 

비수도권 지역에서는 각 지역의 대표 산업은 살리면서 2050 탄소 중립 시대에 걸맞은 산업 형태의 모습으로 변모하기 위해 기업과 시민 스스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포항시는 포스트(Post) 철강 시대에 대비하기 위해 이차전지 산업을 지역의 신성장산업으로 육성하도록 행정력을 집중하고 있다. 

우선 경상북도와 함께 국내 최대 규모의 이차전지 양극재 생산체제를 갖춘 포스코케미칼과 투자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포스코케미칼이 영일만 4 일반산업단지 내 이차전지 양극재 생산공장 신설을 추진 중이다.

내년 초 공장 착공을 목표로 2024년까지 6,000억 원을 투자해 영일만 4 일반산업단지 내 12만 2,100제곱미터(㎡)의 부지에 이차전지 양극재 생산공장 건립을 추진하기로 합의했다. 

연간 생산능력 6만 톤 규모의 양극재 공장이 본격 가동되면 230여 명의 새로운 일자리가 창출될 것으로 예상되며 이차전지 핵심 소재인 양극재 공장 유치로 전구체, 리사이클링, 리튬 등 이차전지 분야 대규모 후속 투자가 이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이차전지 소재산업’은 포스코 그룹 차원에서 중점 추진하고 있는 신성장 핵심 사업으로 본격적인 양산체제를 구축하게 되면 오는 2030년까지 이차전지 세계시장 점유율 20%, 연 매출액 23조 원 규모의 사업으로 키워 그룹 성장을 견인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와 함께 사용 후 배터리 자원순환 클러스터 구축사업을 추진하고 있으며, 올 9월에는 블루밸리 국가산업단지 내 배터리 실증 및 종합관리를 위한 이차전지 종합관리센터도 준공할 계획이다.

아울러 이차전지 기업 최적의 투자환경으로 손꼽히는 영일만 4 일반산업단지에는 양극재 분야에 투자 중인 에코프로가 2025년까지 1조 7,000억 원을 투자할 계획이며 배터리 리사이클링 신사업분야에 진출한 GS건설도 1,000억 원을 투자해 8월 중 착공식을 가질 예정이다. 

이외에도 이차전지 산업 도시로의 전환을 통한 포항발전의 새로운 전기 마련을 위해 관련 산업 육성 및 생태계 조성 방안 모색을 위한 이차전지 산업발전 전문가위원회도 구성해 운영할 계획이다.  

경남도의 액화수소 실증플랜트 구축사업도 주목된다. 창원 두산중공업에 착공할 예정으로 오는 2022년 12월 준공 후 전국 최초로 액화수소를 공급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두산중공업은 최근 가스터빈과 풍력 등 친환경 및 재생에너지 분야로 빠르게 사업을 재편하며 친환경에너지 전문기업으로 변신하고 있다. 2019년 세계에서 다섯 번째로 발전용 대형 가스터빈 독자 모델 개발에 성공한 이후 최근에는 무탄소 발전을 위한 수소 터빈 원천기술 확보와 실증사업에 나서고 있어 수소·가스터빈 분야에서 기술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최근 국내 최대 해상풍력단지 기자재 공급계약을 체결했고 약 400여 개의 국내 주요 풍력 기업과 협력해 국내 풍력산업 생태계를 선도하고 있다. 특히, 올해 초 풍력 2공장 준공 및 사내 인력 재배치를 통해 국내 해상풍력 수주 물량 증가에 적극적으로 대비하고 있다.

주민 스스로 에너지 전환 실천 운동을 펼치는 곳도 있다. 광주시의 경우 ‘에너지 전환 마을 거점센터’ 세 군데를 선정해 신 재생 에너지에 대한 교육·홍보를 진행하고 주민이 직접 신 재생 에너지 생산에도 나설 수 있도록 시스템을 구축했다.

이곳에서는 아파트 에너지 진단을 통한 녹색 아파트 조성, 에너지자립공원 조성, 시민 햇빛 발전소 건립, 에너지 전환 마중물 배움터 운영 등의 사업을 추진함으로써 시민 스스로 기후 위기와 에너지 문제 해결을 위한 에너지전환 실천 운동을 전개할 방침이다.

전문가들은 에너지는 산업 경쟁력부터 국민의 삶에 이르기까지 모든 분야에 영향을 미치는 국가의 핵심 기반이라며 앞으로의 변화와 혁신에 빠르게 변화될 수 있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특히 앞으로 탄소 중립의 요구는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되므로 에너지 시스템 대전환에 대한 논의가 더욱 활발해져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넷뉴스=김범규 기자] beebeekim1111@e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