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탈 탄소, 비용이 아니라 수익이다?
석유 및 총 화석 연료 사용 2019년 정점 후 하락세 교체, 변형, 재설계, 이전, 그리고 조정이 필요 비용 생각보다는 시대의 흐름 쫓아 전략 수정해야
[이넷뉴스] 대형 운송 및 산업 열과 같이 저감하기 어려운 부문에서 탄소 배출량을 줄이는 것은 큰 비용을 지출하는 것이 아니라 비즈니스를 위한 새로운 전략적 기회를 창출하는 것이다.
◇ 재생에너지 비용 너무 비싸다고 주장하는 출판물, 실망스러울 정도로 근시안
이러한 명제가 선뜻 이해가 안 갈 수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입을 모아 탄소 중립 산업이 새로운 수익 창출의 기회라고 한다.
로키 마운틴 인스티튜트(RMI)의 공동 설립자이면서 회장이자 스탠퍼드 겸임 교수인 아모리 로빈스(Amory Lovins)는 ‘수익성 탈탄소화 대형 운송 및 산업 열’(Profitably Decarbonizing Heavy Transport and Industrial Heat)이라는 보고서에서, 재생 가능 에너지는 2020년 세계 신규 발전 용량의 90%를, 2025년까지 평균 95%를 추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또 전 세계 전력 중 약 29%∼31%를 생산해 유럽의 화석 연료 발전과 미국의 석탄 및 원자력 발전을 추월한다고 했다.
세계 석탄 사용은 2013년을 기점으로 줄어들었고, 세계 자동차 판매는 2017년을 정점으로 이후 연간 성장률이 전기 자동차의 연간 판매보다 낮았다. 2020년 플러그인 자동차 판매는 43% 증가했지만 총 자동차 판매는 14% 감소했다고 말한다.
석유 및 총 화석 연료 사용은 2019년에 정점에 달해 자본은 이미 떠났으며, 2020년 중반까지 세계 상위 16개 상장 탄화수소 회사의 가치는 애플보다 적은 게 현실이라는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단지 초기 비용이 든다고 탄소 중립을 미루거나 포기한다는 건 어리석은 일이라는 게 그의 주장이다.
지속 가능한 사업에 집중하는 미디어·이벤트 기업인 그린비즈 그룹(GreenBiz Group)의 선임 에너지 분석가이자 버지(VERGE) 에너지 의장 사라 골드만(Sarah Golden) 역시 이 주장에 힘을 싣고 있다.
사라 골드만은 지난 3일 ‘우리는 잘못된 청정에너지 비용에 관해 이야기하고 있습니다(We’re talking about the cost of clean energy wrong)'라는 보고서를 통해 기존 에너지 공급업체가 재생에너지 기술 옵션을 엘리트의 사치품이라는 이미지로 만들면서 초기 비용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말한다. 그러면서 이러한 주장은 잘못된 것이며, 그 예로 내연 기관(ICE) 차량과 전기 차량(EV)을 들었다.
EV는 ICE 차량보다 움직이는 부품이 약 20개 대 2,000개로 훨씬 적다. 따라서 유지 관리 비용이 더 적으며, 전기는 가스나 휘발유보다 저렴하기 때문에 이를 종합해서 따지면 EV는 ICE 차량 가격의 약 절반이 된다는 것이다.
또 뉴욕 타임스가 "새 건물을 더 친환경적으로 만들기 위한 캘리포니아의 계획은 비용도 인상할 것입니다"라는 기사를 통해 초기 비용에 대해 언급한 것을 두고 기후 기술 솔루션의 다차원적 이점을 인정하지 않고 일반적인 에너지 기기에 사용하는 것과 동일한 기준을 적용했다고 비난했다. 태양열에 스토리지를 더해 배치하면 그리드를 위한 새로운 분산 에너지 자산이 생성되고, 주택 소유자는 이를 통해 피크 수요 및 사용 요금 교대 시간 동안 에너지 사용을 줄일 수 있다. 또 극단적인 날씨가 에너지 부하 균형을 맞추는 능력을 위협할 때 절실히 필요로 하며, 잠재적으로 새로운 수익원을 창출할 수 있기 때문에 초기 비용을 상쇄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극단적인 날씨가 일상생활의 일부가 되는 상황에서 재생에너지로의 전환에 대한 비용이 너무 비싸다고 주장하는 출판물에 대해 실망스러울 정도로 근시안적이라고 적었다.
◇ 전환을 가속할 5가지 비즈니스 혁신 전략 필요
아모리 로빈스는 미국의 대표적인 경영대학원인 MIT 슬론(Sloan)이 발행하는 'MIT 슬론 매니지먼트 리뷰(MIT Sloan Management Review)'에서 탄소 중립은 실현 가능할 뿐만 아니라 전략적으로 수행된다면 보상을 받을 수 있다고 말한다.
‘가장 어려운 부문 탈탄소화—수익성’(Decarbonizing Our Toughest Sectors-Profitably)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그는 혁신을 가속할 5가지 비즈니스 혁신 전략을 발표했다.
바로, ‘교체’(Replace), ‘변형’(Transform), ‘재설계’(Redesign), ‘이전(Migrate)’, 그리고 ’조정’(Align)이다.
교체는 녹색 기술을 빠르게 확장해 기존의 경쟁업체를 능가하고 노후화된 기술 자산을 대체하는 것으로, 크고 작은 운송업체의 연료 절감으로 자금을 조달한 후 디젤 연료의 18륜 구동 차량을 테슬라의 세미(Semi) 같은 효율적인 전기 트럭으로 교체하는 예를 들었다.
변형의 경우는 획기적인 기술로 현 산업에 도전하는 혁신적인 경쟁업체에 보상을 주는 새로운 인센티브와 비즈니스 모델을 만드는 것으로, 작고 초 효율적인 전기 비행기가 지점 간 비행하는 항공사에 더욱 편리하고 유연한 대안을 제공, 변화시킬 수 있다고 했다.
또 새로운 설계 방법, 기술, 재료 및 제조 기술을 통합해 기존 산업 생태계를 혼란에 빠뜨리자며, 비엠더블유(BMW)의 i3 전기 자동차에 사용된 탄소 섬유 복합재료를 예로 들었다. 이 재료가 차체의 무게를 줄여 배터리 수가 줄었고, 이는 제조 단계를 줄이는 효과를 가져와 비용 절감으로 이어져 비싼 재료 비용을 상쇄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청정에너지로 잠금 해제된 저렴한 생산을 사용, 기본 재료 산업을 이전하는 것이다. 철강 생산업체가 광석을 화석 연료 공장으로 운송하는 대신 철광석과 현지의 풍부한 재생 에너지로 생산하는 방법을 예로 들었다.
검소한 구조 설계와 기본 자료를 서비스하여 고객과 공급자의 인센티브를 조정하는 것도 필요하다. 협정을 맺는다면 훨씬 적은 자재를 사용하면서도 물리적 자산이나 자재가 아닌 안전하게 운반하는 교통량에 대해서 비용을 지불하도록 다리를 재설계할 수 있다고 했다.
소니는 워크맨이라는 전 세계적인 상품을 만들어 내면서 승승장구했다. 하지만 MP3로 넘어가는 시대적 흐름을 읽지 못해 관련 분야에서 도태됐다. 이는 어느 기업도 시대적 흐름을 읽지 못하면 살아남을 수 없다는 것을 증명한다. 지금은 탄소 중립이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다. 그렇다면 이를 빠르게 수용, 수익 창출에 나서는 것이 기업을 위한 최대의 전략임을 통찰해야 할 시기다.
[이넷뉴스=김진성 기자] jin@e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