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소 만난 '철강', 제2의 전성기 누리나

IEA, 2050년까지 전체 철강 생산량 8% 주요 환원제로 전해 수소 의존 예상 유럽 및 다양한 국가에서 수소 이용 철강 생산 프로젝트 운용 중 리씽크, 수소 이용 제철 산업 오는 2029년 본격 상업화 예상

2021-10-06     신종섭 기자
철강 산업의 탈탄소화가 수소를 이용하면서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사진=픽사베이)

[이넷뉴스] 철강은 여전히 수많은 산업의 중요한 재료다. 하지만 그동안의 영광을 뒤로하고, 현재는 생산 과정의 탄소 배출로 환경에 악영향을 끼친다는 이미지를 없애는 데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 바로 수소를 이용하는 프로젝트를 운용하면서 말이다.

◇ 하이브릿 프로젝트, 탄소 없는 철강 생산, 납품 시작

세계철강협회에 따르면 제강은 연간 2조 5천억 달러의 매출을 기록하고 있으며, 2020~2040년 동안 사용 가능한 철을 만들기 위해 거대한 용광로와 같은 무거운 인프라에 의존하고 있다. 그렇기에 이를 변경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탄소 중립에 대한 요구를 수용하기 위해 각국 정부는 물론 업체들 역시 서로 힘을 모아 다양한 시도를 거듭하고 있다.

이들이 시도하고 있는 접근 방식은 획기적인 수소 감소 기술을 개발, 배포해 제철 공정에서 직접적인 온실가스 배출을 사실상 제거하는 것이다. 많은 철강업체가 이 접근 방식을 취하고 있으며, 주요 프로젝트로는 사브(SSAB), LKAB, 바텐팔(Vattenfall) 사 등이 참여하고 있는 하이브릿(Hybrit)과 세계 최대 철강업체인 아르셀로미탈(ArcelorMittal)이 주도하고 있는 함부르크(Hamburg)를 들 수 있다.

세계 최대의 철강업체인 아르셀로미탈(ArcelorMittal)은 독일 함부르크 부지에 100% 수소로 만든 직접 환원철(DRI)을 제조하여 연간 1십만 톤의 철강 생산을 목표로 한 새로운 혁신 프로젝트를 시행하고 있다.

특히 이 회사는 '압력 스윙 흡착(pressure swing absorption)'이라는 공정을 사용, 기존 공장의 폐가스에서 순도 97% 이상의 수소(H2)를 분리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를 통해 탄소 없이 수소만으로 제철하는 산업적 규모의 기술 솔루션을 개발하고 있다.

세계적인 수준의 수소 공급자인 미드렉스 테크놀로지스(Midrex Technologies)와 협력하고 있어 수소 인프라 부족 걱정이 없다는 강점을 내세우고 있다.

아르셀로미탈 함부르크는 이미 직접환원철(DRI) 기술을 사용해 강철을 생산하고 있으며, 이 과정에서 산화철 펠릿(iron oxide pellets)은 천연가스를 이용, 산소를 추출해 고품질 철강의 원료인 금속성 철로 환원된다고 밝혔다.

이 회사의 우웨 브라운(Uwe Braun) 박사는 "현재 계획 중인 새로운 수소 기반 DRI 공장을 통해 2050년까지 탄소 중립을 위한 철강 생산을 완전히 새로운 차원으로 끌어올릴 것"이라고 말했다.

거의 상업적 단계에 들어선 프로젝트도 있다. 바로 스웨덴에서 이뤄지고 있는 하이브릿(HYBRIT)이다. 2016년 시작된 이 프로젝트에는 최근 세계 최초로 수소 환원 해면철(Sponge Iron)을 프로젝트 규모로 데모 플랜트에서 생산을 시작했다.

사브 옥셀뢰순드(SSAB Oxelösund)는 지난 8월 21일 하이브릿 기술을 사용, 생산된 최초의 강철을 첫 번째 고객인 볼보 그룹에 전달했다고 밝혀 시선을 끌었다.

"이는 중요한 이정표이자 광산에서 완성된 강철에 이르기까지 화석이 없는 가치 사슬을 만드는 중요한 단계다. 이제 가능한 것을 함께 보여줬고, 여행은 계속된다. 미래에 이 기술을 산업화하고 해면철 생산으로 전환함으로써 철강 산업이 전환을 이룰 수 있도록 할 것이다. 이것이 우리가 기후를 위해 함께 할 수 있는 가장 큰 일이다." 하이브릿 프로젝트의 일원인 LKAB의 사장 겸 최고경영자(CEO)인 얀 모스뢰름(Jan Moström)은 이같이 말하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이어 메르세데스-벤츠와 차량 생산에 관한 파트너십을 체결했으며, 사브의 강철로 제작된 첫 번째 프로토타입 부품은 2022년에 제작되는 것으로 예정돼 있다.

◇ 수스 플라스마, 철광석 환원 등 다양한 기술 적용 테스트 중

하이포(Hyfor) 연구 프로젝트는 환원제로 100% 수소를 사용하면 탄소 발자국을 거의 0에 가깝게 줄이면서 0.15밀리미터(mm)보다 작은 입자 크기를 가진 철광석을 처리할 수 있는 공정을 사용한다.

즉, 저품질의 광석을 사용해 고품질 철강용 철을 추출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미 1차 테스트를 성공적으로 마치고 2차 테스트를 진행 중이다. 테스트는 향후 2년 동안 진행될 예정이며, 시간이 지나면 직접 저감 플랜트를 모듈식 설계를 통해 모든 크기의 철강 플랜트에 맞게 조정할 수 있다고 프로젝트에 참여 중인 프라임탈스 테크놀로지스(Primetals Technologies)는 밝혔다.

보다 색다른 기술을 연구하는 프로젝트도 있다. 바로 수스틸(SuSteel, Sustainable Steelmaking). 이 프로젝트의 핵심은 혁신적인 수소 플라즈마(plasma) 기술이다.

현재 연구는 이 기술을 사용해 단일 공정 단계에서 철강 원자재의 탄소 중립 생산에 착수하고 있으며, 앞으로는 광구를 줄임으로써 원자재 단계를 피하면서 직접 강철을 생산하기 위해 일종의 전기 아크로를 운용하는 방향으로 진행될 것이다. 이 기술은 수소가 철광석의 환원제로 사용되며, 플라즈마는 야금 철을 용융하기 위한 열에너지를 제공하기 때문에 탄소 배기가스 배출을 완전히 피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철강 산업에서 녹색 수소의 탄소 중립 생성을 위한 가장 효과적이고 진보된 전해질, 즉 전해질막(PEM) 기술 및 산업 규모의 생산을 위한 데모 프로젝트도 있다.

유럽연합(EU)이 자금을 지원하는 H2퓨처(H2FUTURE) 프로젝트는 산업 규모로 생산된 녹색 수소가 장기적으로 철강 생산에서 화석 연료를 대체할 수 있는지를 조사하고 있다. 현재 전해질기를 통해 500톤 이상의 녹색 수소를 생산했으며, 올해 말까지 프로젝트가 진행될 것이라고 밝혔다.

전문연구기관인 리씽크 테크놀로지 리서치(Rethink Technology Research)사는 제철 산업에서 녹색 수소를 사용하는 프로젝트는 오는 2029년에 본격적으로 상업화할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철강업체들의 탈탄소화를 향한 절실함이 이러한 예상을 보다 단축할 것으로 보인다.

철강업체들의 탈탄소화를 향한 절실함이 증가하고 있다. (사진=언스플래쉬(unsplash))

[이넷뉴스=신종섭 기자] shinjs@e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