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소버스 연료보조금·수소트램 실증사업···수소 모빌리티 전환 가속화

수소 버스 대상 kg당 3,500원의 연료 보조금 지급해 택시는 수소충전소 구축상황 등 고려해 2023년부터 수소트램은 사업비 424억원 투자 2024년 양산 목표

2021-10-05     조선미 기자
수소 버스 연료 보조금 지급 개념도. (자료=국토부)

[이넷뉴스] 탄소중립 시대를 열기 위한 수소 모빌리티 전환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수소 버스와 택시에 연료 보조금이 지급되는 한편 수소 트램을 상용화하는 실증사업도 시작된다. 정부는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시행령·고시를 개정, 수소차 보급 확대를 본격 실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전기차, 수소차 등 친환경차 확산을 통해 우리 정부는 2030년까지 자동차 온실가스의 24%를 감축하고자 한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 7월 기준 국내 친환경차 누적등록 대수는 100만 대를 넘어섰다.

특히 전기차는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과 국민의 뜨거운 관심 속에 빠른 속도로 보급이 확산되고 있다. 다음달에는 국내 등록 전기차가 20만 대를 돌파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더해 정부는 수소차 지원을 늘려 친환경차 확산에 더욱 힘을 싣겠다는 것이다.

◇ 수소버스 연료비 전기버스의 1.8배 정도 추산

수소차는 전기차에 비해 연료비가 비싸고, 수소 충전소 등 관련 인프라를 짓는데도 막대한 비용이 든다. 수소 버스 연료비(615.4원/킬로미터(km))는 전기 버스(348.6원/km)의 1.8배 정도로 추산된다. 정부는 24일 사업용 수소 버스를 대상으로 킬로그램(kg)당 3,500원의 연료 보조금 지급을 시작했다.

연료 보조금 지급 대상은 시내·시외·고속버스 등 노선버스와 전세버스, 일반·개인택시다. 버스를 대상으로 먼저 지급하는데, 실제로 여객 사업을 하는 운송 사업자가 구매한 수소에 한해서만 이뤄진다. 수소 충전 후 구매 입증 자료와 충전 내역을 확인해 운송 사업자에게 지급할 방침이다. 올해 9월 기준 국내에서 수소 버스는 부산 20대, 경남 28대, 광주 6대 등 총 98대가 운행 중이다.

택시는 수소 충전소 구축 상황과 수소 택시 운행 현황을 고려해 2023년부터 지급할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수소차 충전기 1기당 차량 대수는 180대다. 미국(1기당 224대)에 이어 두 번째로 충전 인프라가 열악하다. 정부는 올해 말까지 전국에 누적 180기 이상, 내년까지는 전국에 누적 310기의 충전소를 구축할 계획이다.

국토교통부 종합교통정책관은 “사업용 수소차 연료 보조금 도입은 수소차의 가격경쟁력을 높여준다. 운송 업계에서 자발적으로 친환경차를 선택해 온실가스 소모량이 많은 경유 버스가 친환경 수소 버스로 전환될 것으로 보인다”며 기대감을 내비쳤다.

이어 “실제 보조금 지급으로 인한 수소 가격과 기존 연료 가격 간 차이 등을 확인해서 보조금 지급단가는 주기적으로 조정하고, 제도 운영 중 부족한 부분은 지속적으로 보완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이처럼 자동차를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는 수소 모빌리티 전환은 ‘달리는 공기 청정기’로 불리는 수소 트램으로 확대되고 있다. 정부는 전 세계 수소차 판매 1위를 자랑하는 국내 수소차의 기술력을 트램에 적용, 글로벌 친환경 트램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야심 찬 계획까지 세웠다. 이를 위해 2023년까지 총 사업비 424억원을 투자한다.

수소 트램은 전철의 대안으로 떠오르는 차세대 교통수단이다. 수소연료전지를 통해 열차운행에 필요한 전력을 공급하기 때문에 전철과 달리 전력설비 등 외부동력공급 인프라가 필요 없어 상대적으로 건설비가 저렴한 편이다.

배터리방식의 전기 트램은 주행거리가 길어질수록 고가인 배터리의 무게가 증가, 생산 비용이 상승하고 충전 시간이 늘어나는 게 단점이다. 장거리를 주행해야 하거나 주행 빈도가 높을 경우 수소 트램이 전기 트램보다 여러 측면에서 이점이 있다.

프랑스 알스톰이 개발한 '수소 열차'. (사진=픽사베이)

◇ ‘달리는 공기 청정기’ 수소 트램 국내외 판로 개척

글로벌 수소 트램 시장은 아직 초기 단계로 독일과 일본 등이 상용화를 위해 실증을 추진하고 있다. 현재 독일에서는 프랑스의 알스톰이 개발한 열차가 시범운행 중이고, 일본 철도회사인 JR동일본은 토요타와 올해 수소 트램 개발을 완료, 내년부터 3년간 시험운행에 들어간다.

국내에서는 현대자동차의 수소차 ‘넥쏘’에 탑재되는 수소연료전지(95킬로와트(kW)) 4개에 해당하는 380kW급 수소 트램 상용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이를 위해 올해 9월부터 2023년 말까지 4대 분야 핵심 기술 확보를 추진한다.

수소 트램 시스템 통합·검증기술 분야는 철도전문기업인 현대로템이 주관한다. 아울러 맥시스(모터), 코아칩스(센서), 푸름케이디(제동), 에스제이스틸(차체), 에이엔엠메카텍(냉각) 등 철도 부품 업체 5곳이 함께 협력한다.

내년까지 수소 트램에 탑재할 모터와 제동장치 등 부품을 제작하고 수소 트램용 수소 충전소도 구축할 예정이다. 이후 2023년에는 부품을 통합해 수소 트램 실차를 제작하고 성능 검증에 들어간다. 울산역에서 울산항까지 선로를 활용해 누적 2,500km이상 주행하면서 연비를 고려한 최적주행 패턴을 검증할 계획이다.

시장조사기관에 따르면 글로벌 철도차량 시장 중 동력원을 수소연료전지로 대체 가능한 시장은 2025년 7000억원, 2030년 4조원, 2050년 18조원 규모로 지속적으로 커질 전망이다.

정부는 2024년부터 수소 트램 양산을 시작해 국내·외 판로 개척에 나선다. 국내에서는 울산과 동탄 등 신규 도시철도사업 계획이 있는 지방자치단체와 협의하고, 향후 유럽과 동남아시아 등 수요가 있는 해외 지역을 공략할 예정이다.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국내 수소차 분야는 세계 수소차 기술을 선도 중이지만 다른 모빌리티 분야는 수소로의 전환이 상대적으로 더딘 상황”이라면서 “이번 사업이 수소차 기술을 이종 업종에 성공적으로 적용하는 모범사례가 되고, 수송 전 분야에서 수소 모빌리티 상용화가 가속화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넷뉴스=조선미 기자] sun@e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