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식스티헤르츠 김종규 대표 “가상발전소로 에너지 수요·공급 균형 맞출 것"
컴퓨터공학과 생명과학 전공하며 에너지 분야에 관심 갖기 시작 설립 1년 만에 소셜벤처IR 대상 산업통상자원부 공공데이터 활용 비즈니스 공모전 대상 수상 등 괄목할만한 성과 창출
[이넷뉴스] 식스티헤르츠의 김종규 대표는 컴퓨터공학과 생명과학을 복수 전공한 뒤 바이오인포매틱스(Bioinformatics)로 학위를 받은 공학도였다. 희귀 질환자에게 유전체 분석 서비스를 제공하자는 아이디어로 아쇼카 재단이 주최하는 공모전에서 수상하기도 했다.
과학 기술 분야에 관심이 많아 태양광 발전량 예측 기업에서 기술개발책임자(CTO)로 일하면서 태양광 발전량 예측, 소규모 전력 중개 사업 시스템, 태양광 유지보수 시스템을 개발했다. 그리고 지난해 신생 에너지 정보기술(IT) 기업, 식스티헤르츠를 설립하고 본격적인 재생 에너지 사업에 나섰다.
식스티헤르츠는 태양광뿐만 아니라 풍력 등 다양한 재생에너지 발전소와 전기자동차, 가전제품을 연결하고 관리하는 가상발전소(VPP) 기술을 개발하는 소셜 벤처 기업이다. 식스티헤르츠의 뜻은 전력망이 안정 상태일 때 나타내는 주파수를 말한다.
김 대표를 만나 식스티헤르츠의 주요 사업과 전망에 대해 자세히 들어봤다.
◇ 과학 기술 기반 사회 문제 해결에 관심 많아
▲ 식스티헤르츠의 설립 배경과 대표님에 대해 소개해주세요.
저는 원래 컴퓨터공학과 생명과학을 복수 전공하고 바이오인포매틱스(Bioinformatics)로 학위를 받았습니다. 학창 시절부터 과학 기술로 사회 문제를 해결하는 일에 관심이 많아 원래는 차세대염기서열분석법(NGS)을 기반으로 하는 희귀 질환 진단 서비스를 개발해보려고 했었습니다. 그런데 환경 문제에도 관심이 많아 태양광 스타트업 회사에 기술 개발 책임자로 합류하게 되면서 에너지 분야에도 점점 많은 경험과 노하우가 쌓이게 되었습니다. 일을 하면서 태양광뿐만 아니라 풍력, 더 나아가서는 전기자동차와 스마트 가전을 연결하는 다양한 서비스가 필요하겠다고 생각하게 되었고 식스티헤르츠를 창업하게 됐습니다.
식스티헤르츠는 신생 창업 회사이기 때문에 거창하게 역사라고 말할 만한 것은 아직 없습니다. 다만 소셜벤처IR에서 대상(중소벤처기업부 장관상), 산업통상자원부 공공데이터 활용 비즈니스 공모전에서 대상(산업토앙자원부장관상)을 받는 등 인상적인 결과를 만들어 가고 있습니다. 수자원공사와 함께하는 초기 창업 패키지에 선정되었고, 정보통신부 민관협력 ICT 사업에 선정돼 천리안 2호 기반 기상 데이터 분석 기술을 개발하고 있기도 합니다.
▲ 식스티헤르츠의 핵심 사업은 무엇인가요?
여러 가지 조사 결과를 보면 에너지 분야는 타 분야보다 디지털화가 뒤쳐져 있습니다. 하지만 소규모 분산 전원들이 빠른 속도로 확산되고 있기 때문에 이들의 효율적인 관리를 위해서는 최신 IT 기술의 도입이 적극적으로 필요합니다.
저희는 다른 산업군에서는 이미 보편화한 기술을 에너지 분야에서도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솔루션을 개발하고 싶습니다. 특히 소프트웨어 개발 분야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역할을 찾아보려고 합니다.
◇ 가상발전소, 재생에너지 분야서 중요한 역할 할 것
▲ 올해 4월 ‘대한민국 가상발전소’를 공개했습니다. 가상 발전소가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또 에너지 산업 분야에서 어떤 역할을 하게 되나요?
가상발전소란 소규모 분산 전원을 IT기술로 연결해 관리하는 기술이나 서비스를 통칭하는 단어입니다. 정부의 공공데이터를 기반으로 전국 13만 개의 태양광, 풍력, 에너지저장장치(ESS)를 하나의 가상발전소(Virtual Power Plant)로 연결하는 것인데요.
국내에서는 대표적인 소규모 분산 전원인 태양광과 풍력 발전소를 집합으로 구성하고 발전량 예측을 포함한 관리 기능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추후에는 전기자동차나 스마트 가전까지 포함한 좀 더 포괄적인 개념으로 확장될 것으로 생각됩니다. 가상발전소는 에너지 수요와 공급 사이에 균형을 맞춰줄 수 있는 다양한 기능을 수행할 것으로 예상되며 간헐적 자원인 재생에너지 분야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것입니다.
▲ 곧 다가올 탄소 중립 시대에 식스티헤르츠가 주도하고 싶은 사업은 무엇인가요?
우리나라는 태양광 발전의 핵심 부품이라고 할 수 있는 모듈, 풍력발전 구조물, 에너지 저장장치의 핵심인 배터리 기술 등에 있어서 세계적으로 경쟁력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국내에서 시장이 제대로 형성되어 있지 않아 소프트웨어 기술이나 서비스는 선진국과 비교하기 좀 어렵습니다.
온실가스는 에너지 분야에서 가장 많이 배출되고 있기 때문에 재생에너지 확대가 매우 중요합니다. 식스티헤르츠는 재생 에너지가 중심이 되는 세상에서 좀 더 안전하고 효율적인 기술과 서비스를 개발하고 싶습니다.
▲ 현재 식스티헤르츠의 수익 창출은 어떤 방식으로 이뤄지고 있나요?
현재 식스티헤르츠의 매출은 소프트웨어 판매나 알고리즘 개발에서 나오고 있습니다. 저희는 스타트업으로서 정부나 대기업이 당장 주목하기 힘든 분야에도 도전할 수 있고 빠르게 움직일 수 있다는 장점을 갖고 있습니다. 대기업과는 오픈 이노베이션 참여를 통해 협업 과제 발굴을 적극적으로 해보려고 합니다. 저희가 경험한 것들을 바탕으로 정부에 다양한 의견을 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시드 투자받으며 가치 인정받아
▲ 최근 소풍벤처스 MYSC와 현대자동차그룹 제로원의 투자를 받았는데, 비결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저희가 받은 투자는 시드 투자지만 임팩트 있는 큰 투자사와 대기업 펀드가 동시에 투자했다는 점이 인상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는 저희가 하고자 하는 비즈니스가 기후 변화 대응이라는 사회적 가치와 함께 확대 중인 유관산업 분야에서 필수적인 기술개발을 통해 경제적 가치도 동시에 달성할 수 있다는 점을 평가받은 것으로 생각합니다.
▲ 투자금을 어떻게 사용할 계획인가요?
재생에너지 발전 자원을 IT 기술로 연결하고 관리할 수 있는 서비스를 개발하는 한편, 전기 자동차나 스마트 가전처럼 아직 잠재력에 비해 효과를 확인하지 못한 다양한 종류의 자원들을 추가적으로 연결하는 일을 해보고 싶습니다.
▲ 사업을 하면서 가장 힘든 점은 무엇이고, 보람을 느낄 때는 언제인가요?
에너지 산업은 대표적인 정책 산업이기 때문에 정부의 정책 방향에 따라 사업이 좌우되는 요인들이 많다는 것이 장점이자 단점입니다. 에너지 분야는 창업 사례가 매우 적어 저희가 이 분야에 도전하고 있다는 점에서 많은 보람을 느낍니다.
▲ 마지막으로 앞으로의 포부, 프로젝트 개발 계획 등에 대해 말씀 부탁드립니다.
저는 지금 세대가 기후 변화를 막을 수 있는 마지막 세대라고 생각합니다. 기후 변화를 막기 위해서는 온실가스 감축이 요구되고, 온실가스는 에너지 분야에서 많이 배출됩니다. 따라서 재생 에너지 확대는 필수적인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저희는 재생에너지가 발전하는 길에서 필요한 기술들을 적기에 개발하고, 확산 속도가 더 빠르게 진행될 수 있는 서비스를 만들어 보려고 합니다.
[이넷뉴스=임기선 기자] imgiseon@e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