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단] ESS 구축, 현실적 접근이 필요하다
에너지 저장장치 마련에 고비용 소요 산업부, 낭비에너지 변환해 저장하는 방안 모색 테슬라, 유럽·미국 ESS 사업 잇따른 수주
에너지저장장치(ESS)는 잉여에너지를 저장해두었다가 전력이 필요할 경우 사용할 수 있도록 공급하는 시스템을 말한다. 전력 사용 효율을 끌어올리고, 수요와 공급의 불일치를 해결할 수 있어 신재생에너지 산업의 핵심 기술로 각광받고 있다. <이넷뉴스>는 ESS의 현주소 및 나아갈 방향을 집중적으로 탐구해봤다.
<ESS> 시리즈
① [모빌리티 전망] 국내 모빌리티 업계, ESS로 해외시장 개척 나선다
[이넷뉴스] 신재생 에너지의 불안정한 공급을 보완하고자 에너지 저장장치(ESS) 구축을 촉진하자는 목소리가 뜨겁다. 하지만 실질적인 시설 구축 비용 등에 관한 정확한 접근 없이는 신재생 에너지와의 효율은 기대할 수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신재생 에너지 자체가 초기 시장인데다 단순 효율성만을 따지기에는 정부 및 관련 기업들의 지원도 역부족인 상태다. 우선적으로 ESS 사업에 대한 면밀한 검토는 물론 관련 기업들과의 협력책을 마련할 수 있는 교두보 마련도 뒤따라야 한다.
또한 유수 관련 에너지 기업들의 유연한 투자도 또 하나의 에너지 촉진 요소로 볼 수 있다. 정부 자금으로는 성장의 한계가 있기 때문에 관련 에너지 기업들의 투자가 성장을 견인할지도 면밀히 검토해야 한다.
◇ ESS 시설 구축에 천문학적 단위 비용 소요
에너지 저장장치는 말 그대로 신재생 에너지의 일시적인 효율을 보다 지속적으로 늘리는데 의의가 있다. 기후영향에 의한 간헐적인 에너지 공급문제를 보완하는 ESS의 역할은 전세계 산업계가 주목하고 있다.
국내 산업계도 ESS 구축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지만 실제 ESS구축, 설비 과정은 만만치 않다. 정부와 산업계가 중장기적으로 신재생 에너지 비율을 늘려가면 ESS에 따른 비용증가도 비례한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전체 에너지 생산량 중 신재생 에너지 비율이 50%를 넘어설 경우 ESS 구축 비용은 최대 1,200억 원을 웃돌 것으로 예상된다. 더구나 태양광 같은 경우 장마, 폭설 기간을 고려할 경우 더 많은 에너지 저장량이 필요한데 이러한 예외의 경우까지 고려한다면 천문학적 단위의 설비 비용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전문가들은 “한번 설치하는 비용이 천문학적 단위인데다 주기적으로 설비를 교체해줘야 한다”며 “ESS 설비 자체도 우주에서 보일 정도로 거대해 면적차지도 부담으로 작용한다”고 우려했다.
◇ 산업부 “대안책 병행해야”
ESS 설비 구축에 대한 전문가들의 우려에 산업통장자원부는 대안책을 병행하면서 점진적인 해법을 제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에너지 저장방안에는 그린수소 등 여러 방안이 존재해 유동적으로 대응하겠다는 입장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ESS 구축과정에 고비용 및 공간여력 부족을 알고있다”며 “기존에 낭비되고 있는 전력을 수소나 열에너지로 변환 시켜 에너지를 보존함으로써 ESS의 역할을 분담하겠다”고 전했다. 이어 “ESS만을 고집하는 것은 수 많은 에너지 저장 방안 효율을 제한하는 것”이라며 “그린수소를 비롯해 수력발전 등과 유연한 에너지 저장 해법을 마련해 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 대기업 차원의 투자 이뤄져야 하나
고비용이 소요되는 ESS 사업에 대기업들의 과감한 투자도 이루어지고 있다. 정부의 투자를 비롯해 관련 기업들의 투자가 에너지 저장장치 사업에 탄력을 붙일 것이라는 분석이다.
최근 테슬라는 영국 ESS 사업에 과감한 투자를 이어가며 유럽 에너지 저장 사업 입지를 다질 전망이다. 기존 전기차 시장에서 막강한 자리매김을 이어온 테슬라는 에너지 저장 사업에도 뛰어들며 유럽시장 입지는 물론 전기차 배터리 사업에도 경쟁력을 더할 것으로 보인다.
테슬라가 이번에 수주한 영국 99메가바이트(MW) 규모의 ESS 사업은 에너지 저장 장치 및 열 에너지 시스템이 통합된 구조로 에너지 저장공간이 높다. 하나의 장치에 최대 3메가와트시(MWh)의 에너지가 저장되어 기존보다 에너지 발현율도 높다.
테슬라가 유럽 ESS 사업에 본격적으로 발을 들이면서 에너지 저장 용량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테슬라 측은 “에너지 사업이 매년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며 “예년 대비 에너지 사업에 의한 매출 성장세가 30% 이상 뛰면서 유럽 외에도 미주, 아시아 에너지 사업 공략을 지속적으로 이어갈 것”이라고 전했다.
중국, 일본 기업 간의 ESS 협력도 눈길이다. 중국 배터리 제조업체 CATL이 일본 테슬라 ESS에 자사 배터리를 남품하면서 양국 ESS 사업 시너지 제고를 기대 중이다.
일본 홋카이도 ESS 사업은 테슬라 외에도 굵직한 기업들의 협력이 이어지고 있으며 약 32억 원이 투입된다. 여기에 중국 CATL의 리튬 배터리가 투입되면서 아시아 에너지 저장 사업에도 본격적인 협력 구도가 형성될 전망이다.
국내 ESS 사업에도 글로벌 에너지 기업들의 투자와 협력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기존 배터리 강국의 면모를 극대화 해나가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넷뉴스=박민정 기자] parkminjung@e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