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광 무인기 기술 1위 도전하는 韓

과기부, 성층권 드론 사업에 4년간 375억 원 투입 미 해군, 무인항공기 개발 기업 스카이드웰러 지원

2021-09-22     김수정 기자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의 ‘EAV-3’ 비행 모습. (사진=한국항공우주연구원)

[이넷뉴스] 탄소중립 달성을 위해 모든 운송수단이 탈 화석연료를 추진하고 있다. 운송수단 중 가장 많은 탄소를 배출하고 있어 ‘탄소 배출의 주범’으로 꼽히는 항공업계 역시 친환경 항공 기술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탄소 저감을 위한 노력을 다각화 하고 있는 가운데, 여객기뿐만 아니라 태양광 무인기(드론) 관련 기술 역시 속도가 붙고 있다.

태양광 무인기는 위성보다 제작비와 발사비가 적게 들어 경제적이며 무게가 가볍고 태양광 발전 비행이기 친환경적이다. 탄소 배출이 없고 우주쓰레기를 배출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탄소중립 시대에 적합한 비행체다.

인공위성을 대체할 비행체로도 각광받고 있다. 인공위성과의 차이점은 태양광 무인기는 원하는 지점에서 오랫동안 머물면서 지속적인 관측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좁은 지역에 대한 정밀관측과 응급 통신이 가능해 유용하다.

정부는 지난 15일 상시 재난감시용 성층권 드론기술개발 사업을 통해 태양광 무인기를 개발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를 위해 내년에 출연연구기관과 기업, 대학을 선정해 오는 2025년까지 375억 원을 지원한다.

과기부가 발표한 상시 재난 감시용 성층권 드론 기술개발 사업개요. (사진=과기부)

◇ 한국, 태양광 무인기에 시장 선점 도전 ‘왜?’

정부가 추진 중인 태양광 무인기는 성층권에 떠 있는 드론으로, 지상 감시, 통신 중계, 기후기상 관측 및 산불, 해수 변화 감시, 해양 국경 감시, 대기질 측정 등 다양한 분야에서 폭넓게 활용할 수 있다. 특히 여객기, 전투기가 비행하지 않는 11~50km의 성층권에서 비행하기 때문에 방해 없이 하늘을 누빌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우리나라 최초의 성층권 태양광 드론은 한국항공우주연구원에서 개발한 ‘EAV’로 지난해 8월, ‘EAV-3’이 성층권에서 16시간 비행과 53시간 연속비행을 기록하며 국내 최장시간 기록을 세웠다. 해당 무인기는 날기 위 태양전지판으로 충전을 하고, 낮에는 태양전지와 배터리 전력으로 비행하며 밤에는 낮에 배터리에 충전된 전력으로 비행했다.

과기정통부가 추진 중인 성층권 드론은 30일 이상 연속비행, 임무 장비 20kg 이상 탑재가 가능한 드론으로 세계 최고 수준의 성층권 드론을 개발하는 것이 목표다. 현재 세계적으로 가장 우수한 성층권 드론은 26일 연속비행, 임무 장비 5kg 탑재에 불과하다.

성능 향상을 위해서는 고용량 배터리 개발과 함께 동체 소재로 사용되는 탄소섬유 등 견고하면서도 가벼운 소재 부품 개발 등이 관건이다. 정부는 세계적 수준의 성층권 드론을 개발된다면 관련 소재, 부품, 장비 사업과 연계해 상당한 파급력이 발생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향후 다양한 임무 장비 개발도 지원해 시장 선점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DHL의 전기수송기 앨리스. (사진=DHL)

◇ 미 해군, 스타트업 무인항공기 기업과 90일 무착륙 도전

지난 2016년 사상 최초로 태양광만을 이용해 세계 일주 비행에 성공했던 ‘솔라임펄스2’는 최근 90일 무착륙 연속비행 항공기로 재탄생된다는 소식을 밝혔다. 업그레이드되는 ‘솔라임펄스2’의 후속 비행기는 무인기가 될 전망이다. 조종석을 없애고 무인기로 전환해 비행시간을 늘리고 무게 효율도 높인다는 계획이다.

‘솔라임펄스2’의 업그레이드 무인기는 미국과 스페인 합작 무인항공기 개발기업인 스카이드웰러 에어로가 개발 중이다. 스카이드웰러 측에 따르면 개발 중인 무인항공기는 필요한 장비를 400kg까지 탑재 가능할 전망이다.

스카이드웰러의 첫 고객은 미 해군이다. 미 해군은 최근 스카이드웰러와 함께 90일 동안 체공이 가능한 무인기를 개발 중이다. 미 해군은 개발비 500만 달러(약 58억 원)를 지원한다. 미 해군은 해당 무인기가 자국 함정 위에 항시 가동이 가능하도록 해 감시 및 통신 중계의 목적으로 활용할 예정이다.

친환경 에너지를 활용한 여객기 개발은 물론, 전기차 개발 기술이 향상되면서 전기항공기 개발도 속도를 내고 있다. 글로벌 항공 엔진 제작사인 롤스로이스는 지난달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완전한 탄소중립을 선언하며 2050년까지 모든 제품에 대한 탄소중립을 이행하겠다고 밝혔다.

롤스로이스는 지난 15일 첫 번째 전기 항공기 시험비행에 성공했다. 롤스로이스는 메르세데스 벤츠의 YASA와 항공 스타트업 일렉트로플라이트와 ‘비행전동화촉진’ 프로그램을 추진 중이며 향후 근거리 도시 간 왕복 여객기와 전기 수직이착륙기에도 해당 기술을 도입할 예정이다.

글로벌 택배 업체인 DHL은 업계 최초로 전기 화물기 도입 소식을 전했다. 전기 항공기 업체 에비에이션에어크래프트에 전기 화물기 12대를 주문했으며 연말 시험비행 후 화물 운송에 투입한다는 계획이다.

이처럼 최근 항공기에서 배출되는 탄소를 규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면서 관련 업계는 대책 마련과 기술개발에 분주한 모습이다. 무궁무진한 성장 가능성과 시장 선점 기회가 열려있다는 점에서 향후 친환경 무인기 및 비행기 기술개발 경쟁은 한층 더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넷뉴스=김수정 기자] meteor1224@e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