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K-수소 산업 잠재력 확인한 ‘2021수소모빌리티+쇼’
전 세계 12개국에서 154개 기업과 기관 참여해 수소 산업 밸류체인에 대한 글로벌 공감대 형성 수소생산, 저장, 운송 위해서는 국제협력이 필수
[이넷뉴스] 대규모 저장과 운송이 쉬운 수소는 탈탄소 시대를 주도할 미래 에너지로 꼽힌다. 높은 생산단가와 인프라 구축 문제 등이 과제로 남아있지만 전 세계가 탄소중립 달성과 청정에너지 전환을 위해 수소에 집중하는 이유다.
수소경제 관련 글로벌 협의체인 ‘수소위원회’에 따르면 2050년 세계 에너지 소비량의 18%를 수소에너지가 차지할 전망이다. 시장 규모는 2조5,000억 달러(약 2,750조원), 연간 이산화탄소 감축 효과는 60억톤 이상일 것으로 추산된다.
최근 국내에서 열린 ‘2021수소모빌리티+쇼’는 수소 에너지의 잠재력에 대한 글로벌 공감대를 형성하며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유행하는 상황에서 개최됐지만 국내외 관계자들의 뜨거운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전시회는 지난 8일부터 11일까지 경기도 고양시 일산 킨텍스에서 열렸다. 세계 12개국에서 154개 기업과 기관이 참가했는데, 누적 관람객 수가 2만 7000여 명에 달했다. 전년보다 2배 이상 증가한 수치다.
올해 2회째를 맞은 전시회에는 스웨덴과 미국, 영국, 독일, 프랑스, 캐나다, 네덜란드 등 수소 업계를 이끌고 있는 11개의 해외 기업과 기관이 참여했다. 국내에서는 수소기업협의체 ‘H2비즈니스서밋’ 15개의 회원사 중 현대자동차그룹과 SK그룹, 포스코그룹, 현대중공업그룹, 두산그룹, 효성그룹, 코오롱그룹, 일진 등 8개 기업이 참여해 한국 수소 산업의 잠재력을 과시했다.
참가 업체들은 수소모빌리티와 수소충전인프라, 수소에너지 분야의 신제품과 기술을 소개했다. 수소모빌리티 부문 50개 기업, 수소충전인프라 부문 34개 기업, 수소에너지 부문 36개 기업은 다양한 시연 행사와 세미나 등으로 참관객의 이목을 사로잡았다.
◇ 현대차그룹 수소사업 청사진 ‘하이드로젠 웨이브’
현대차그룹과 포스코, SK 등 대기업은 계열사 전체를 활용해 수소 산업을 전반적으로 아우르는 밸류체인(value chain)을 선보였고, 중소기업은 특유의 혁신 기술을 내세웠다. 특히 현대차그룹은 수소 사업의 청사진을 보여준 ‘하이드로젠 웨이브(Hydrogen Wave)’ 글로벌 온라인 행사와 오프라인 전시로 눈길을 끌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현대차그룹이 꿈꾸는 수소 사회 비전은 수소 에너지를 ‘누구나, 모든 것에, 어디에나’ 쓰도록 하는 것이다. 우리는 이런 수소 사회를 2040년까지 달성하려고 한다”며 미래 청사진을 제시했다.
그는 이어 “수소사회 실현을 앞당길 수 있도록 앞으로 내놓을 모든 상용 신모델은 수소전기차 또는 전기차로만 출시하고 2028년까지 모든 상용차 라인업에 수소연료전지시스템을 적용하겠다”며 “이를 위해 가격과 부피는 낮추고 내구성과 출력을 크게 올린 수소연료전지시스템을 선보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포스코그룹은 환원제로 수소를 활용한 고로(용광로 용법)를 소개해 주목을 받았다. 수소환원제철공법은 화석연료를 이용하는 기존 고로와 달리 이산화탄소 배출 없이 철을 생산할 수 있는 게 특징이다.
중소기업들의 첨단 기술도 참관객의 시선을 집중시켰다. 전기수소 소형 선박 전문 업체 ‘빈센’은 ‘수소전기 하이브리드 레저보트’를 선보여 국내외 바이어들의 눈길을 끌었고, 비케이엠은 인공지능을 접목한 연료전지 실시간 진단・제어 통합솔루션으로 좋은 평가를 받았다.
◇ 첨단 기술 향연의 장 ‘H2 이노베이션 어워드’
아울러 전시회 기간 열린 ‘H2 이노베이션 어워드(H2 Innovation Award, H2 어워드)' 본선발표회 역시 첨단 기술 향연의 장으로 큰 호응을 얻었다. H2 어워드는 수소모빌리티, 수소충전인프라, 수소에너지 분야의 국내외 기업을 대상으로 하는 시상식이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와 수소융합얼라이언스,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이 공동 주관하며, 올해는 3개 부문에서 총 10개사가 수상을 다퉜다. 대상은 포스코SPS의 ‘연료전지 분리판용 정밀압연 및 성형 제조기술’이 차지했다. 이 기술은 수소연료전지의 핵심부품인 금속 분리판에 사용되는 금속 소재를 가공하는 데 필요한 핵심 기술이다.
최우수상은 현대모비스의 ‘연료전지 파워팩’(수소모빌리티 부문), 동화엔텍의 ‘수소충전기용 수소예냉기’(수소충전인프라 부문), 비케이엠의 ‘Edge AI기반의 연료전지 실시간 진단・제어 통합솔루션’(수소에너지 부문)이 각각 선정됐다.
국내 수소 산업은 선진 시장과 비교하면 아직 걸음마 수준이다. 하지만 이번 행사는 K-수소 산업과 기술의 잠재력을 확인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었다는 평가다. 또한 여러 기업과 기관이 수소경제 활성화를 위한 국제 협력을 강화하자는데 뜻을 모았다는 사실도 중요하다. 수소 생산에서 저장, 운송, 활용에 이르기까지 수소 산업의 밸류체인을 완성하기 위해서는 글로벌 협력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정만기 수소모빌리티+쇼 조직위원장은 “코로나19로 국제 이동이 제한되고 있는 상황에도 불구하고 이번 전시에 세계 12개국, 154개 기업이 참여하고 있는 점은 파트너 발굴과 전략적 제휴 등 수소 산업 발전에 국제 협력이 꼭 필요하다는 것을 기업 스스로 보여주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전시회에 참가한 기업들은 탄소중립 달성을 위해 한 목소리를 내며 '국제수소산업협회얼라이언스(Global Hydrogen Industrial Association Alliance·GHIAA)'의 내년 공식 출범을 선언했다. GHIAA는 한국과 미국, 유럽연합, 독일, 호주, 캐나다, 프랑스, 노르웨이, 영국, 스페인, 네덜란드, 칠레, 중국, 싱가포르 등 14개 국가가 참여할 예정이다.
[이넷뉴스=조선미 기자] sun@e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