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기획] 스마트시티 앞다퉈 건설···에너지 자립이 핵심
사우디, 오는 2025년 네옴 스마트시티 완공 예정 부산 에코델타 스마트빌리지, 올 연말 입주 앞둬 미국 억만장자 마크로어, 사막 신도시 건설 발표
[이넷뉴스] 기후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전 세계의 재생에너지 전환 속도가 점점 빨라지고 있다. 각국은 탄소배출이 없는 에너지로의 전환을 가장 큰 과제로 두고 온실가스를 비롯한 에너지 문제를 극복하기 위한 방안으로 친환경 스마트시티 도입 역시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친환경 스마트시티는 자연과 환경, 사람이 조화롭게 공생할 수 있는 도시로, 4차산업혁명 시대에 걸맞게 다양한 디지털 혁신 기술을 접목해 생활에 최적화된 서비스를 제공한다. 탄소배출이 없는 신재생에너지를 활용하고 도시 내에서 재생에너지로 자급자족이 가능한 에너지 자립이 핵심이다.
사우디아라비아가 조성 중인 초대형 스마트시티(NEOM)이 가장 대표적이다. 지난 2016년 세계 최대 산유국인 사우디아라비아가 신재생에너지를 사용하는 스마트시티 건립을 발표한 것은 전 세계가 주목한 파격적인 이슈였다.
사우디아라비아의 실세인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는 탈석유 시대를 대비하고 경제 다각화를 목표로 ‘비전2030’을 수립하고 과감한 개혁을 주도하고 있다. 그 중심에는 세계 최대 규모로 건설되는 네옴 시티가 있다. 사우디아라비아에 이어 미국에도 막대한 자본이 투입되는 초대형 규모의 스마트시티가 들어설 예정이다. 우리나라도 국가시범도시로 세종과 부산이 선정돼 사업을 추진 중이다.
◇ 네옴, 산유국 사우디의 파격 변신…100% 재생에너지 구동
사우디 북서부 홍해 해안에 조성되는 네옴은 서울의 약 44배 규모(2만 6500㎢)로 5000억 달러(약 548조9500억 원)인 대규모의 자본이 투입된다. 오는 2025년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지상에 자동차가 다닐 수 없으며 보행자 중심으로 설계되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올해 초 빈 살만 왕세자가 네옴스마트시티의 일부인 ‘더라인’ 프로젝트를 공개했는데 이곳은 자동차와 도로 없이 걸어 다닐 수 있는 선 모양의 도시로, 170km에 달한다. 네옴 프로젝트의 첫 번째 구체적인 대형 개발 사업이다.
지상은 자연 환경의 95%를 보존하는 거주 구역으로 교통수단을 비롯한 필수 인프라가 지하에 건설될 예정이다. 도시의 시작과 끝까지 초고속 운송 수단 등을 이용해 20분이면 주파가 가능하다. ‘더라인’을 통해 사우디는 2030년까지 38만개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국내총생산(GDP)은 480억 달러 이상 증가하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곳에는 100만 명 규모의 인구가 거주할 것으로 보이며 100% 재생에너지로 구동될 예정이다. 특히 세계 제1위 산유국이었던 사우디가 탄소배출이 없고 재생에너지로만 구동되는 도시를 건설한다는 점에서 더욱 주목받고 있다. 사우디는 탄소중립 시대에 대비하고 경제 구조의 다변화 차원에서 네옴을 주거 및 관광, 비즈니스 특구로 조성한다는 목표다.
◇ 부산 에코델타, 100% 에너지 자립 도시 ‘올 연말 입주’
국내에서는 국가 스마트시티 시범도시로 지정된 세종과 부산 에코델타시티가 있다. 이 프로젝트는 백지상태의 부지에 4차 산업혁명의 기술을 활용한 스마트 솔루션을 융복합한 스마트시티를 건설하는 것이다.
세종은 모빌리티, 헬스케어, 교육, 에너지, 거버넌스, 문화, 일자리 등 7대 혁신요소를 담고 있으며 부산은 데이터, 증강현실 기반, 로봇, 물관리, 에너지 등 10대 혁신 요소를 구현한다는 계획이다.
올 연말 주민들이 첫 입주하는 부산 에코델타 스마트빌리지는 단지 전체가 수열과 지열, 태양광 등을 이용한 제로에너지 주택으로 구성돼 100% 에너지 자립 도시로 만들어진다. 스마트빌리지는 국내 최초로 도시단위에서 수열에너지를 활용한 공급시스템이 구축된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도시 내에 사용되는 전기는 모두 친환경 신재생에너지로 공급되며 사용 후 남는 에너지는 ESS를 활용해 거래도 가능하다.
부산 에코델타시티 스마트빌리지는 삼성물산이 시공 중이며 삼성에 따르면 세대 내부에 주거 데이터와 연계된 보안, 에너지세이빙 기능 등이 적용되고 다양한 친환경 기술이 적용되며 수변 도시라는 지리적인 이점을 활용해 한국형 물 특화 스마트 도시로 거듭날 예정이다.
스마트빌리지는 준공 후 5년 간 리빙랩으로 운영돼 이 기간 주민들의 피드백을 통해 기술 및 솔루션을 고도화한다는 방침이다. 부산 에코델타시티 스마트빌리지는 향후 사우디 네옴 스마트시티 개발의 발판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 미국 억만장자, 사막에 신도시 건설 계획 밝혀
미국에도 이처럼 탄소배출이 없는 친환경 신도시 건설 계획을 밝힌 이가 있다. 전 월마트 임원이자 억만장자인 마크 로어(Marc Lore)는 미국의 사막 지역에 신도시 텔로사(Telosa)를 설립하는 계획을 최근 발표했다. 183만평의 부지에 5만 명의 주민을 수용하는 규모로 조성되며 40년 내에 인구 500만 명이 거주할 수 있는 도시로 성장시킨다는 계획이다.
텔로사의 건축물은 친환경 디자인으로 적용되며 도시 교통은 자율주행 전기차로 이뤄져 탄소 배출을 하지 않는다. 마크 로어는 도시 내 태양광 발전 시설, 물 저장고, 수기경재배 농장 등 이곳에서 생산되는 물과 식량, 에너지를 도시 전역에 분배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마크 로어는 이 같은 도시 설계를 유명 건축설계사인 BIG(Bjarke Ingels Group)를 통해 구상도를 공개했다. 텔로사가 아직 어디에 설계될 지는 확정되지 않았으나 네바다, 유타, 애리조나, 텍사스 등이 후보로 떠오르고 있다.
텔로사의 전체 프로젝트 완성까지는 약 4000억 달러(약 465조원)이 투입될 것으로 추산됐다. 로어는 자신의 투자 수익과 개인투자자, 연방 및 주정부 보조금 등을 활용할 예정이다. 마크 로어의 자산은 5000억 달러(약 581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각국이 스마트시티를 연이어 건설하는 이유는 스마트시티를 심화되는 기후위기와 각종 도시 문제 등을 해결할 수 있는 대안으로 보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2050 탄소중립 달성을 위한 신재생에너지 활용과 4차 산업혁명 시대 첨단기술을 융합한 새로운 거주 공간의 탄생이라는 점에서 향후 이 같은 스마트시티 건설 열풍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넷뉴스=김수정 기자] meteor1224@e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