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견미용학원에 갇힌 개들 “실습견이 아닌 생명입니다”
[이넷뉴스] 최근 모 대형 방속국에서 방송된 내용에 시청자들이 안타까운 반응을 내고 있다고 한다방송 내용은 국내 애견미용학원의 충격적인 실태를 고발했다. 최근 방송에서는 수십 개의 켄넬이 층층이 쌓인 채 그 안에 개들이 장시간 갇혀 있는 모습이 공개됐다.
일부 개들은 바닥이 뜬 철망(일명 ‘뜬장’) 위에서 배설물과 뒤섞인 채 생활하고 있었으며, 애견미용학원에 ‘실습용’ 명목으로 사용되면서도 제대로 된 관리가 이뤄지지 않고 있었다.
전직 수강생 A씨는 “수업이 끝나도 개들이 철창 안에 그대로 남아 있었다. 어떤 개는 며칠째 나오지 못하는 상황도 있었다”고 증언했다.
전문가들은 “생명을 단순한 학습 도구로 취급하는 것은 명백한 윤리 위반”이라며 “교육기관이라면 최소한의 복지 기준과 돌봄 체계를 갖춰야 하며, 관리받지 못하는 강아지들의 피부병 등 전염병이 사람에게 전파될 수 있어, 보건적으로도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현재 국내에는 수백 곳의 애견미용학원이 운영되고 있지만, 실습견 관리에 대한 법적 규정은 사실상 부재한 상황이다. 대부분 학원이 ‘직업훈련기관’으로 분류되어 동물보호법의 직접적인 적용을 받지 않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사단법인 한국유기견구호연맹 박희봉 사무총장은 “더 이상 공장견이나 농장견과 다름없는 방식의 사육이 반복되어서는 안 된다”며 “실습 중심 교육의 필요성은 인정하지만, 출발점은 반드시 생명 존중이어야 한다. 제도적 관리 강화와 업계의 자정 노력이 동시에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지원 기자(won@e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