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 소재 사업 진출 활발···선점 경쟁 본격화

전기차 시장 확대로 핵심소재 시장도 치열 K-배터리, 핵심소재 직접 생산까지 나서

2021-08-31     김수정 기자
신학철 LG화학 부회장이 지난달 14일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3대 신성장 동력 사업계획을 밝혔다. (사진=LG화학)

[이넷뉴스] 전기차 시장이 확대되면서 전기차 배터리에 들어가는 핵심소재 시장 진출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내연기관차의 종말이 다가오면서 전기차 시장은 매년 급성장하고 있는 가운데 이제는 배터리를 넘어 배터리 소재 시장 경쟁도 치열해질 전망이다.

배터리 핵심 소재는 양극재, 분리막, 음극재, 전해질 등으로 일명 K-배터리로 언급되는 국내 배터리 3사인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이노베이션 역시 기술 경쟁에 이어 배터리 소재 직접 생산까지 나섰다.

이들은 배터리 소재를 직접 생산해 내재화 비중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최근 신규 사업 진출, 투자 소식을 연이어 전했으며 배터리 소부장 기업들 역시 생산시설을 늘리고 해외시장에 진출하는 등 공격적인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 LG화학, 배터리 소재에만 6조원 투자 예고

LG에너지솔루션의 모회사인 LG화학은 지난달 진행된 온라인 간담회에서 배터리 소재에만 총 6조원을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LG화학은 자회사인 LG에너지솔루션의 배터리 생산 기술과 함께 배터리 소재 역량을 함께 육성하면서 시너지 효과를 낼 것으로 판단한 것으로 분석된다.

앞서 LG화학은 LG전자의 비즈니스솔루션 사업본부 산하에 있던 화학전자재료(CEM) 사업부문을 5250억 원에 인수하며 분리막 사업 진출 소식을 알린 바 있다. CEM사업부문은 세계 최고 속도의 분리막 코팅 가공 역량을 보유하고 있으며, LG화학은 이번 인수를 통해 배터리 4대 핵심 소재의 모든 영역으로 사업을 확장하게 됐다.

일본 도레이그룹과의 분리막 합작사 설립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도레이는 세계 3대 습식 분리막 업체로 LG화학과 도레이는 합작 설립에 협의하고 유럽 현지 공장 설립을 추진 중이다. 앞서 LG화학은 분리막 사업을 추진했다가 관련 제조 설비를 지난 2015년 도레이에 매각한 바 있다.

도레이와의 합작 설립은 향후 전기차 시장의 급성장에 따라 배터리 공급 부족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핵심 소재 확보의 필요성이 높아짐에 따른 결정으로 풀이된다. LG화학은 향후 제품 포트폴리오를 양극재부터 분리막, 음극 바인더, 방열 접착제, 탄소나노튜브까지 폭넓게 육성하며 배터리뿐만 아니라 세계 종합 1위의 배터리 소재 회사로 도약한다는 계획이다.

삼성SDI과 에코프로비엠은 지난 18일 신설공장 착공식을 개최했다. (사진=삼성SDI)

◇ 삼성SDI, 양극재 직접 생산으로 내재화↑

삼성SDI는 내재화 비율을 높이기 위해 양극재를 직접 생산하고 있다. 최근 양극재 사업을 확대하기 위해 자회사 에스티엠에 울산사업장에 증설 중인 신규 양극재 라인을 양도하고 1500억 원 규모 에스티엠 유상증자에도 참여하며 사업 일원화에 나섰다. 양극재는 배터리 원가의 40%를 차지하고 있는 소재로 삼성SDI는 내재화 비율을 높여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삼성SDI는 앞서 에코프로비엠과 합작한 에코프로이엠을 통해서도 양극재를 공급받고 있어 안정적인 양극재 수급망을 확보했다. 에코프로이엠은 올 하반기 포항에 양극재 2공장을 건설한다. 이에 따라 에코프로이엠의 양극재 생산능력은 연간 6만 톤 규모로 늘어날 전망이다.

에코프로비엠은 양극재 전문 기업으로, 최근 유럽 투자도 확정지었다. 2025년까지 유럽에 11만 톤에 증설하는 투자 계획을 밝혔으며 2024년에 유럽에 3만 톤 규모의 공장을 건설하고 2025년에는 11만 톤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유럽 공장이 완공될 경우 에코프로비엠의 총 생산능력은 2025년 기준 29만 톤에 이르게 된다.

포스코케미칼과 화유코발트의 중국 합작법인. (사진=포스코케미칼)

◇ 피앤오케미칼, 음극재 필수 소재 피치 국내생산

포스코케미칼과 OCI의 합작사인 피앤오케미칼은 배터리 음극재 코팅용인 고연화점 피치 국내생산을 추진한다. 고연화점 피치는 배터리의 충전, 방전 효율 향상과 수명을 증가시키기 위해 음극재 표면 코팅용으로 주요 사용되는 탄소소재로 실리콘 음극재의 핵심 소재다. 피치 수요가 전 세계적으로 급증하고 있으나 아직까지 국내에는 음극재용 피치 제조사가 없어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피앤오케미칼은 코팅용 피치의 국산화 및 내재화를 추진해 수급을 안정화 하고 글로벌 고연화점 피치 시장 선점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피앤오케미칼은 OCI와 포스코케미칼이 49대 51 지분으로 지난해 설립됐으며 이번 프로젝트 총 투자비는 745억 원이다. 양사는 2024년 연간 1만5000t 규모의 고연화점 피치 생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OCI는 세계 액상 피치 상용화에 성공한 바 있으며 국내에서 유일하게 피치 생산기술을 보유한 기업이다. 기존의 철강부산물을 활용한 피치 생산에서 석유계 고연화점 피치 생산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며 이차전지 소재 분야를 육성해나갈 계획이다.

포스코케미칼은 해외 시장 공략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중국에 양극재, 전구체 생산라인을 증설할 예정이다. 세계 1위 코발트 생산업체인 화유코발트와 손을 잡고 세계 최대 이차전지 시장인 중국 시장에 진출했다. 포스코케미칼은 지난 25일 양사의 합작법인 생산라인 증설을 위해 2810억 원을 투자한다고 밝혔다.

향후 합작법인에서의 연간 양극재, 전구체 생산 능력은 각각 3만5000톤 규모로 늘어날 예정이다. 생산공장 증설로 인해 양극재 핵심 원재료의 수급 안정성을 높이고 향후 수요 적기 대응도 유리해질 전망이다.

 

[이넷뉴스=김수정 기자] meteor1224@e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