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명 다한 화석연료 기반 시설에 '새 생명'을 불어넣다
석탄 발전소, 재생에너지 저장 시설로 전환 폐쇄된 금광, 수력.풍력 발전소로 재활용 재생에너지 시대, 좌초된 시설 이용 긍정적 평가
[이넷뉴스]전 세계가 탈탄소화에 나서면서 기존 화석 연료 기반 시설의 사양화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이에 따라 이를 방치하거나 폐쇄하기보다는 재활용하는 방법을 찾는 노력이 지속하고 있다.
◇ 석탄 이용 화력발전소, 은퇴 후 재생에너지 도와
오늘날 여전히 전체 전력 3분의 2 이상이 화석 연료에서 생산되며 대부분은 석탄을 사용하는 발전소에서 생산된다. 그러나 이들의 장래는 그리 밝지 않다. 탈탄소화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설 곳을 잃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향후 10년에서 20년 동안 폐기될 화력 발전소의 총 용량은 수천 기가와트 범위로 추정하고 있다.
동시에 재생 가능 에너지, 즉 풍력 및 태양광 발전 등은 계속 성장하고 있으나 간헐적이고 안정적이지 못한 특성으로 인해 장단기 부하 변동에 대처할 수 있는 에너지 저장 시스템이 필요하다. 이에 기업이 은퇴를 앞둔 광산이나 화력발전소 등을 재활용해 재생에너지 생산과 저장에 활용하는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스위스에 본사를 두고 있는 E2S 파워(E2S Power)는 기존 석탄 화력 발전소를 열 배터리로 전환할 수 있는 저장 솔루션을 개발하고 있다.
이는 기본적으로 보일러를 열에너지 저장 시스템으로 대체하면서 나머지 인프라를 모두 재사용하는 것으로 구성된다. 피크 시간이 아닐 때 기존 승압 변압기를 사용, 그리드에서 가져온 재생 가능한 잉여 전기로 열 배터리를 충전한다.
이 회사의 핵심 기술 중 하나는 MGA라는 새로운 복합 재료이며, 이를 포함한 모든 구성 요소는 단열과 산화 방지를 위해 질소로 채워진 인클로저(enclosure)에 배열된다.
충전하는 동안 전기 에너지가 방사 히터에 전력을 공급, MGA 저장 블록 온도를 필요한 수준으로 올린다. 저장된 열은 증기 발생기를 통해 흐르는 물로 전달돼 전기 생성에 필요한 증기를 생성하고 열을 전기로 변환한다. 기존 발전소와 거의 같은 방식으로 만드는 것이다. 이에 따라 각 개별 운용 시스템은 모두 기존 플랜트 인프라를 사용할 수 있어 전환 비용이 적게 든다.
증기 발생기는 700°C에서 작동할 수 있는 고급 고온 내성 합금으로 만들어지며 MGA 저장 블록 사이에 장착된다. 전기 히터 또한 열복사를 사용하여 MGA 블록으로의 열전달을 용이하게 하기 위해 1,000°C 이상의 온도를 견디도록 특별히 설계되었다.
열에너지를 저장하는 데 사용되는 MGA 요소는 흑연과 알루미늄으로 만든 특수 합성물이다. 금속 성분, 즉 알루미늄은 약 660°C의 융점을 가지며, 이는 충.방전 주기 동안의 최대 시스템 온도보다 낮다. 구하기 어렵지 않고 무독성인 흑연과 알루미늄을 사용, 환경 영향, 긴밀한 공급망 및 에너지 저장 장치에 내장된 재료의 재활용 가능성과 관련해 자주 제기되는 비판을 면할 수 있다는 이점도 가지고 있다.
현재 약 500킬로와트시(kWh) 열저장 용량의 첫 번째 기술이 전기 히터 및 증기 발생기와 결합한 MGA의 단일 E2S 햄스터(E2S Hamster) 셀을 사용, 세르비아의 베오그라드에서 테스트되고 있다. 이를 통해 기존 인프라를 재사용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전 세계 많은 지역에서 주요 정치적 관심사인 지역 고용을 보호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사측은 기대하고 있다.
◇ 금광의 변신은 무죄?
기존 광산이 문 닫으면 생기는 실업자나 환경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광산 재생 프로젝트도 이미 여러 나라에서 시도 중이다. 하지만 구현하기가 쉽지 않고 많은 자금이 들어간다는 면에서 실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호주의 제넥스(GENEX)는 북부 퀸즐랜드(North Queensland)에서 수백만 달러의 양수 수력 저장 프로젝트에 착공했다.
키드스톤(Kidston)의 오래된 금광을 활용하는 이 7억 달러 프로젝트는 북부 퀸즐랜드의 에너지 네트워크에 대한 압박을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250메가와트(MW_ 양수 저장 수력 발전소는 최고 전력 수요가 있을 때 광산의 피트를 사용, 2개의 터빈이 상부에서 하부 피트로 물을 방출, 전기를 생성한다. 이 양수식 저장 수력 발전소는 에너지 저장 용량이 크며 풍력 및 태양광 발전소의 간헐적 생성을 백업하는 데 도움이 된다.
여기에 기존 광산 부지에서 이미 운영 중인 5천 개 이상의 태양 전지 패널과 풍력 발전까지 확장해 운용한다. 그뿐만 아니라 건설 단계에서 새로운 댐과 발전소를 수용할 지하 캐빈, 그리고 근처 타운즈빌(Townsville)의 전력망에 전력을 공급할 송전선 건설도 포함된다.
이 회사의 랄프 크레이븐(Ralph Craven) 회장은 배터리가 2024년까지 가동될 것으로 예상했으며 회사는 이미 풍력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또 “재생에너지와 청정에너지가 한 곳에서 상당히 많이 그룹화돼 있다. 한 댐이 다른 댐 위에 있는 이 사이트가 상당히 독특하여 양수식 발전을 실현할 수 있었다”고 설명하고 있다.
그는 이 프로젝트가 이미 지역 사회의 거의 모든 남성, 여성 및 어린이에게 혜택을 주기 시작했다며, "우리는 거기에서 성장하고 있다. 지역 농부 및 주변 커뮤니티 사람들과 협력할 계획을 세우고 있으며 다른 지역을 포함해 더 나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재생 가능 에너지 미래에서 좌초된 자산에 두 번째 생명을 주는 것은 소유주나 운영자에게 재정적 혜택은 물론 기존 인력을 흡수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긍정적인 사업으로 평가되고 있어 더욱 주목받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넷뉴스=신종섭 기자] shinjs@e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