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수소 여객기 상용화 어디까지 왔나

항공업계 기후위기 대응 위해 기술 개발 박차 전기비행기, 소형 위주로 2022년 상용화 앞둬 배터리 무게 단점 대안으로 수소비행기 급부상

2021-07-15     김수정 기자
(사진=에어로스페이스나인 공식 홈페이지)

[이넷뉴스]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저탄소 정책으로 내연기관 자동차가 친환경차로 전환되고 있는 가운데, 항공기 역시 친환경 전환이 시급한 과제로 떠올랐다. 항공업계에 따르면 항공 산업으로 인한 온실가스는 전 세계 배출량의 3% 정도를 차지한다. 이에 항공업계는 탄소중립의 실현을 위한 전기 및 수소연료전지 기반의 항공기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미국연방항공국(FAA)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노후화와 운영 비용 증가로 인해 대체해야 하는 항공기가 약 23만대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본격적인 항공기 교체 시기가 도래하면서 대체 모델로 저탄소 정책에 부합하는 친환경 항공기 바람이 점점 거세지고 있다.

현재 상용화를 앞둔 친환경 항공기는 주로 배터리를 이용한 전기 추진 방식이었지만 리튬 이온 배터리가 무겁다는 단점이 있어 중대형 항공기의 장거리 비행에는 어려움이 있었다. 이에 최근 수소 연료 전지 기반의 수소비행기가 새로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미국 보잉과 유럽 에어버스를 비롯해 다양한 항공 관련 스타트업들도 수소항공기 개발에 적극적으로 뛰어들고 있는 모습이다.

(사진=롤스로이스 공식 홈페이지)

◇ 상용화 앞둔 전기비행기...중대형은 아직

전기항공기 제작업체 중 가장 눈길을 끄는 미국 항공기 제작사인 바이에어로스페이스(Bye Aerospace)는 2022년 전기 항공기 상용화를 앞두고 있다. 바이에어로스페이스에서 제작하고 있는 전기항공기는 2인승부터 9인승까지다. 현재 800여대의 항공기가 예약판매가 완료된 상태다. 해당 전기항공기는 1회 충전 시 3시간의 비행기 가능하며 제로 이산화탄소 전기 추진 시스템이 적용됐다.

바이에어로스페이스는 지난달 국내 전기항공기 제조 판매 기업인 에어로스페이스나인과 전략적 제휴를 체결하기도 했다. 에어로스페이스나인은 바이에어로스페이스에 2500만 달러를 투자, 2대 주주가 됐으며 아시아 시장에서의 독점적 권한을 획득하게 됐다.

보잉사는 스타트업인 주넘에어로(Zunum Aero)와 손을 잡고 하이브리드 항공기를 2022년까지 100여 대를 납품하는 목표를 삼고 개발 중에 있다. 에어버스 역시 2030년까지 1000인승 하이브리드 전기 비행기 개발을 목표로 독일 지멘스와 함께 개발 중이다.

전기비행기 개발프로젝트를 진행 중인 영국 롤스로이스는 지난 3월 전기비행기 ‘스피릿 오브 이노베이션’(Spirit of Innovation)의 지상주행을 성공적으로 진행했다. 해당 비행기에는 전기 파워트레인과 배터리 시스템을 갖췄으며 300mph 이상의 속도로 세계에서 가장 빠른 전기비행기를 만들어내겠다는 롤스로이스의 목표가 담겨 있다.

항공기는 자동차와 달리 무게에 매우 민감하다 보니 당분간 소형비행기 위주로 상용화가 진행된다. 중대형 항공기의 경우에는 배터리 용량이 늘어날수록 무게가 감당하지 못하는 기술적 한계가 있다. 향후 고효율의 배터리가 개발되어야 이러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사진=에어버스 공식 홈페이지)

◇ 대안으로 떠오른 수소비행기...당면 과제는?

전기항공기의 배터리 무게 단점을 극복하기 위한 대안인 수소비행기 개발 역시 속도가 붙었다. 에어버스는 지난해 9월 수소연료전지 기반의 전기비행기를 2035년까지 상용화하겠다는 계획을 밝히며 세 종류의 항공기 디자인을 공개했다.

에어버스는 2025년까지 최종콘셉트를 선정하고 2035년에는 상용화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통해 항공기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약 50% 감축할 것으로 내다봤다. 보잉 역시 미국 항공우주국과 수소연료전지 기술을 공동연구 중이다.

미국의 수소항공기 스타트업인 제로아비아((ZeroAvia)는 세계 최초로 수소 추진 상용 항공기의 시험 비행을 마쳤다. 2023년까지 10석에서 20석 규모의 수소항공기 상용화를 달성하는 것을 목표로 두고 있다. 제로아비아는 최근 영국 정부를 비롯해 빌 게이츠, 아마존, 글로벌 석유회사 로얄더치쉘 등의 투자를 받으며 더욱 주목을 받았다.

제로아비아는 향후 투자금을 활용해 전력과 수소를 혼합해 사용하던 방식에서 벗어나 수소만으로 최소 50명의 승객을 태울 수 있는 비행기를 개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수소연료전지는 리튬이온배터리와 비교했을 때 무게가 절반 이하로 떨어져 가볍고, 에너지 밀도가 높아 수명이 길다는 장점이 있다. 반면, 상대적으로 다루기가 까다로우며 비싼 가격이 해결 과제다.

재생에너지를 통해 생산하는 친환경 그린수소를 대량으로 저가에 공급받기 어려운 점도 문제다. 현재 그린수소의 생산 단가는 화석연료 기반보다 약 2.5배가 비싼 상황이다. 향후 가격 경쟁력과 안정성이 확보된다면 수소 비행기가 기존 항공기의 대안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에어버스가 액체 수소의 초전도 동력을 개발하고 있고 현대차가 플라잉카 기술에 수소와 초전도체를 적용하는 방안을 연구하고 있어 당면 과제를 해결할 가능성이 높다. 수소 여객기 개발이 성공하더라도 실제 운항을 위해서는 공항에 수소연료 주입 인프라가 구축되어야 하기에 정부 지원 역시 뒷받침되어야 할 것이다.

[이넷뉴스=김수정 기자] meteor1224@e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