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소산업 분석 ③] 수소 경제의 혈관, ‘수소 튜브 트레일러’가 뜬다

글로벌 수소 튜브 트레일러 시장, 2025년까지 10억 달러(약 1조 1,507억원) 성장 전망 일진하이솔루스, 4세대 튜브 트레일러 출시...한화솔루션·롯데케미칼·SK E&S 등도 개발 박차 선박·지게차·무인기·철도 등에 적용할 수소 저장 탱크 개발도 한창

2021-07-14     양원모 기자

[이넷뉴스] 전국 방방곡곡으로 수소를 실어 나를 수소 튜브 트레일러(카트리지)는 수소 경제의 ‘혈관’과 같다. 혈관에 피가 돌아야 사람이 살듯, 수소 경제 실현은 원활한 수소 공급 없이 불가능하다. 수소는 대부분 대량 저장이 쉬운 액체 형태로 가공돼 운반된다. 문제는 트레일러 중량과 전장(길이)다. 차체가 길고, 중량이 40톤(t)에 달해 시내 이동이 쉽지 않다. 최근 국내에선 운송량은 1.5배 늘리고, 중량과 전장은 줄인 튜브 트레일러가 출시되기도 했다.

◇ 업계가 ‘액체 수소’ 선호하는 까닭은

14일 업계에 따르면 수소는 크게 3가지(기체·고체·액체) 형태로 가공돼 운반된다. 기체 수소는 에너지 밀도가 낮아 용기 저장을 위해 고압 압축이 필수고, 고체 수소는 고체 물질에 수소를 저장해놨다가 나중에 방출하는 식이라 수소를 담을 다공체 물질이나 금속 수소화물이 있어야 한다. 마지막으로 액체 수소는 수소를 액화해 저장·운송하는 것으로, 극저온(-253℃) 상태에서 냉각 과정이 필요하다. 

가장 선호되는 형태는 액체 수소다. 저장량 때문이다. 액체 수소 중량은 기체 수소의 1/240에 불과하다. 저장 탱크 1리터(ℓ) 기준으로 기체 수소는 0.3g을 저장할 수 있지만, 액체 수소는 71g을 저장할 수 있다. 다만 액체 수소는 고압 상태에서 액화 과정이 필요해 비용이 더 비싸다. 액체 수소 대중화가 어려운 이유다. 최근에는 액상 유기화합물(LOHC)을 활용해 수소 저장 용량을 높이는 기술이 개발되고 있다.

LOHC는 용량뿐만 아니라, 안전성도 뛰어나다. 수소는 공기 중 산소와 접촉하면 폭발할 수 있다. 이에 고압으로 수소를 압축·저장하는 작업에는 위험이 따른다. LOHC는 액체 상태 화합물에 수소를 저장해 고압에 따른 폭발 위험성이 없다. 다만 촉매의 불안정성, 수명 시간 제한 등의 단점도 있어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 LOHC에는 △시클로알칸 △N-헤테로사이클 △포름산 △디벤질톨루엔 등이 있다. 

일진하이솔루스 '타입4 수소 튜브 트레일러' (사진=일진하이솔루스)

◇ ‘타입4’ 수소 트레일러 국내 출시...대기업들도 뛴다

국내 대표 튜브 트레일러 업체로는 일진하이솔루스가 꼽힌다. 일진다이아의 자회사인 일진하이솔루스는 지난 8일 국내 최초로 4세대 수소 탱크에 해당하는 ‘타입4’ 탱크가 창작된 수소 튜브 트레일러를 출시해 업계의 관심을 집중시켰다. 타입4 튜브 트레일러는 450바(bar)까지 압력이 지원돼 최대 500㎏의 기체 수소를 실을 수 있다. 이는 타입3 트레일러 저장량보다 1.67배 높은 수준이다. 

타입4 수소 튜브 트레일러를 설계한 일진하이솔루스 유계현 설계팀 팀장은 “기존 타입1 트레일러와 비교해 무게는 14t가량 가볍고, 길이도 6m 정도 짧은 10m”라며 “도심에 설치한 교각 대부분은 견딜 수 있는 중량이 15t 정도에 불과한데, 타입4 트레일러를 쓰면 이런 제한에도 구애받지 않는다”고 말했다. 타입4는 해외 기업 가운데서도 일본 토요타(トヨタ) 정도가 양산에 성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진하이솔루스 외에는 한화솔루션·롯데케미칼·SK E&S 등이 수소 탱크 분야에서 뛰고 있다. 한화솔루션은 태광후지킨(일본), 시마론(미국) 등 외국 기업을 인수해 기술 확보를 추진하고 있고, 롯데케미칼은 에어리퀴드코리아 등과 업무 협약을 맺고 타입4 탱크를 개발하고 있다. SK E&S는 SK와 미국 기업인 플러그파워에 약 1조 8,000억원을 투자, 2023년까지 액체 수소 시장에서 성과를 낸다는 목표다.  

수소 탱크 종류(그래픽=한화솔루션)

◇ “튜브 트레일러 시장, 2025년까지 1조원으로 성장 전망”

시장 조사 기관에 따르면 글로벌 수소 튜브 트레일러 시장은 2020년 2억 8,500만 달러(약 3,279억원)에서 2025년 10억 달러(1조 1,507억원)로 4배 가까이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국내에서도 빠르게 수요가 늘고 있다. 수소 전기차 생태계 조성을 위해 설립된 특수 목적 법인 하이넷(수소에너지네트워크)은 2022년까지 총 100대의 튜브 트레일러를 구매할 계획이며, 한국가스공사도 수소 생산 기지 구축에 발맞춰 2030년까지 총 500대의 튜브 트레일러를 구매·운영할 예정이다. 

한편 트레일러 외에 선박, 철도, 지게차, 무인기(드론) 등에 적용할 수 있는 수소 저장 탱크 개발도 한창이다. 운송보다는 동력(에너지)원 저장 목적이 크다. 일부 기술은 상용화 단계에 첫발을 뗐다. 울산은 지난해 9월 국토교통부에서 수소 트램형 도시철도망 구축 계획을 승인받고, 2024년 1·2노선(1노선 태화강역~신복로터리, 2노선 송정역~야음사거리) 착공에 돌입해 2027년 개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안홍상 일진하이솔루스 대표는 “수소 튜브 트레일러는 수소 충전소 운영비, 투자비, 시내 운행 제한 등 문제를 해결해 수소 인프라 확대에 이바지할 것”이라며 “(다만) 외국은 (450바에서 200바 등으로) 점점 수소 저장 수준을 높이고 있다. 우리도 외국 흐름을 따라갈 필요가 있다. 정부 관련 조직 등과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넷뉴스=양원모 기자] ingodzone@e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