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삐' 2050 탄소중립 경고음 울리는데···재생에너지 대책은

신흥국들 탄소중립에 동참할 경우 경제손실에 대한 보상 시스템 없어 화석연료 대체할 수력발전 속도 더뎌···재생에너지 부품 가격도 상승 탄소중립 선두주자 영국, 독일조차 화석연료에 크게 의존

2021-07-14     곽수연 기자
사진=픽사베이

[이넷뉴스] 캐나다, 미국 서부지역이 들끓고 있다. 북미 서부지역은 최악의 폭염으로 돌연사가 속출하고 홍합, 조개도 뜨거운 더위에 저절로 입을 벌리며 폐사하는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

지구온난화 문제의 심각성이 대두되면서 2050년 탄소중립 목표 달성이 어느 시점보다 시급한 상황이다.

하지만 전 세계 정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타격을 입었던 경제를 정상화하는데 총력을 기울면서 지구온난화 주범인 화석연료 사용이 급증하고 있다.

더 큰 문제점은 재생에너지가 화석연료를 대체하기엔 아직 역부족이고 탄소중립을 위한 실효성 있는 대책 역시 없다는 것이다. 

경제선진국들은 수십년간 화석연료를 기반으로 산업 및 경제발전을 이뤄냈다. 이제 개발도상국들이 경제성장을 이뤄낼 타이밍이 왔는데 선진국이 탄소중립이란 명분으로 신흥국들의 경제활동에 제동을 걸고 있다.

◇ 신흥국에 탄소중립은 먼 나라 얘기

사진=픽사베이

특히 코로나19로 경제적 타격을 입고 소득양극화가 심해진 신흥국 입장에선 화석연료를 바탕으로 경제정상화 및 발전이 시급한 상황이다.

이런 신흥국에게 탄소중립목표 달성은 현실을 외면한 먼 우주 별나라 세상의 이야기다. 또한, 신흥국이 경제성장 대신 탄소중립을 선택한다해도 이에 대한 보상 체계도 없다.

이에 신흥국은 직접 나서서 선진국에게 탄소중립 비용 청구서를 내밀었다. 석유전문매체 <오일프라이스닷컴>에 따르면 인도는 화석연료를 줄이고 재생에너지로 전환하는데 소요되는 경제적 비용이 막대하기 때문에 그 비용을 선진국이 보상해달라고 주장하고 있다.

지난주 라메시워 구프타 인도 환경부장관은 미국 경제매체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인도는 탄소중립에 반대하지 않지만, 적절한 재정마련 없이는 탄소중립에 전념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인도가 탄소배출하기를 원하지 않으면 재정을 지원해달라"며 "개발도상국 입장에서 해마다 1,000억 달러(한화 약 114조 원)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브라질도 동감하며 에너지 전환을 위해 해마다 100억 달러(약 11조 원)을 다른나라가 원조해달라고 주장했다.

선진국이 탄소중립 명분으로 신흥국 경제활동을 제약하면 신흥국의 경제성장 기회를 박탈하는 것과 같다. 다시 말하면 신흥국이 경제발전을 통해 선진국으로 부상할 수 있는 '사다리 차기'와 같기 때문에 그 손해비용을 청구하는 셈이다.

신흥국들이 경제정상화를 제쳐놓고 2050년 탄소넷제로(중립)에 전념할 수 있게 하려면 보상 대책이 필요하다.

◇ 재생에너지, 화석연료 대체하기엔 역부족

가뭄으로 갈라진 땅. (사진=픽사베이)

또 다른 문제점은 화석연료를 대체할 재생에너지가 없다는 것이다. 재생에너지가 가진 한계점으로 화석연료를 대체하기엔 역부족이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수력발전을 화석연료를 대체할 막강한 대체 에너지원으로 거론하며 수력을 '조용한 거인'이라고 평가했다. 수력발전은 지난해 석탄, 천연가스 이어 가장 많은 전력을 생산한 에너지원이었다. 게다가 수력은 태양광, 풍력을 합친 것보다 더 깨끗하고 현재 전 세계 발전량의 6분의 1을 차지하고 있다. 이에 IEA는 전 세계가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달성하려면 수력발전 용량을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수력발전 성장 속도는 점점 둔화되고 있는 추세다. IEA는 중국, 인도, 에티오피아 주도아래 앞으로 10년간 수력발전 용량이 17% 정도 늘어날 전망이지만 이는 지난 10년간 수력발전 성장 속도에 비하면 25% 느린 속도라고 지적했다. 수력발전 성장속도를 가속화할 정부 정책이 시급하다.

여기에 수력발전 성장을 저해하는 또 다른 큰 장애물은 가뭄이다. 최근 미국 캘리포니아 주(州)는 심각한 가뭄으로 인해 물부족 사태를 겪으며 수력발전이 큰 타격을 입었다.

◇ 인플레로 신재생에너지 발전 더뎌져

사진=픽사베이

현재 전 세계적으로 나타나는 인플레이션 현상도 신재생에너지 발전을 저해하는 요소다.

전대미문의 코로나19 사태로 전 세계 정부는 대규모 경기부양책으로 시중에 돈을 풀어 화폐 가치는 하락했다. 지난 6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는 13년래 최고치를 경신했다.

물가 상승에 재생에너지에 들어가는 부품 가격도 상승했다. 부품 물가상승으로 경제성이 타격을 입자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탄력받았던 재생에너지 발전용량도 주춤해졌다.

재생에너지가 효율성, 경제성, 수급상황 모든 측면에서 화석연료를 대체하기엔 역부족이다. 또한 청정 전력 생산을 기술 개발 및 투자 하는데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오일프라이스닷컴>에 따르면 탄소중립 선두주자로 알려진 영국조차 천연가스에서 대부분의 전력을 생산하고 있다. 또 다른 선두주자로 알려진 독일도 석탄에서 대부분의 전력을 생산한다.

탄소중립 모범국으로 알려진 영국, 독일조차 화석연료에 크게 의존하는 현재 상황에서 탄소중립 달성에 대한 의구심은 증폭될 수밖에 없다.

지구온난화로 인해 전 세계가 유례 없는 폭염, 가뭄, 폭우, 산불 등 자연재해를 겪고 있다. 마다가스카르는 심각한 가뭄으로 먹을 곳이 없어 메뚜기, 선인장으로 연명하고 있다.

다음주면 우리나라도 북미지역처럼 기록적인 폭염이 다가올 수 있다는 기상예보가 울리고 있다.

지구온난화의 심각성에 대한 경고음이 이처럼 계속 울리고 있다. 하지만 탄소중립을 위한 실효성 있는 대책도, 화석연료를 대체할 재생에너지도 현재로선 없다는게 현 상황이다.

[이넷뉴스=곽수연 기자] sooyeon0702@e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