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업계, 전기차 윤활유 시장 적극 공략
국내 정유 4사, 친환경 윤활유 미래 먹거리 낙점 친환경 윤활유 시장, 전기차 수요 급증에 급성장
[이넷뉴스] 국내 정유업계가 전기차 전환 시대에 맞춰 전기차용 윤활유 시장 공략에 나섰다. 내연기관차의 종말이 다가오면서 정유업계 역시 신성장 동력 발굴이 불가피해진 상황에서 친환경 차량 시장에 대응하려는 방안으로 윤활유 시장 선점에 나선 것이다. 현재 SK에너지, GS칼텍스, 에쓰오일, 현대오일뱅크 국내 정유 4사는 모두 전기차용 윤활유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정유업계는 전기차를 비롯해 하이브리드차 등 향후 더욱 확대될 친환경 차량 시장에 대응하기 위해 윤활유 사업 부문을 확대하는 추세다. 지난해 유가 하락으로 인해 큰 적자를 기록했음에도 불구하고 윤활유 사업 부문은 흑자를 기록하며 새로운 미래 먹거리로 자리 잡았다.
◇ GS칼텍스, 국내 최초 하이브리차 전용 윤활유 출시
GS칼텍스는 지난해 국내 정유업계 최초로 하이브리드차 전용 엔진오일 ‘킥스 하이브리드’를 출시했다. 하이브리드차 시장 급성장에 발맞춘 저점도 윤활유 제품으로, 연비개선 효과 및 엔진부품 보호 성능을 강화했다.
GS칼텍스의 윤활유 브랜드 ‘킥스’는 지난 2005년 출범한 후 자동차용을 비롯해 산업용까지 180종 윤활유 제품을 선보이고 있는 국내 대표 윤활유 브랜드 중 하나다. 이번에 발표된 킥스 하이브리드는 국제표준 엔진오일 인증기관인 미국석유협회(api)의 가장 최신 등급인 SP규격을 충족하는 등 친환경 엔진 오일로의 성능 역시 인정받았다.
향후, GS칼텍스는 급변하는 친환경 시장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다양한 제품 개발을 확대해나간다는 방침이다. 전기차 수요가 급증함에 따라 전기차 관련 윤활유 제품도 최근 개발을 완료해 판매를 앞두고 있다.
전기차 윤활유의 경우 내연기관용 윤활유와 달리 완성차업체에 직접 공급하는 시장이다. 교체 주기가 길기 때문에 후발주자들의 시장 진입이 쉽지 않은데, GS칼텍스는 전기차 업체를 상대로 수요, 판매 가능성 등을 협의 후 공급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 현대오일뱅크, 윤활유 사업 확대···친환경 시장 공략
현대오일뱅크는 GS칼텍스에 이어 두 번째로 하이브리드차 전용 윤활유 제품을 출시한다. 올 하반기 하이브리드차 전용 윤활유인 ‘현대엑스티어 하이브리드’(가칭) 출시를 앞두고 있다. 이 역시 국내 하이브리드차 수요가 급증하면서 시장 선점 대응에 나서기 위한 결과다.
친환경 윤활유 사업을 확대하고 있는 현대오일뱅크는 지난해 윤활유 사업본부를 독립 출범시키며 본격적으로 윤활유 사업 확대 준비를 마쳤다. 다른 정유사에 비해 윤활유 사업에 늦게 뛰어들었지만, 빠른 속도로 제품 포트폴리오 확대에 나서고 있다. 향후 하이브리드차를 비롯한 친환경 프리미엄 윤활유 등에 집중하고 국내 시장뿐만 아니라 해외시장까지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현대오일뱅크는 친환경 사업 전환에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이달 초 세계 최대 수소 생산업체인 에어프로덕츠와 수소에너지 활용을 위한 전략적 협력 양해각서를 체결했으며 지난 27일에는 에너지·석유화학 분야 세계 최다 특허 보유사인 하니웰UOP와 친환경 에너지 플랫폼(RE플랫폼)전환을 위한 기술협력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앞서 블루수소, 화이트바이오, 친환경 화학 소재 사업을 3대 미래 사업으로 선정한 바 있는 현대오일뱅크는 2030년까지 친환경 사업의 영어이익 비중을 70%로 높인다는 방침이다. 기존 공장은 RE플랫폼으로 전환해 석유제품 대신 납사 등 화학제품 원료를 생산해 건설 중인 HPC(Heavy feed Petrochemical Complex)에 납품할 계획이다.
◇ SK루브리컨츠, 윤활유 시장 독보적···올해 2배 성장 예측
현재 전기차용 윤활유 시장에서 앞서나가고 있는 기업은 SK루브리컨츠가 독보적이다. SK이노베이션의 자회사인 SK루브리컨츠는 전기차용 윤활유 제품을 잇달아 출시하며 기술력을 인정받아 전기차용 윤활유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고급 윤활기유 시장에서 20년 넘게 압도적인 글로벌 1위를 차지하고 있다.
SK루브리컨츠에 따르면 최근 2년간 전기차용 윤활유 판매는 연평균 33% 증가했으며 올해 전기차용 윤활유 판매량은 전년 대비 2배 이상인 130만 대분을 목표로 하고 있다. 올해 전기차 시장이 지난해 220만대 대비 약 2배 가까이 성장할 것으로 예측되면서 올해 판매 목표를 충분히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SK루브리컨츠는 향후 차량뿐만 아니라 에너지저장장치(ESS)의 열관리 관점에서도 윤활유 연구개발을 지속 추진하고 있으며 풍력 발전 설비 등 향후 수요가 확대될 신재생에너지 설비용 윤활유 시장도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 에쓰오일, 윤활유 해외 현지 생산 시작
에쓰오일은 지난해 해외에서도 윤활유 생산에 돌입했다. 해외 현지 시장 공략을 위한 방침이다. 지난해 9월 인도의 윤활유 1위 기업인 걸프오일윤활유와 손을 잡고 인도 현지에서 ‘에쓰오일 세븐’을 제조 및 판매 중이다.
에쓰오일이 해외에서 제품을 생산하고 현지 유통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자, 국내 정유업계 중 최초로, 세계 윤활유 시장 중 세 번째로 큰 인도에서 에쓰오일 세븐 브랜드의 성공적인 정착을 위해 인도 걸프오일과 적극적으로 협력한다는 계획이다.
친환경용 윤활유 개발에도 속도가 붙었다. 지난해 전기차에 최적화된 4종의 윤활유 개발을 완료해, 연내 제품 판매에 돌입할 예정이다. 이 외 친환경용 윤활유 추가 개발 중이며 배터리 쿨링 플루이드 출시도 앞두고 있다. 배터리 쿨링 플루이드는 전기차 내 배터리가 과열되거나 폭발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열기를 식혀주는 역할을 한다.
이처럼 정유업계는 향후 친환경차 시장이 확대됨에 따라 친환경 윤활유 제품 비중을 대폭 확대한다는 전략이다. 탈탄소 정책 기조로 환경 규제도 나날이 강화되는 만큼 윤활유 수요는 나날이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넷뉴스=김수정 기자] meteor1224@e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