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소 트램·선박·플랜트···‘수소 특별시’로 진화하는 울산

울산시, 각종 수소 사업 유치 및 수소 신사업 실증 거점으로 주목 수소 트램·선박·하이브리드 버스 등 십여가지 연구, 개발···수소 생산·유통 허브 역할도 세계 최대 액화 수소 플랜트 유치···“한국판 그린 뉴딜 및 수소 경제 활성화 선도적 역할”

2021-06-30     양원모 기자

[이넷뉴스] ‘조선(造船) 도시’ 울산광역시가 ‘수소 도시’로 거듭나고 있다. 각종 수소 사업 유치 및 관련 신사업 실증의 거점으로 떠오르면서다.

울산은 전국 최대 수소 생산·유통지다. 한 해 약 82만톤(t)의 수소가 생산·유통된다. 국내 전체 생산량의 절반 수준이다. 울산은 2019년 수소 그린 모빌리티 규제 자유 특구, 수소 시범 도시 조성지로 선정되기도 했다.

◇ 시내엔 ‘수소 트램’, 강에는 ‘수소 유람선’

30일 업계에 따르면 울산에서 연구·개발되고 있는 수소 관련 신사업은 수소 트램, 수소 선박, 수소 전기 하이브리드 버스 등 십여가지에 달한다. 특히 현대로템이 개발하고 있는 수소 트램은 국내 처음 도입되는 것으로, 2027년 개통을 목표로 총 4개 노선, 연장 48.25㎞ 구간으로 추진되고 있다. 트램은 도로 위에 깔린 레일로 주행하는 도시 열차다. 시는 재정 여건과 이용 수요 등을 고려해 2024년 1·2호선 착공에 들어갈 계획이다.

트램이 울산 시내를 달리면, 태화강에는 ‘수소 선박’이 뜬다. 시는 올해 말까지 국비 95억원을 투입해 남구 장생포~태화강 국가정원을 지나는 25t급 수소 유람선에 대한 실증 사업을 진행한다. 총 40명을 싣고, 약 40㎞/h 속도로 운항되는 수소 유람선은 울산 온산 공단 입주 기업인 에이치엘비가 개발을 맡았다. 시는 기존 ‘태화강 나룻배’를 수소 유람선으로 대체해 2022년까지 관광 상품화할 계획이다.

수소 전기 하이브리드 버스는 울산시를 비롯해 총 9개 기관·기업이 협력하는 프로젝트다. 총 23억원이 투입된다. 시는 2024년까지 수소 전기 하이브리드 버스에 대한 실증을 마치고, 수도권 등 전국으로 보급 및 확산시키는 게 목표다. 울산시 관계자는 “수소 전기 하이브리드 버스 기술 개발로 변화하는 자동차 시장에서 세계적인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수소 트램 콘셉트 차량 (사진=울산시)

◇ 세계 최대 액화 수소 플랜트 품기도

울산은 수소 산업의 테스트 베드뿐만 아니라, 전국 수소 생산·유통의 허브 역할도 수행하고 있다. 울산은 우리나라 전체 수소 생산량의 50% 이상을 담당하는 국내 최대 수소 생산지다. 1962년 특정 공업 지구로 지정된 뒤, 석유 화학이 지역 대표 산업으로 자리 잡으면서 수소 생산의 중심지가 됐다. 현재 울산석유화학단지에는 SK에너지, 한화케미칼 등을 비롯해 200여곳의 화학 기업이 입주해있다.

최근 울산시는 대형 호재를 맞았다. 효성중공업과 글로벌 가스·화학 전문 기업 린데가 건설하는 세계 최대 액화 수소 플랜트의 유치를 확정한 것. 2023년 5월 가동을 목표로 남구 효성화학 용연 공장 부지에 추진되는 수소 플랜트의 총생산량은 1만 3,000t으로, 단일 플랜트 기준 세계 최대 규모다. 효성중공업은 수소 생산량을 3만 9,000t까지 끌어올리기 위해 앞으로 5년간 1조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효성중공업은 ‘수소’를 미래 먹거리로 점찍고, 사업 패러다임 전환에 사활을 걸고 있다. 효성 조현준 회장은 수소 플랜트 기공식에서 “효성의 역사가 시작된 울산에서 100년 효성으로 나아갈 새 장을 열게 돼 감회가 새롭다”며 “수소 에너지는 인류의 미래를 바꿀 에너지 혁명의 근간이다. 꾸준한 투자를 통해 수소 에너지로 패러다임의 전환을 이끌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효성 조현준 회장이 지난 21일 울산에서 열린 수소 사업 비전 선포식 및 액화 수소 플랜트 기공식에서 인삿말을 하고 있다. (사진=효성그룹)

◇ 시범 도시 통해 ‘미래 수소 도시’ 청사진

울산시는 2022년 수소 시범 도시 조성이 1년 앞으로 다가오면서 건립에 속도를 내고 있다. 앞서 국토교통부는 2019년 안산, 울산, 전북 전주·완주 3곳을 수소 시범 도시 사업지로 선정하고, 총 사업비의 50%를 국비 지원하기로 했다. 시는 올 하반기 시범 도시 착공식을 열고, 약 400억원을 투입해 수소 에너지 주택 및 공공시설 건립에 나선다.

울산시는 시범 도시를 통해 미래 수소 도시의 청사진을 그린다. 석유 화학 단지에서 발생하는 부생 수소를 도심 내 건물 및 충전소에서 활용하고, 이를 위해 사물인터넷(IoT) 배관망을 구축한다. 또 수소 지게차·선박용 수소 충전 설비 등을 가동하고 수소 시내버스 10대, 수소 시티 투어 버스 1대 등을 운영하며 수소 모빌리티 실증을 진행한다. 

송철호 울산시장은 “탄소 경제에서 수소 경제로의 에너지 패러다임 변화는 이미 시작됐다”며 “탄탄한 기체 수소 기반 인프라를 바탕으로 액화 수소 생태계를 주도해, 울산이 정부의 한국판 그린 뉴딜과 수소 경제 활성화에 선도적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넷뉴스=양원모 기자] ingodzone@e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