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소중립 중점학교’ 키워 미래 꿈나무 환경시민으로 키운다

울산 옥서초등학교 등 5곳 탄소중립 중점학교 선정 교육 기자재 구입비 등 학교마다 1억5000만원 받아 환경부, 교육부 등 6개 부처 전문성 살려 적극 지원

2021-06-28     조선미 기자
(사진=픽사베이)

[이넷뉴스] 어린 시절 학교에서 자연스럽게 체득한 지식은 평생을 살아가며 삶의 자양분이 된다. 숲속 운동장에서 뛰어 놀고 흙을 매만지며 자란 아이들은 자연스럽게 생태 교육을 받으며 환경 시민으로 성장하게 마련이다.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2050년 탄소중립 달성을 위한 긴 여정이 시작됐다. 학교에서도 미래 주역인 학생들이 기후, 환경 변화에 대한 의식을 가지고 성장할 수 있도록 장기적인 관점에서 체계적인 교육을 하기 위해 애쓰고 있다.

◇ 학교를 환경 교육의 핵심거점으로 육성

지난해 환경부는 ‘학교 환경교육 비상선언’을 통해 학교 환경교육 대책을 본격 추진한다고 밝혔다. 학생들의 환경학습권 보장, 학교를 환경교육의 핵심거점으로 육성, 학교와 교육청에서 실천가능한 온실가스 감축방안 모색 등이 선언문의 주요 내용이다.

최근 환경부는 교육부, 농림축산식품부, 해양수산부, 산림청, 기상청과 함께 ‘탄소중립 중점학교’를 선정해 이 같은 행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번 사업은 6개 부처가 지난 4월 ‘학교 탄소중립을 실현을 위한 관계 부처 업무협약’을 맺은 후 추진되는 것이다. 각 부처는 지역의 여건과 학교의 특색을 고려한 환경교육 프로그램을 설계해 실천 중심의 학습공동체로 운영할 계획이다.

공모로 진행된 탄소중립 중점학교 지원 사업은 전국에서 50개 학교가 신청하는 등 ‘친환경 학교 만들기’에 대한 관심이 높았다. 심사위원회는 학교가 제출한 계획서, 진단지표 등을 바탕으로 1차 서면심사와 2차 현장실사를 진행했다. 그 결과 초등학교 1곳과 중학교 2곳, 고등학교 2곳 등 총 5개 학교가 최종 선정됐다.

현재 이들 학교는 교과목에 환경 관련 내용을 포함시켜 다양한 환경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현장 중심의 생태 프로젝트 수업을 진행 중이다. 이번 중점학교 선정으로 교육 기자재 구입과 환경 캠페인 활동을 위한 비용으로 학교마다 1억5000만원씩 지원받게 됐다.

최종 선정된 학교들의 교육 프로그램은 탄소중립 달성을 위해 학생들의 눈높이에서 구성된 다채로운 수업과 실험, 흥미로운 캠페인이 인상적이다. 미래 꿈나무들이 식물 키트로 꾸며진 ‘교실숲’에서 환경 캠페인 노래를 부르며 무럭무럭 자라나고 있다.

(사진=픽사베이)

◇ 환경 캠페인 노래, 교실숲 조성 등 눈길

경남 울산 옥서초등학교는 탄소중립, 환경·지속가능발전 교육 등에 대해 어린 학생들을 포함한 학교구성원의 이해와 협력도가 높다는 평가다. 특히 전교생 대상 환경생태 프로젝트 수업과 지역환경교육센터와의 협업 등으로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것이 장점으로 꼽혔다. 향후 농림축산식품부의 지원으로 농어촌체험 휴양마을의 학습시설과 교육 프로그램이 체계화되면 농촌 생태교육 등도 이뤄질 것으로 기대된다.

여러 교과목에 환경 관련 내용을 자연스럽게 녹여낸 학교도 있다. 전남 목포혜인여자고등학교가 주인공이다. 학생들은 국어 시간에 환경 추천도서를 읽은 뒤 독서감상문을 쓰고, 수학 시간에는 자동차 탄소 배출량을 구하는 문제를 푼다. 음악 시간에는 환경 캠페인 노래를 작곡해 불러보고, 미술 시간에는 에너지 절약 관련 표어와 포스터를 만든다.

충남 논산 연무여중은 재활용품을 변신시키는 ‘업사이클링’과 조깅을 하면서 쓰레기를 줍는 ‘플로깅’, 교실숲 조성으로 좋은 점수를 받았다. 가정, 지역과 연계한 탄소중립 문화 만들기에도 열심이다. 기후위기 대응교육 ‘슬기로운 친환경생활 실천다짐’을 생활화하며 ‘탄소중립학교 3·6·5 실천’을 학교·가정·지역 연계로 운영 중이다.

앞으로 6개 관계 부처는 이들 5개 중점학교가 더욱 발전할 수 있도록 환경교육 공간설계 및 교육과정 등 탄소중립학교 운영 전반을 지원한다. 학생들이 쉽게 환경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각 부서의 전문성을 살려 컨설팅에 나서는 한편 체험 중심 교육을 위해 여러 연계 프로그램을 마련할 예정이다.

◇ 농어촌 학교 연계 등 실천·체험 중심 교육

교육부는 환경교육 교재·교구·기자재 구입비와 교실숲 조성 키트를 마련하고, 농식품부는 농어촌인성학교를 연계해 방문을 통한 실천·체험 중심 환경교육을 실시한다. 환경부는 탄소중립교육 헬프데스크를 운영하고, 산림청은 국산 목재를 활용해 교실 환경을 바꾼다.

이와 함께 시·도 교육청 별로 선정하는 탄소중립 시범학교에도 환경교육 콘텐츠와 체험교육 자료 등을 제공해 중점학교와 연계, 기후위기 대응과 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학교 교육 기반을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올해 부처 합동으로 선정된 학교는 탄소중립 학교 조성을 위한 구성원들의 협동성과 제출한 방안의 실현 가능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선정했다”며 “앞으로 탄소중립 중점학교 운영 결과 분석을 통해 우수 사례를 확산하고, 선정 학교 수를 확대하는 등 어릴 때부터 탄소중립을 위해 실천할 수 있도록 관계 부처와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부산시가 2025년까지 기후위기, 탄소중립 사회로의 전환을 앞당기는 환경교육 추진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제3차 환경교육 종합계획을 발표했다.

시는 부산 전역에서 환경교육을 받을 수 있는 온·오프라인 기반을 세우기 위해 환경교육 플랫폼 및 교육 콘텐츠를 제작할 수 있는 온라인 환경학습 지원 스튜디오 구축에 나선다. 아울러 폐교를 활용한 부산환경체험교육관을 꾸려 시민과 학생들이 국내외 환경 이슈를 직접 체험할 수 있는 스마트 교육의 장을 만든다는 포부다.

[이넷뉴스=조선미 기자] sun@e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