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광 기술 진화, 에너지 산업 판도 흔든다

빌 게이츠도 투자한 집중 태양광 발전 사업 가시화, 1천 2백 억 모금 완성 태양 광 타워 부문의 성장, 향후 7년 연 16.1% 성장 프레임 없고 휘어지는 가벼운 태양광 패널로 틈새시장까지 공략

2021-06-28     신종섭 기자
태양광 발전 부품 가격 하락과 기술 발전이 미래 재생에너지 판도를 바꾸고 있다. (사진 출처 : 픽사베이)

[이넷뉴스] 미래 에너지 중 태양광 에너지를 이용하는 곳이 많이 늘어날 것이라는 사실에 이의를 제기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아직도 태양광 에너지의 비용 대비 효율성, 도심에서나 협소한 장소에는 설치가 어렵다는 점 등이 장애 요인으로 꼽힌다.

빠르게 발전하는 기술들이 이를 극복할 수 있을까.

철강•시멘트 산업 지원 태양광으로 혁신적 탈탄소화

철강, 시멘트, 석유 화학 생산 공장은 탄소 배출의 가장 큰 오염원이다. 특히 대형 제철소는 연간 150만 톤의 석탄을 용광로에서 태우고 있다. 전 세계 탄소 배출량의 거의 4분의 1을 차지하지만, 극도로 뜨거운 온도가 요구되기 때문에 재생 가능 에너지로는 이러한 유형의 산업 공정을 실행할 수 없었다.

하지만 태양열 에너지를 섭씨 1,000도까지 집중시키는 새로운 기술이 가시화되면서 에너지 업계 탈탄소화 혁신을 일으킬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캘리포니아에 기반을 둔 스타트업 헬리오겐(Heliogen)은 빌 게이츠(Bill Gates)도 투자해 관심을 모았던 회사다. 이들은 태양광 패널이 아닌 거울을 이용해 빛을 한군데로 모아서 열에너지를 얻는다. 여기에는 AI가 기계 학습을 통해 거울의 각도를 20도까지 최대한 정밀하게 얻을 수 있는 방법을 찾아 조정하는 기술이 들어갔다.

이를 통해 반사된 태양열이 모여 섭씨 1,500도까지 온도를 생성할 수 있다는 것이다. 수집된 모든 열은 절연된 강철 튜브를 따라 암석층으로 이동한다. 암석은 해가 진 후에도 열을 저장하고 유지할 수 있다. 헬리오겐은 이를 통해 산업 공정에 전력을 공급하거나 물을 분리하고 수소를 생성하여 탄소가 없는 연료로 정제할 수 있게 한다.

이 회사는 캘리포니아주 랭커스터(Lancaster)에 400개의 헬리오스타트(heliostat) 거울을 갖춘 테스트 시설을 보유하고 있지만, 앞으로 4만 개 거울을 갖춘 시스템을 더 구축할 계획이다. 이미 1억 8백만 달러(약 1, 226억 원)를 모금했다.

헬리오겐의 창립자 겸 CEO인 빌 그로스(Bill Gross)는 “컴퓨터로 제어되는 거대한 돋보기라고 보면된다. 과거에는 거울이 빛을 정확하게 모을 수 없었지만, 컴퓨터 비전과 이미지 처리를 통해 과정을 개선했다.”라며, “회사들은 CO2 배출량을 1%, 2%, 3% 줄이는 방법을 찾고 있다. 우리의 장비로 하루 중 8시간 동안 사용하면 33% 줄일 수 있다. 만약 이 방식이 화석 연료보다 훨씬 저렴할 수 있다면, 전 세계가 대규모로 채택할 것."이라고 말했다.

집중 태양광 기술의 글로벌 시장은 105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며, 태양광 타워 부문 성장은 향후 7년 동안 연평균 16.1% 성장할 것이라고 시장조사업체인 GIA(Global Industry Analysts, Inc.)는 밝혔다.

또 미국 시장은 2020년에 17억 달러로 추정되며, 중국은 2027년까지 18억 달러 규모에 도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다른 주목할 만한 시장 중에는 일본과 캐나다가 있으며, 2020∼2027년 동안 각각 8% 및 7.4% 성장할 것으로, 유럽 ​​내에서 독일은 약 7.4%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프레임 없앤 패널로 장소 제한 극복, 틈새시장 노린다

대규모 발전 시설은 아니지만, 태양광 패널을 설치하고 싶어도 장소가 협소하거나 패널의 무게 등에 대한 우려로 못하는 곳도 많다. 이런 틈새시장을 노린 기술도 나왔다.

맥시온 솔라 테크놀로지스의 맥시온 에어(Maxeon Air). (사진 출처 : 맥시온 솔라 테크놀로지스 홈페이지 갈무리)

최근 싱가포르의 맥시온 솔라 테크놀로지스(Maxeon Solar Technologies)는 기존 태양광 패널에서 프레임을 없앤 후 얇고 가볍게 만들어 일반 패널 설치가 어려운 상업용 건물의 지붕에 설치할 수 있는 제품, 맥시온 에어(Maxeon Air) 패널을 만들었다.

이 제품은 알루미늄 프레임, 랙(racking), 앵커(anchors) 또는 밸러스트(ballast) 없이 상업용 건물의 옥상에 직접 설치할 수 있는 통합 접착층(integrated adhesive layer)이 있다. 또한, 고르지 않은 지붕 표면에서 작동하도록 설계되었다.

또 금속 재질에 응력 완화(stress-relieved)가 가능하면서도 부식에 강하고 균열 없이 구부릴 수 있는, 여러 IBC 태양 전지로 구성되어 있다. 회사는 전체 패널 효율성이 20.9%이며, 음영 허용 오차도 설계에 통합되었다고 밝혔다.

무게 역시 기존 패널의 약 절반으로, 기존 태양광 발전 시스템 무게를 지탱할 수 없게 만든 지붕에도 설치할 수 있다고 한다.

멕시온 CEO 제프 워터스(Jeff Waters)는 "50년 동안 태양광 산업은 유리 상판 패널 구조를 거의 독점적으로 활용해 왔다. 하지만 패널 크기 증가와 전지 비용이 많이 감소함에 따라 대형 유리 패널의 운송, 설치 및 장착 비용은 전체 시스템에서 상대적으로 큰 부분이 되었다. 에어 제품은 이러한 비용을 줄이는 것과 동시에 저 부하 상업용 옥상과 같은 완전히 새로운 시장 기회를 열 수 있다."라고 말했다.

맥시온 에어는 7월 21일부터 열리는 "The Smarter E Industry Days"에 공개 후 올해 하반기에 유럽의 일부 프로젝트에 설치될 예정이다. 일반 공급은 2022년 1분기로 예정돼 있다.

빠르게 하락하고 있는 태양광 부품 가격에 새로운 기술까지 더해진다면 재생에너지 분야에서 태양광 기술이 차지할 비중은 앞으로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이넷뉴스=신종섭 기자] shinjs@e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