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분야 탄소중립 수열에너지, 미래에너지 기대주 부상
수열에너지, 그린뉴딜 대표 주자로 주목 받아 2027년 강원도 수열에너지 클러스터 조성 예정 북미·유럽·일본, 수열에너지로 에너지 절감 효과
[이넷뉴스] 각국이 2050탄소중립을 목표로 에너지 전환을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가운데 신재생에너지 확대 과정에서 최근 가장 주목을 받고 있는 것은 수열에너지다.
수열에너지는 해수 표층 및 하천수에 저장된 열에너지를 의미한다. 물이 여름에는 대기보다 차갑고, 겨울에는 따뜻한 특성을 이용해 냉난방에 활용할 수 있다. 무엇보다도 자연 상태에 존재하는 에너지원으로서 부존량이 무한하기에 대규모의 열 수요를 충족시킬 수 있으며 연료의 연소 과정이 없다는 장점이 있다.
수열에너지는 보편적으로 기존 냉난방기와 비교했을 때 30% 안팎의 에너지 절감 효과가 있다. 화석연료를 이용해 냉수와 온수를 생산하는 것보다 에너지가 절감되며 이로 인해 온실가스 배출량 감소 효과도 있다는 점에서 그린뉴딜의 대표 주자로 주목받았다.
정부는 수열에너지를 녹색산업의 핵심 분야로 선정하고 중장기적인 실행계획을 수립했다. 지난달 열린 ‘2021 서울 녹색미래 정상회의(P4G)’ 물 기본 세션에서는 탄소중립 스마트 물관리에 대해 논의하고 기후위기 극복을 위한 국제사회의 물관리 실행을 촉구한 바 있다.
환경부는 이에 따른 후속 사업의 일환으로 올해 하반기부터 탄소중립형 스마트 물관리에 본격적으로 나선다. 오는 2027까지 강원도 춘천에 수열 융복합 클러스터가 조성되는데 클러스트 내에는 데이터센터와 스마트팜이 만들어질 예정이다. 또 부산 강서구 에코델타시티에서도 수열 공급 사업이 추진되는 등 수열에너지 활용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 수열에너지 융복합 클러스터 조성···경제적 기대효과↑
오는 2027년까지 조성 예정인 수열 클러스터는 국비, 지방비, 공공기관(한국수자원공사) 재원투자 등 총 3179억 원의 예산이 투입된다. 수열에너지 규모는 1만6500RT로, 현재 국내 수열에너지 최대 건축물인 롯데월드타워(3000RT)의 5배가 넘는 규모다.
수열 클러스터 내에는 친환경 데이터센터 집적단지, 스마트팜 첨단 농업 단지, 수열에너지 기업 집적단지 및 친환경 주거단지 등이 조성될 예정이다. 경제적 효과 역시 클 것으로 분석된다. 지역자원인 소양강댐 심층수를 냉난방 에너지로 활용하는 사업이기에 지역경제 활성화 및 일자리 창출 등으로 이어지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노동연구원의 SOC분야 고용영향 자체 평가 개선방안 연구에 따르면 에너지는 다른 신재생에너지보다 수열에너지가 고용 유발 효과가 더 큰 것으로 알려졌다. 설계, 장치, 건설공사 운영 및 보수 등으로 약 10억 원 당 9명의 고용을 유발한다.
환경부는 수열 클러스트를 공공 건축물 대상 수열 시범사업으로 운용하고 친환경 수열에너지를 확산해 민간영역까지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산학연 협력체계를 구축하고 정보통신기술, 빅데이터 등의 기술을 물관리 분야에 적용할 예정이다.
◇ 수열에너지 해외 현황 '북미 유럽 일본 활성화'
북미와 유럽 지역에서는 1980년대부터 수열에너지를 재생에너지로 인정하고 활용해왔다. 스웨덴의 수도인 스톡홀름은 해수, 하수, 호수, 지하수 등의 수열에너지를 활용해 도시 전체 지역난방 열원의 44%가량을 충당하고 있다. 지역냉방도 수열을 활용하면서 전력소비를 80% 가량 절감하는 효과를 거둔 것으로 분석됐다.
프랑스는 지난 1991년부터 센강 물을 끌어다 루브르박물관에 수열에너지를 공급하고 있으며 캐나다는 온타리오호 심층수를 이용해 토론토 시내 약 150개의 건물에 수열에너지를 공급하고 있다.
미국 코넬대는 1999년에 수열에너지 시스템을 만들었는데, 이는 근처에 위치한 카유가 호수를 이용한 것이다. 호수의 심층수를 이용해 냉난방을 하는 시스템을 갖춰 화석 에너지 사용량을 86%나 줄였다.
아시아지역에서는 일본 1989년 설립된 하코자키 지구 열공급센터가 대표적이다. 일본 최초의 하천수를 이용해 지역 냉난방을 공급하는 방식으로 기존설비 대비 에너지 절감 효과를 18% 이상 본 것으로 발표된 바 있다.
◇ 국내 수열에너지 사례 성공적 사례 '롯데월드타워'
국내에서는 지난 2014년 서울 롯데월드타워에서 최초로 건물 전체 냉난방의 10%를 수열에너지로 대체한 바 있다. 롯데월드타워는 한강수온도차를 이용하는 수열에너지를 운영한 결과 에너지 절감율 35%에 달하는 효과를 봤다.
또한 건물 냉방 시 필요했었던 건물 외부의 냉각탑을 절반 규모로 줄일 수 있었다. 냉각탑을 사용하게 되면 주변 지역에 비해 기온이 높아지는 열섬 현상이 촉진되며 소음, 진동 등의 문제가 발생하게 된다. 열에너지를 이용하게 되면 냉각탑이 필요 없기 때문에 이 같은 문제도 해결할 수 있게 됐다.
롯데월드타워는 수열에너지뿐만 아니라, 지열 냉난방시스템, 고단열 유리 사용, 태양열 집열판 등 5가지 신재생에너지를 활용하는 등 총 에너지 사용량이 12%를 자체 생산하고 있다. 이는 국내 ESG 경영의 대표적인 롤모델 사례로 언급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수열에너지는 아직 시작 단계이지만,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여 있어 수열에너지를 생산하는데 최적의 지리적 특성을 가지고 있다. 무엇보다도 수열에너지는 태양광이나 풍력처럼 날씨나 환경에 영향을 받지 않는다는 점에서 안정적인 신재생에너지로 각광받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넷뉴스=김수정 기자] meteor1224@e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