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공해차 보급목표 7% 초과···정부 탄소중립 가속페달
현대차·기아 등 10개 업체 2020년 환산실적 기준 총 32만8000대 저공해차보급, 판매량의 22% 수준 전기·수소차 확대 위해 올해와 내년 보급목표 상향
[이넷뉴스] 정부가 저공해차 보급목표제도 대상 기업의 지난해 보급실적을 조사한 결과 당초 목표보다 7%p 초과 달성한 것으로 확인됐다. 긍정적인 신호에 탄력을 받은 정부는 무공해차 보급 목표를 신설하는 등 탄소중립 달성을 위한 가속 페달을 밟기 시작했다.
저공해차 보급목표제도는 오는 2050년 교통·수송 부문에서의 탄소중립 달성을 위해 마련됐다. 자동차 회사들이 판매량의 일정 비율을 전기·수소차 등 저공해차로 채우지 못하면 기여금을 부과하는 제도다. 지난해 12월 ‘대기환경보전법’ 개정에 따라 2023년부터 기여금을 내야 한다.
환경부는 수도권 지역에서 시행하던 저공해차 보급목표제도를 지난해 전국으로 확대했다. 조사 대상은 최근 3년간 승용·승합차 연평균 판매수량이 4500대 이상인 자동차 업체다. 이에 따라 현대자동차·기아·한국GM·르노삼성·쌍용차·벤츠·BMW·토요타·아우디폭스바겐·혼다 등 국내외 10개 기업에 대해 조사가 이뤄졌다.
◇ 르노삼성 제외 9개 업체 보급목표 달성
환경부에 따르면 10개 자동차 업체는 2020년 환산실적 기준으로 총 32만 8000여 대의 저공해차를 보급했다. 보급실적은 판매수량을 단순 합산하는 것이 아니라 차종별 환산점수를 적용해 계산한다. 배기가스를 배출하지 않는 1종 전기·수소차는 1.2∼3.0점, 2종 하이브리드 차량은 0.6∼1.2점, 3종 가스·휘발유차에는 0.6점이 차등 부과된다.
당초 지난해 보급목표는 연평균 판매량의 15%에 달하는 22만 4047대였다. 하지만 실제로 기업들이 판매한 저공해차는 판매량의 22% 수준으로 목표치를 가볍게 넘어섰다. 차종별로는 1종 전기·수소차가 6.7만대 팔리면서 4.5%, 2종 하이브리드차가 11만 4000대 판매되면서 7.6%를 차지했다. 3종인 액화석유가스(LPG)‧휘발유차는 14만 8000대 팔려 9.9%의 판매율을 보였다.
기업별로는 르노삼성을 제외한 9개 업체가 모두 2020년 보급 목표를 달성했다. 특히 현대차와 기아는 전체 보급 대수의 72%를 차지하며 가장 좋은 성적을 냈다. 유일하게 목표 달성을 하지 못한 르노삼성은 지난해 저공해차 판매량이 5% 수준으로 떨어졌다. 신규 차량 출시 지연과 판매 부진 등 악재가 겹친 탓이다.
이번 조사를 시작으로 환경부는 수송 부문 탄소중립의 순조로운 이행을 위해 저공해차 보급목표제도를 강화할 계획이다. 특히 무공해차에 해당하는 1종 전기·수소차의 보급을 늘리기 위해 올해와 내년 보급목표를 상향하기로 결정했다.
저공해차 보급 목표는 2021년 18%, 2022년 20%로 단계적으로 상향할 예정이다. 또한 무공해차 보급 목표는 별도로 신설해 판매규모에 따라 2021년 4~10%, 2022년 8~12%로 차등 부과할 방침이다.
자동차 판매 업체의 규모를 고려해 보급목표치도 다르게 설정했다. 최근 3년간 연평균 판매량이 10만대 이상인 대규모 업체는 올해 10%, 내년 12% 달성을 목표로 한다. 연평균 판매량이 2만대 이상 10만대 미만인 중간 규모 판매자는 올해 4% 내년 8%가 목표치다.
10개 자동차 업체는 올해 환산실적 기준으로 저공해차는 약 44만8000대(31%), 무공해차는 약 20만 3000대(14%)를 보급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더욱이 무공해차는 지난해 실적 대비 3배 이상 증가, 교통·수송부문의 무공해차 전환이 가속화될 전망이다.
◇ 물류·운수 59개사 2030년 무공해차 100% 전환
한편 지난달에는 물류·운수 59개사가 2030년 무공해차 100% 전환을 선언, 탄소중립으로 가는 길에 힘을 보탰다.
롯데글로벌로지스, CJ대한통운, SK네트웍스, 현대글로비스 등 4개 물류·유통업체와 광성운수, 금성운수, 대운교통 등 55개 버스·택시 운수업체는 보유차량을 전기·수소차로 전환할 것을 선언하는 ‘한국형 무공해차 전환100’에 참여했다.
현재 59개 물류·운수업체는 총 8385대의 차량을 보유하고 있다. 이 가운데 무공해차는 약 5.5%를 차지한다. 4개 물류업체는 올해 57대의 무공해차 구매·임차를 시작한다. 2025년 800대, 2028년 1800대, 2030년 2500대를 누적 구매해 최종적으로 100% 무공해차 전환에 나선다.
버스·택시 운수업체는 2021년 380대, 2025년 2900대, 2028년 4800대, 2030년 5900대의 무공해차를 구매·임차할 예정이다.
버스와 택시, 화물차 등으로 운행하는 물류·운수업계의 무공해차 전환은 상당히 중요하다. 일반 차량보다 주행거리가 길고, 도심 한복판에서 주로 운행되며 다수에게 영향을 끼치기 때문이다. 차량 한 대를 무공해차로 바꿀 경우 온실가스 저감효과는 일반 승용차 대비 버스가 16배, 택시와 화물차는 4.5배, 2.5배 높다.
한정애 환경부 장관은 ”국민의 발이라 불리는 버스, 택시 등 관련 업계의 무공해차 전환은 환경과 국민 건강을 위협하는 온실가스와 미세먼지를 획기적으로 줄이는데 큰 기여를 할 것“이라며 “한국형 무공해차 전환100이 사회 전 분야로 확산돼 우리나라 운송부문의 탄소중립을 앞당기는 신호탄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넷뉴스=조선미 기자] sun@e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