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G경영 확산으로 녹색채권 관심 높아져∙∙∙'발행 규모 대폭 상승'

친환경 투자 위한 녹색채권 열풍 환경부, 시장 활성화 위한 가이드라인 마련 4대 시중은행, 수요 증가에 발행 규모 늘려

2021-06-17     김수정 기자
(사진=한국거래소)

[이넷뉴스]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강조하는 ESG경영이 확산되면서 ESG채권(또는 SRI 채권)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ESG채권은 녹색채권, 사회적 채권, 지속가능 채권 등으로 나눠지는데 그중에서도 신재생에너지 개발 등 친환경 사업에 투자하는 녹색채권이 정부, 금융기관, 기업에서 잇따라 발행되고 있는 추세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SRI채권 발행 국가 중 우리나라가 규모 면에서 7위에 올랐다. 1위는 미국이며 프랑스, 세계은행, 독일, 네덜란드, 중국 순이었다. 2018년 1조3000억원에 불과했던 SRI채권의 상장 잔액은 2021년 121조원으로 증가했으며 상장 종목은 2018년 5개에서 2021년 기준 828개를 기록했다. 특히 그중에서도 녹색 채권의 상장금액은 683% 증가하며 급성장했다.

녹색채권은 탄소 감축, 건물 에너지 효율화, 신재생에너지, 친환경적인 프로젝트 자금을 지원 등 녹색산업과 관련된 용도로만 사용할 수 있도록 제한돼 있다. 시장이 본격적으로 조성된 것은 2009년경으로 아직은 역사가 길지 않다. 

우리나라에서는 2013년 수출입은행에서 녹색채권을 처음으로 발행한 바 있다. 국내녹색채권 시장은 과거에는 정부와 공공기관이 주도했으나 최근 시장이 민간중심으로 확대되고 있는 추세다.

(사진=환경부)

◇ 녹색채권 기준은? '자본 사용처 6가지 제한' 

국내에서도 녹색채권이 잇따라 발행되면서 환경부는 녹색채권 가이드라인 공표에 나섰다. 환경부는 녹색채권 기준 확립을 위해 지난해 12월 한국형 녹색채권 안내서를 발간했다. 해당 안내서에는 녹색채권 발행 절차, 자금 사용처, 사업 평가와 선정 과정, 자금 관리, 사후보고 등 녹색채권이 갖춰야 할 4가지 핵심 요소를 규정하고 있다.

녹색채권 안내서에 따라 향후 발행되는 녹색채권 자본의 사용처는 6가지로 제한된다. 기후변화 완화, 기후변화 적응, 천연자원 보전, 생물다양성 보전, 오염방지 및 관리, 순환 자원으로의 전환 등으로 이 가운데 한 가지 이상을 충족해야 한다.

안내서 발간 이후 환경부는 지난 2월 금융권 기업들과 ‘녹색채권 활성화 업무 협약’을 체결하며 정부와 민간 기업이 함께 녹색채권 시장 활성화를 추진하기로 했다.

참여 기관들은 5개 녹색채권 발행기관(산업은행, 기아, 국민은행, 현대중공업, 만도)과 외부 검토기관인 (한국신용평가, 나이스신용평가, 딜로이트안진, 한국기업평가)로 녹색채권 안내서 상의 절차와 기준을 준수하고 녹색채권 발행의 모범사례를 확산시키는데 협력하기로 했다.

우리나라에 앞서 많은 국가들이 역시 녹색채권 시장 활성화를 인해 녹색채권 안내서를 마련하고 운용 중이다. 유럽연합에서는 지난 2019년 녹색채권의 구속적 기준을 발표하고 일본도 2018년 녹색채권 안내서를 발간한 바 있다.

◇ 국내 녹색채권 시장···4대 시중은행 현황 보니

4대 시중은행으로 언급되는 신한은행, KB국민은행, 하나은행, 우리은행에서 올해 6월까지 발행되는 ESG채권 발행규모는 약 4조2524억원이다. 이는 지난해 발행됐던 5조4204억원에 이미 근접한 규모다. 

해당 은행들 중에서 하나은행의 ESG채권 발행규모가 지난해 대비 가장 큰 폭으로 상승했다. 하나은행은 지난 15일 4350억원 규모의 원화 ESG 후순위채권 발행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KB국민은행은 지난 2월 친환경과 사회적 사업 분야 지원 등을 목적으로 한 5000억 규모의 원화 ESG 후순위채권을 발행했다. KB국민은행에 따르면 당초 3500억원 규모를 예상했으나 수요예측에 2배 이상이 몰려 발행액을 높인 것으로 알려졌다.

신행은행의 경우 지난달 4000억 규모의 원화 ESG 후순위채권을 발행했는데 해당 채권 역시 당초 3000억원 규모였으나 수요예측에서 2배 가까이 증가해 최종 발행금액을 높였다.

우리은행도 지난달 3000억원 규모의 원화 ESG 후순위채권을 발행했다. 해당 채권은 신재생에너지 개발 등 녹색금융에 사용하는 그린본드와 사회적 취약계층 지원 등을 위한 소셜본드가 결합된 채권이다.

은행권의 이 같은 행보는 ESG 열풍이 점차 확산됨에 따라 투자자들의 투자 수요 역시 증가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미 글로벌 시장에서는 ESG투자가 투자의 기본 지침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녹색채권을 발행하는 기업은 친환경 활동을 대외적으로 공개하게 되어 기업의 가치와 이미지를 높일 수 있다. 투자자들의 경우 녹색채권이 사회 책임투자 실현 수단이자 공익 추구의 목적이 있고, 비교적 안정성이 높은 상품으로 분류돼 점점 더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전 세계가 탄소중립을 목표로 적극적인 친환경 정책을 펼치고 있는 만큼 녹색채권 시장은 앞으로도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이넷뉴스=김수정 기자] meteor1224@e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