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소중립] 태양광· 승객들 발걸음으로 에너지 만들어 쓰는 친환경 공항들

멜버른공항, 태양광 발전소 17기가와트 전력 생산 아부다비국제공항, 승객이 걸어가면 전기생성되는 ‘에너지 스텝’ 인천공항, 에어사이드 온실가스배출 ‘제로’ 목표

2021-06-17     조선미 기자

[이넷뉴스] 지난해 코로나19 사태로 직격탄을 맞은 항공 업계. 여행객이 줄어 힘든 상황 속에서도 탄소중립 달성과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변신을 꾀하고 있다. 최근 항공 전문매체 에어포트 테크놀로지는 태양광 발전과 ‘에너지 스텝’ 등으로 직접 에너지를 생산해 사용하는 세계 주요 공항을 소개하며 미래 ‘녹색 공항’의 모습을 그렸다.

◇ 호주 멜버른 공항 대규모 태양광 발전소

공항을 운영하기 위해서는 면세점 조명부터 조리 장비, 냉방, 환기에 이르기까지 넓은 공간에 엄청난 양의 전력이 필요하다. 조명과 냉방 시설은 공항 전체 에너지 사용량의 절반가량을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호주 멜버른 공항은 이 같은 에너지 수요를 단계적으로 친환경 에너지로 바꾸기 위해 축구장 26개 규모의 태양광 발전소를 설립했다. 발전소는 호주에서 가장 큰 태양광 시설 중 하나로 짓는 데는 약 6개월이 걸렸다.

멜버른 공항의 태양광 발전소는 연간 17기가와트(GWh)의 전력을 생산할 것으로 예상된다. 여객 터미널 4개에 전력을 공급할 수 있는 양으로, 이를 통해 전체 공항 에너지 소비량의 15%를 감당할 수 있을 전망이다.

공항에서 화석연료 대신 친환경 에너지를 사용하는 것은 환경에 도움이 되는 것은 물론 재정적인 측면에서도 유리하다. 멜버른 공항 관계자는 "공항의 전력 수요가 계속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태양광 발전소 건설은 매우 합리적인 결정이었다”며 “코로나로 타격을 입어 어려운 시기에 상당한 에너지 비용 절감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사진=멜버른 공항 제공

◇ 영국 브리스톨 공항 100% 재생에너지 전환

영국의 브리스톨 공항은 도시와 함께 친환경적인 공간으로 거듭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브리스톨은 지난 2008년 환경단체 ‘미래포럼’이 선정한 영국에서 가장 친환경적인 도시다. 특히 브리스톨 공항은 전체 탄소 배출량을 줄이기 위해 ‘100% 재생에너지 공급’ 시스템으로의 전환을 선언했다.

브리스톨 공항은 태양광 패널과 공기열 열펌프를 결합, 세계 최대 해상풍력발전 기업 ‘오스테드’가 공급하는 재생에너지로 공항 내 조명과 난방을 가동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재생에너지의 약 15%는 공항 자체에서 생산하고 있으며, 나머지 85%는 오스테드가 공급하고 있다.

브리스톨 공항의 인프라·개발 담당 앤드루 구데노우 이사는 "공항 전력의 약 5%가 태양에너지로 만들어지고 있다. 앞으로 이 양을 두 배로 늘리려고 한다”면서 “1년 반쯤 전에 태양광 패널을 추가 설치해 우선 생산량이 50%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중동의 대표적인 공항인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 국제공항의 흥미로운 공간도 눈에 띈다. 이곳에는 승객들이 걸어가면 전기가 만들어지는 이른바 ‘에너지 스텝’이 있다. 공항 바닥에 붙인 타일에 전기용 마그네틱이 부착돼 있어 사람들이 이 공간에서 발걸음을 옮기면 전력이 생산되는 방식이다. 16평방미터 규모로 한 달 평균 200만 명의 승객이 이곳을 지나가며 전기를 만든다.

승객들의 도움으로 생산된 친환경 에너지는 공항 제1터미널과 제3터미널 사이 조명을 작동시키는 데 사용된다. 또한 공항에서 얼마나 많은 친환경 에너지가 만들어지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대형 스크린의 불을 밝히는데도 쓰인다. 아부다비 공항은 친환경 공항으로 변신하기 위해 애를 쓰는 한편 승객들에게도 친환경 에너지원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키고자 한다.

사진=인천국제공항공사 제공

◇ 인천국제공항 2030 온실가스 배출량 ‘제로’

한편 인천국제공항은 에어사이드 지역의 온실가스 배출량 ‘제로’(0)를 목표로 삼았다. 약 1000대의 디젤 조업차량을 친환경 차량으로 전환해 오는 2030년 온실가스 배출량 제로를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공항 에어사이드 지역은 활주로와 유도로, 관제탑, 계류장 등 항공기의 이착륙과 지상이동에 필요한 시설을 포함하는 곳을 말한다. 현재 에어사이드 지역에서 수하물 운송과 탑재, 급유 등을 담당하는 지상조업차량 대부분은 디젤 차량으로 운영되고 있어 공항 온실가스와 미세먼지 발생의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이와 함께 인천국제공항은 수소경제 시대에 발맞춰 제1터미널에 수소 충전소를 구축했다. 하늘정원 인근에 위치하고 있으며 시간당 25kg(승용차 5대)을 충전할 수 있는 규모다.

인천국제공항공사 관계자는 “수소충전소 인프라 확대와 함께 수소차, 수소 셔틀버스 도입을 통해 저탄소 친환경 공항 구현에 적극 앞장서고 있다”며 “앞으로 수소충전소 및 전기차 충전 인프라를 확대하고 공사, 항공사, 조업사 등 인천공항 내 운행 차량을 친환경 차량으로 100% 전환하도록 노력함으로써 그린 모빌리티 선도공항으로 도약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넷뉴스=조선미 기자] sun@e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