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시리즈 ③ 부산시·강원도] ‘탄소중립’ 時代 이끌 수소연료 발전에 러브콜 보내는 지자체들

부산시, 2023년까지 서부산 지역 내 210MW급 수소전력망 구축 강원도, 발전소 추진 ‘난항’···사업비 유치 재개, 착공 시기는 미정

2021-05-06     정두현 기자
세계 최초로 부생수소를 활용한 발전 시스템이 적용된 대산 수소연료전지발전소. (사진=두산그룹)

[이넷뉴스] 수소연료전지발전소가 전국적으로 도입 확산세에 들어섰다. 가스·전기·화석연료 등 기성 에너지원의 미래 대체재로 지목되는 수소를 주열원으로 이용하는 발전소가 최근 국내 지방자치단체들의 이목을 끌면서, 지역 핵심 사업으로 급부상하는 모양새다. 

수소연료전지발전소는 LNG(액화천연가스)에서 추출된 수소(H₂)와 산소(O₂)의 화학 작용을 통해 전력을 생산하는 방식으로 구동된다. 전력 생산 과정에서 질소산화물(NOx)과 황산화물(SOx) 등 대기오염물질 배출이 없고, 배출 탄소량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어 친환경 발전 방식으로 주목받고 있다.

또한 전력 생산분에 대한 이익 환원, 난방비 절감, 산·학·연 프로그램 연계, 지역 일자리 창출 등의 장점으로 부가가치 측면에서도 높은 평가를 얻고 있어, 특히 지역경제 활성화를 도모하는 지자체들의 러브콜이 이어지는 추세다.

대표적으로 한국수력원자력(이하 한수원)은 현재 전국에 총 13개의 수소연료전지발전 사업을 운영, 추진하고 있다.

부산시 해운대구, 경기도 화성시 등 2개 지역에서 발전소가 가동되고 있으며, 인천시 동구 발전소는 오는 6월 준공을 앞두고 있다. 이 밖에도 목포시, 대구시, 춘천시, 군산시 등지에서 9개 지자체와 사업 제휴를 추진 중이다. 

한수원에 따르면 전국 13개 수소연료전지발전 사업을 완수하게 될 경우 국내에 설비용량 435메가와트(MW)에 이르는 대규모 친환경 발전망을 구축하게 된다. 

여기에 수소연료전지를 활용한 발전 방식은 정부의 ‘탄소중립’, ‘저탄소’ 에너지 정책 기조와도 맞물려 국내 보급에 더욱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산업부에 따르면 2040년까지 발전용 수소연료전지 15기가와트(GW)(내수 8GW·누적 기준)를 국내에 보급하는 것을 목표로 ‘수소발전 의무화 제도(HPS)’를 추진하고 있으며, 내년 도입을 앞두고 있다.

이에 본지는 수소연료전지발전소 도입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전국 지자체들의 사업 현황을 살펴봤다. 

지난 2017년 해운대 도심에 준공된 37.6MW급 수소연료전지발전소. (사진=부산광역시)

◇ 西부산, 2023년까지 210MW 규모 수소연료전지발전소 도입

부산시는 2050년까지 친환경·신재생에너지 발전 시설 도입을 통해 시 전체의 전력 수요를 충당한다는 시정(市政) 어젠다에 따라 수소연료전지발전소 구축 사업에 전력투구하고 있다.

대표적 사례로 지난 2017년 해운대구 좌동에 37.6MW급 수소연료전지발전소를 건립하면서 해운대구의 14%, 해운대구 좌동의 77%에 해당하는 전력 수요와 4만4천 가구에 쓰이는 난방열을 친환경 수소 발전 방식으로 대체했다.

현재까지 부산 도심 내 들어선 발전소 가운데 최대 규모인 해운대 수소연료전지발전소는 기존 화석연료형 발전 시설 대비 연간 3만 톤의 이산화탄소 배출 감축 효과가 있어 부산의 ‘클린에너지 도시’ 정책에도 크게 기여하고 있다. 

이와 함께 부산시는 오는 2023년까지 서부산 지역에 투자금 총 1조5,000억 원 규모의 수소연료전지발전소 3기를 추가로 건설, 친환경 전력망을 대폭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시는 지난해 9월 다국적 투자기업 M사, 부산도시가스 등 2개사와 투자협약을 체결하고, 같은해 12월 산업부에 집단에너지사업 허가를 신청했다.

이번 발전소 구축 사업으로 100MW급 발전소 2기와 10MW 급 발전소 1기 등 총 3개소(총 발전용량 210MW)의 수소연료전지발전소가 서부산 지역에 분산 배치될 예정이다.

발전소 사업비로 1조2,000억 원을 투자한 M사는 100MW급 발전소 2개소 건립을 주관하는 한편, 부산도시가스는 3,000억 원을 투자해 10MW급 발전소 1개소 건설과 열배관·보일러 등 난방 인프라 구축에 나선다.

M사가 공사를 주관하는 100MW급 발전소 2기는 내년 부산 강서구에 위치한 명지신도시와 에코델타시티 근린에 순차적으로 착공돼 2023년 11월 공사가 마무리 될 예정이다. 또한 지난해 5월 부산도시가스가 공사에 착수한 10MW급 발전소는 이달 완공을 앞두고 있으며, 해당 발전소에서 생산된 전기와 난방열은 2024년부터 명지신도시와 에코델타시티 일대 6만 세대에 공급된다.

서부산에 준공될 3개 발전소에서는 총 210MW의 전기와 333.2기가칼로리(Gcal/h)의 난방열이 생산, 공급될 전망이다. 생산된 전기와 난방열은 부산 강서구 명지신도시와 에코델타시티, 사하구 일원에 공급된다. 이를 통해 향후 20년에 걸쳐 101억 원의 경제적 부가가치와 연간 1만8,000명에 이르는 고용창출 효과를 거둘 전망이다.

부산시 한 관계자는 <이넷뉴스>와의 통화에서 “수소발전소 사업 협의체가 내달 강서구 에코델타시티 인근 부지를 매입하고 오는 9월 연료전지발전사업 허가와 환경영향평가가 진행될 예정”이라며 “사업 참여사들 사이에서 사하구 장림동 일대에 추가적인 발전소 건설 구상도 나왔지만 현재로선 내부적으로 검토 단계에 그쳐 있는 사안”이라고 덧붙였다. 

강릉사천연료전지발전소 조감도. (사진=한수원)

◇ ‘우여곡절’ 속 강릉사천발전소 사업···투자 유치 재개로 탄력 

강원도는 현재 강릉사천연료전지발전소 건립 사업을 추진 중이다. 하지만 지난 2019년 강릉과학단지 내 수소탱크 폭발 사고로 촉발된 지역 주민들의 강력한 반발에 부딪혀 난맥상이 표출되고 있다.

발전소 설립 부지 인근의 강릉시 사천면과 경포동 주민들은 ‘수소연료전지 발전소 건립 반대 비상대책위원회’를 발족, 수소 방식의 발전 시설 도입에 따른 안전성 및 환경 문제를 거론하며 사업 계획 철회를 촉구하고 나섰다.    

이에 강원도 지자체, 사업자가 합심해 수차례에 걸친 발전소 사업설명회와 설득을 이어 간 끝에 지난해 6월 지역 주민들과 사업자가 수소연료전지발전소 건립에 극적 합의를 봤다. 하지만 여전히 지역사회 일각에선 발전소 도입을 반대하며 강경론을 고수하고 있어 강릉시 친환경 전력망 구축 사업은 순탄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강원도 강릉사천발전소 건립 사업은 이렇듯 우여곡절에도 불구하고 한수원을 중심으로 2022년 6월 발전소 완공을 목표로 잰걸음을 내고 있다.  

이번 사업에는 에너지 분야 민간 개발사인 제이에스이엔디(JS E&D)를 주축으로 한국수력원자력 등 5개 지주사가 동참했다. 지난 2018년 산업통상자원부 전기사업 허가에 이어 이듬해 강릉시로 개발행위 및 건축 허가로 강릉사천발전소 건립 사업은 윤곽을 갖추기 시작했으나, 주민 반발 등으로 사업비 출자 및 착공 일정이 미뤄지면서 2년여 표류했다.

올해 들어선 강릉사천발전소 재무계획 수립과 착공 일정 논의가 본격 재개됨에 따라 해당 사업이 다시 탄력을 받는 상황이다.  

지난 3일 도에 따르면 강릉시 사천면 산대월리 일대 3249㎡(약 982평) 규모의 부지에 건립될 30MW급 강릉사천발전소의 사업비용 조달 방안이 한수원 등을 통해 구체화되고 있다.

총 사업비 1,455억 원 가운데 15%에 해당하는 218억 원은 한수원과 제이에스이엔디 등이 지난 2019년 합작설립한 SPC(특수목적회사) ‘강릉사천연료전지㈜’에서 직접 출자하고 나머지 1,237억 원(85%)은 프로젝트파이낸싱(PF)으로 충당한다. 

아울러 강릉사천연료전지 측은 자금 조달 방안이 확정되는대로 조속히 착공 시기도 조율한다는 계획이다. 

강원도 지자체 한 관계자는 <이넷뉴스>와의 취재에서 “부분적으로 20MW급 발전소 설립 자금 조달 방안이 확정됐고 나머지 10MW급 발전소 1동에 대한 추가 투자 유치 논의가 필요한 상황”이라며 “SPC에서 전해 들은 바로는 사업비 유치 논의가 마무리되면 착공 일정까지 일사천리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또 이 관계자는 “주민 분들의 반대가 극심해 인허가가 떨어진 상황에서 발전소 구축 사업이 난항을 겪은 것은 사실이지만, 수소연료전지발전 방식에 대한 지역 주민들의 이해도와 포용적 인식이 확산되고 있어 향후 사업 진행에 큰 문제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부연했다.  

[이넷뉴스=정두현 기자] dagangsta1@e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