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M부터 포드까지···배터리 독립 선언 '향후 전망'은?

완성차 업체, 잇따라 배터리 내재화 발표 포드, 오는 2022년 말 배터리 개발센터 개관

2021-04-29     김수정 기자
헤르베르트 디스 폭스바겐그룹 회장이 2030년까지의 배터리 관련 기술 로드맵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폭스바겐코리아)

[이넷뉴스] 전기차 시대가 다가오면서 각국의 자동차 기업들이 앞다퉈 새로운 전기차 출시를 앞두고 있는 가운데, 완성차 업체들이 앞다퉈 배터리 내재화를 선언하고 있다. 최근 GM과 폭스바겐에 이어 포드 역시 전기차 배터리를 자체 개발하겠다고 밝혔다. 포드는 지난 1억8,500만 달러(약 2,057억 원)를 투자해 미국 미시간주 남동부에 위치한 배터리 개발센터를 짓는다.

포드의 배터리 개발센터는 ‘포드 이온파크’라는 이름으로 약 150명의 인력이 배치될 예정이며, 내년 말 개관 예정이다. 포드는 리튬이온배터리 개발을 시작해 최종적으로는 자체적으로 배터리 셀을 생산한다는 계획이다.

완성차 업체들의 배터리 독립 선언은 향후 전기차 수요 급증에 따라 몇 년 간 배터리와 같은 핵심 부품의 공급 부족 사태가 벌어지는 것을 대비하고자 하는 의지로 보인다. 특히 전기차는 배터리 생산 비용에서 많은 부분을 차지하기 때문에 전기차 시대가 다가옴에 따라 자체 생산 시스템을 갖추는 것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분석된다.

◇ 폭스바겐, 유럽 내 배터리 공장 6곳 건설

폭스바겐그룹은 지난 3월 개최한 ‘파워 데이’에서 전기차 배터리 자체 생산을 공식 선언했다. 폭스바겐은 유럽 내 배터리 공장 6곳을 건설하고 2030년까지 연 240기가와트시(GWh) 규모를 생산할 계획이다. 폭스바겐은 유럽 6곳의 기가팩토리에서 연간 500만 대의 전기차 배터리셀 생산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와 함께 독일에 배터리셀 자체 개조 및 생산을 위한 연구소 4곳을 개소하며 적극적으로 전기차 배터리 개발 의지를 보이고 있다. 폭스바겐그룹은 신규 통합 배터리셀을 순차적으로 도입할 예정인데 이를 통해 막대한 비용 절감 효과를 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폭스바겐그룹의 첫 번째 기가팩토리는 스웨덴 셸레프테오에 건설 중인 공장으로 스웨덴 배터리 기업 노스볼트가 운영을 맡아 2023년부터 양산에 돌입한다. 두 번째 기가팩토리는 독일 잘츠기터에서 운영되며 스웨덴에서는 프리미엄 셀을, 독일에서는 오는 2025년부터 대용량 통합셀을 생산할 계획이다.

폭스바겐 그룹 산하 브랜드 포르쉐는 오는 2024년부터 소규모 배터리를 생산한다. 독일 배터리 생산업체 커스텀셀과 합작으로 셀포스그룹을 설립했으며 셀포스그룹은 연간 100메가와트(MW, 약 1,000대 분량)의 배터리 생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합작 공장에서 생산되는 배터리는 경주용 자동차 등 고성능 특수 차량에 적용될 예정이다.

◇ GM, LG에너지솔루션과 손잡고 배터리 양산 목표

미국 GM은 지난해 3월 자체 개발한 배터리 및 전기차 플랫폼 ‘얼티엄’을 공개한 바 있다. 해당 배터리는 GM과 LG에너지솔루션이 공동 개발했으며 GM 자체 플랫폼에 최적화된 방식으로 설계됐다. LG에너지솔루션과 GM은 미국 테네시주 내슈빌에 35GWh 규모의 배터리셀 공장을 짓는다.

양사의 합작법인은 ‘얼티엄셀즈’로 GM과 LG에너지솔루션이 50대 50 지분으로 설립됐다. 연내 착공해 2023년 하반기 배터리셀 양산이 목표다. 향후 GM의 차세대 전기차에 공급되는 배터리셀이 얼티엄셀즈에서 생산될 예정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잇따른 완성차 업체들의 내재화 선언이 위기가 될 수 있지만 협업을 구축하는 전략으로 대응했다.

이를 통해 LG에너지솔루션은 GM을 고객사로 확보했고 GM은 배터리를 안정적으로 공급받을 수 있게 됐다. 양사는 폐배터리 재활용 순환체계도 구축하기로 했다. 북미 최대 배터리 재활용 업체인 ‘리사이클’과 계약을 체결하고 배터리 제조 과정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폐배터리 원재료를 재활용하기로 했다.

◇ 테슬라, 4680 원통형 배터리 자체 양산 ‘시범 단계’

테슬라는 지난해 9월 개최한 ‘배터리 데이’에서 오는 2022년까지 100GWh, 2023년까지 테라와트시(TWh) 규모로 자체 배터리 생산을 하겠다는 목표를 밝혔다. 테슬라는 ‘4,680’ 원통형 배터리를 자체 양산할 예정으로 현재 시범 생산 단계에 있다.

4,680 배터리셀은 에너지 밀도를 5배, 출력을 6배 늘린 제품으로 주행거리는 16% 향상 시키는 것이 목표다. 원통형 배터리는 일본 파나소닉과 테슬라가 공동 개발한 바 있다. 에너지 저장용량은 파우치형 배터리보다 적지만 양산 단가가 저렴하고 폭발 위험도 상대적으로 낮다는 장점이 있다.

테슬라는 독일 베를린에 배터리 생산 공장을 설립할 예정이다.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는 해당 공장에 대해 “세계에서 가장 큰 공장이 될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독일은 해당 공장으로 인해 10만개의 일자리가 창출될 것으로 전망했다.

국내 기업인 현대자동차도 향후 자체 배터리 생산 의지를 밝힌 바 있다. 지난해 말 'CEO 인베스터데이'에서 오는 2025년 전고체 배터리를 탑재한 전기차를 시범 출시하고 2030년에는 본격 양산한다고 밝혔다.

완성차 업체들이 배터리 독립을 선언했으나 당장 기존의 배터리 공급선을 배제하는 것이 아니라 자체 개발 및 생산과 함께 당분간 병행할 수밖에 없다. 향후 전기차 시장에서의 안정적인 부품 수급과 가격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는 완성차 업체들의 배터리 독립이 피할 수 없는 흐름이 될 것이다.

업계 전문가들은 기술적으로 양산까지 이르기까지는 많은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배터리 기업들은 독자적인 기술 개발과 함께 완성차 업체들과의 공동투자 및 협업을 통해 대응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이넷뉴스=김수정 기자] meteor1224@e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