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세계 최대 리튬 보유국, 중국···'공격적인 투자로 남미까지 손뻗어'
세계 리튬 시장 2026년까지 연 10% 성장 예상 중국, 보유량 최고임에도 아르헨티나 생산량까지 확보 노력 남미는 물론 한국도 리튬 생산에 뛰어들어
[이넷뉴스] 전기자동차 수요가 늘면서 전 세계 리튬 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세계 최대 리튬 보유국이면서도 가장 공격적인 투자를 보이는 중국은 최근 남미 쪽으로 손을 뻗어 더 많은 리튬을 확보하고 있다.
◇ 중국, 공격적인 투자로 남미까지 진출
시장조사기관인 모도르 인텔리전스(Mordor Intelligence)는 리튬 시장 규모가 지난해 280킬로톤(kiloton)에 그쳤으나, 2021년부터 2026년 동안 10% 이상의 연평균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해의 경우 코로나-19(COVID-19)로 인해 수요가 줄었으나 많은 나라가 폐쇄를 멈추고, 설정한 목표 배출 기준을 충족시키기 위해 전기자동차(EV) 제조를 늘려 리튬 배터리에 대한 수요는 향후 몇 년 동안 꾸준히 증가할 것이기 때문이다.
최대 리튬 보유국인 중국을 필두로 한 아시아 태평양 지역이 시장을 장악할 것으로 예상했는데, 특히 중국 리튬 이온 배터리 시장의 가치는 2018년 약 126억 달러였고, 2024년에는 약 231억 5천만 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돼 연평균 10.5% 성장할 것으로 봤다.
파키스탄, 방글라데시, 네팔, 스리랑카, 캄보디아, 라오스 등 신흥 국가도 인구가 늘어나면서 태양열 및 태양열 전기 기술에 대한 지역적 수용이 증가하여 에너지 저장 부문에서 리튬 소비가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이렇듯 세계적인 수요가 늘자 중국은 자국의 리튬 생산을 넘어 남미 쪽으로 손을 뻗기 시작했다.
‘리튬 트라이앵글(아르헨티나·칠레·볼리비아)’로 불리는 국가 중 중국은 아르헨티나를 선택했다.
중국에서 세 번째로 큰 배터리 제조업체인 고션하이테크(Gotion High-Tech)의 자회사이자 폭스바겐이 최대 주주이며, 회사 지분 26.5%를 보유하고 있는 지안캉(Jiankang) 자동차는 지난 2월 아르헨티나와 리튬 이온 배터리 공장, 전기 버스 새시 제조 공장을 건설하기 위한 양해 각서에 서명했다.
미국지질조사국(USGC)에 따르면 아르헨티나는 지구상에서 세 번째로 많은 리튬 매장량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는 전체의 약 14%이다. 중국은 이 아르헨티나 광맥의 가장 적극적인 구매자이다.
최근까지 전기차와 리튬 이온 배터리 제조에 많은 공을 들이고 있는 중국은 코발트, 니켈, 리튬에 대한 대규모 장기 계약을 체결했지만, 생산 국가에 전략적 배터리의 공급은 차단했다.
◇ 아르헨티나, 칠레 이어 한국도 리튬 이용 전략 세워
현지 매체인 부에노스아이레스 타임즈에 따르면 아르헨티나 정부는 “생산개발부의 가장 야심 찬 목표는 지역 전역에 수출할 리튬 배터리 공장을 건설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며, 따라서 필요한 기술, 투자 및 규모의 경제를 확보하기 위해 지안캉과의 양해 각서를 작성하는 것이다. 도시에서 지속 가능한 이동성을 위해 전기 버스를 제조하는 공장도 계획되어 있다.”라고 밝혔다.
알베르토 페르난데스 대통령은 지난 4월 16일 의회에서 전기 자동차 법을 발표했다. 이 규정은 기존 차량을 2040년까지 전기 및 하이브리드 모델로 교체하는 것이다.
남미 트라이앵글의 또 다른 한 축을 차지하고 있는 칠레는 거대 기업과의 분쟁마저 불사한다는 각오로 리튬을 지키고 있다.
USGC는 칠레의 경우 세계 리튬 매장량의 53%를 차지하고 있으며, 2019년 기준 생산량은 1만8천 톤(ton)으로 글로벌 2위라고 밝혔다.
다만 방대한 매장량 대비 생산량이 적고 최근 급등하는 수요에도 불구하고 다른 국가들과 달리 새로운 프로젝트를 진행하지 않는다는 문제점이 투자자들로부터 지적됐다. 거기에 최근 거대 리튬 생산업체인 알버말(Albemarle)과 다툼까지 생기면서 큰 우려를 낳았지만, 칠레의 입장은 완고했다.
2016년 매장량이 증가한 생산량을 유지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하는 조건으로 알버말에게 아타카마 염전에서 생산을 늘리는 걸 승인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허가의 핵심 규정인 필요 매장량 데이터를 회사로부터 받지 못했다면서 생산에 제동을 걸었다.
칠레 리튬의 판매 수출을 허가하는 원자력 기관인 CCHEN(Comision Chilena de Energia Nuclear)은 매장량 데이터 분쟁을 끝내는 한편 “조만간 리튬 할당량 결정 방침 및 관련 정책에 대해 명확하고 투명한 개정 지침을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 역시 포스코가 2018년 인수한 아르헨티나 리튬 호수의 가치가 인수 당시보다 리튬 매장량이 늘어난 것은 물론 시세도 급등해 주목을 받았다.
포스코는 이에 지난 9일 이사회에 광양 경제자유구역 율촌산업단지 내 연간 4만3천 톤 규모의 광석 리튬 추출 공장 투자사업을 보고하고 승인받았다. 올해 안에 연간 2만5천 톤 생산 규모의 공장을 아르헨티나에 착공할 예정이다. 이후 광석 및 염수 리튬 추출 사업에 중장기적인 투자를 통해 2023년까지 연 7만 톤, 2026년까지 연 13만 톤, 2030년까지 연 22만 톤의 리튬 생산체제를 구축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전기자동차, 에너지 저장 부문 등 앞으로도 리튬은 상한가를 계속할 예정이다. 분쟁으로 생산이 중단되는 사태를 막으려면 생산국과 개발국 모두 윈윈할 수 있는 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다.
[이넷뉴스=신종섭 기자] shinjs@e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