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fuel’ 달면 내 차도 무공해차 될 수 있나요?”

e-fuel, 새로운 탄소 중립 실현 수단 될까 현존하는 내연기관차에 청정연료 장착…도로 위 무공해차 ‘변신’ 유럽·일본 대비 뒤늦게 뛰어든 韓, 관련 업계와 기술로드맵 도출 계획

2021-04-22     김범규 기자

[이넷뉴스] 초미세먼지가 환경과 건강에 있어 가장 중요한 화두로 떠오르면서 초미세먼지의 유입과정이나 우리 일상에 밀접하게 작용하는 기전에 대한 내용은 사람들에게 초미의 관심사다.

특히 국내 연구진에 의해 중국에서 유입된 미세먼지가 국내 배출 자동차 배기가스와 반응을 일으켜 대기오염 농도를 높이는 것으로 나타나면서 해외로부터 유입되는 미세먼지의 차단도 중요하지만, 국내 자동차 배출 가스 문제 등에 대한 해결책도 시급한 것으로 확인됐다.

따라서 서울을 중심으로 많은 지자체에서 5등급 차량의 진입을 제한하는 등 자동차 대기 가스 오염원을 줄이기 위한 정책에 집중하고 있다. 이 상황에서 최근 수송용 탄소 중립 연료(e-fuel)에 대한 연구도 한창 진행하고 있어 미래 수송·산업 분야에서 탄소 중립 실현 여부에 대한 이목이 쏠리고 있다.

(사진=픽사베이)

◇ 초미세먼지 약 70% ‘미세먼지+국내 배출 자동차 배기가스’ 결과 

최근 우리나라에 불어 닥치는 초미세먼지는 계절을 가리지 않고 일 년 내내 도시를 공격하는 특성이 있다. 이는 몇 년 전 봄철에 집중적으로 나타나던 현상과는 달라진 양상이다. 이에 국내에서는 초미세먼지의 원인에 대한 분석과 연구가 끊임없이 진행돼 왔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초미세먼지(PM2.5)의 약 70%가 공장 등의 발생원에서 나온 원인 물질이 대기 중 화학반응을 일으켜 생성되는 2차 미세먼지인 것으로 밝혀졌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역시 지난 몇 년간 서울의 공기를 포집해 오염물질의 수치와 특성을 분석한 결과 중국에서 유입된 미세먼지가 국내 배출 자동차 배기가스와 반응을 일으켜 대기오염 농도를 높인다고 분석했다. 

분석 결과 해외 미세먼지의 유입이 없는 대기 정체 조건에서는 34μg/m3였던 초미세먼지 농도가 중국발 미세먼지가 유입될 경우 53μg/m3로 높아진 것.

거기에 국내 대기까지 정체될 경우 72μg/m3로 가장 높은 농도를 보였다. 또 중국발 미세먼지의 유입이 있는 경우는 그렇지 않은 경우에 비해 초미세먼지 내의 황산염, 질산염, 암모늄 등의 2차 생성 오염물질 성분과 수분이 더 높아졌다. 

중국발 미세먼지에 포함된 황산염 및 질산염은 강한 흡습성이 있어 입자 내의 수분을 증가시키기 때문. 수분이 많은 미세먼지가 수도권으로 유입돼 자동차 배기가스 등의 질소산화물과 만나 반응하면 입자 내에 질산염이 추가로 생성되는 것이다.

이렇게 국내에서 증가한 질산염이 다시 수분을 흡수하고 질산염을 증가시키는 되먹임 효과로 인해 미세먼지 농도는 더욱 높아진다.  

따라서 국내의 국내에서는 질소산화물 배출 저감을 통해 대기 중 총 질산 성분을 줄임으로써 입자 내 추가적인 질산염의 증가를 억제하는 방법이 수도권의 초미세먼지 오염을 완화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인 셈이다.

◇ ‘미세먼지와의 전쟁’ 선포한 주요 지자체 ‘5등급 자동차 STOP’…근본 대책은?

이에 서울시를 비롯한 주요 지자체는 2019년부터 5등급 노후 자동차의 진입을 제한하는 정책을 추진함으로써 도심의 질소산화물 배출 저감을 노렸다. 

그 결과 운행 제한 첫 달인 2019년 12월 일평균 단속 대수는 238대에서 2020년 12월에는 일평균 32대 수준으로 87%나 감소하는 효과를 보였다. 

5등급 차량의 감소 추이 또한 뚜렷하게 나타났다. 전국 5등급 차량 등록 대수는 217만 158대에서 167만 6,819대로 22.8% 감소했으며 서울시 5등급 차량 등록 대수는 총 20만 1,321대에서 16만 1,864대로 19.6%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즉, 시행 1년 만에 3만 9,457대가 조기 폐차 된 셈이다.  

차량 수뿐 아니라 대기 질 개선에도 효과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미세먼지(PM-10)는 2019년 연평균 농도 42(㎍/㎥)에서 35(㎍/㎥)로 16.7% 감소했으며 초미세먼지(PM-2.5)는 2019년 연평균 농도 25(㎍/㎥)에서 21(㎍/㎥)로 16.0% 감소한 것으로 분석됐다. 

이 같은 결과는 전 국민적으로 환경에 대한 의식 고취는 물론 전국적으로 5등급 차량의 저공해 조치를 가속하는 계기 또한 됐다. 

하지만 5등급 차량 제한 정책이 가시적인 효과는 거두고 있지만, 현재 등록된 차량의 매연저감장치 설치 혹은 폐차 지원금은 각 지자체에서 지원하고 있기 때문에 사실 예산에 대한 부담이 없는 것은 아니다. 

게다가 노후경유차 소유자의 대부분이 저소득층이기 때문에 폐차 후 중고차 구매 등에 대한 보조금에 대한 액수 또한 나날이 늘어나고 있다. 

무엇보다도 5등급 노후 차량만이 초미세먼지 저감을 위한 대상자는 아니라는 점이다. 가솔린을 사용하는 모든 차량에서 질소산화물이 배출되기 때문에 장기적으로는 자동차에 대한 수량을 줄이거나 전기차와 같은 친환경 자동차로의 전환이 근본적인 대책이 될 수 있다. 

2019년 서울시 초미세먼지 구성 성분 비율 (사진=서울시)

◇ 내연기관차에 사용 가능한 친환경 연료의 탄생?

최근 정부는 탄소중립 실현을 위해 수송용 탄소 중립 연료(e-fuel)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겠다고 밝히며 자동차 매연저감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제시했다.

이퓨얼은 electro fuel의 약자로 전기분해로 얻어진 수소에 이산화탄소, 질소 등을 합성해 생산된 연료를 뜻한다. 즉, 기존의 가솔린 차량에 사용할 수 있는 연료인 것. 

미래에는 이산화탄소(CO2)와 수소(H2)를 원료로 메탄과 에탄올을 생산해 자동차와 항공연료로 활용할 수 있다. 

이에 현대자동차, SK에너지, 현대오일뱅크, GS칼텍스, S-OIL은 정부와 손을 잡고 이퓨얼 개발에 적극 동참했다. 

이퓨얼이 실행될 경우 기존의 내연기관차에 그대로 연료를 사용할 수 있다는 편리함뿐 아니라 기존의 자동차 제조 산업과 인력 등을 그대로 유지할 수 있어 경제적으로도 이점이 크다. 

따라서 현재 유럽과 일본 등에서는 이퓨얼 관련 제도 정비 및 R&D가 추진되고 있는 상황. 구체적으로 독일의 아우디는 2017년부터 이퓨얼 연구시설을 운영 중에 있고 포르쉐는 2022년부터 이퓨얼 상용생산 목표로 공장을 세우고 있다. 일본의 토요타, 닛산, 혼다 등도 이퓨얼 관련 연구를 진행 중에 있다.

그동안 우리나라에서도 관련 연구가 시급하다는 의견이 꾸준히 제시돼 왔으나 우리나라는 새로운 친환경 자동차 산업 인프라 구축과 배터리 산업 중심으로 움직여 왔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유럽을 비롯해 다른 나라에서 이퓨얼 관련 산업에 주목하고 있는 만큼 우리 역시 관련 기술을 빨리 확보하는 것이 시급하다. 그래야만 향수 수송기관 탄소중립 연료를 기반으로 한 국제 산업에서 우위를 선점하고 관련 리스크에도 재빨리 대응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정부는 늦게 시작한 만큼 앞으로 관련 산학연 전문가들과 함께 월 1회 정기 연구회 활동을 통해 중장기 기술 로드맵 등을 도출할 계획이라고 호언장담했다.

탄소 중립, 초미세먼지 저감 정책 등이 주요 정책으로 떠오르고 있는 지금, 청정연료를 사용한 내연기관차가 그대로 도로 위를 달릴 수 있는 날이 올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이넷뉴스=김범규 기자] beebeekim1111@e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