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초고속 충전은 기본"···무게 없앤 배터리 나온다

전기차, 드론 시장 겨냥한 배터리 개발 활발 무게 없앤 제품으로 초경량 위성까지 가능 5분 충전으로 완전 자율 드론 완성 현실화

2021-04-19     신종섭 기자

[이넷뉴스] 배터리 기술이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

전기차(EV) 시장의 가파른 성장세와 함께 드론(Drone)의 수요도 늘면서 초고속 충전 등의 요구를 충족시키기 위한 다양한 시도가 전 세계에서 이뤄지고 있다.

탄소 섬유 이용, 무게 없는 배터리 개발

시장조사업체인 리포트링커(ReportLinker)에 따르면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시장은 올해 273억 달러에서 2025년 672억 달러로 연평균 25.3%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회사는 “전기차 배터리 제조업체들이 배터리 구성과 설계에서 혁신적인 솔루션을 달성했으며, 연구개발(R&D)에서 중요한 지점은 배터리가 차지하는 부피를 줄이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삼성SDI는 배터리 크기를 줄이기 위해 양극-음극 배터리 분리막을 대폭 수정했고, 중국 전기차 배터리 제조업체인 닝더스다이(CATL)는 두께가 약 1cm인 '블레이드-얇은' 배터리 셀을 내놓았다고도 했다.

삼성SDI의 전기차 배터리. (사진=삼성SDI)

급성장하는 배터리 시장을 차지하기 위한 전 세계의 기술 개발 경쟁은 치열하다.

스웨덴의 칼머기술대학교(Chalmers University of Technology)의 연구원들은 스톡홀름에 있는 KTH 왕립공과대학교(Royal Institute of Technology)와 공동으로 지난 3월 이전 버전보다 성능이 10배 더 우수하면서 전극, 전도체 및 하중 지지 재료로 사용되는 탄소 섬유가 포함된 에너지 저장 배터리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일반 배터리와 달리 이 구조용 배터리(structural batteries)는 차량의 구조 일부를 대체할 수 있어 무게가 없는 에너지 저장의 길을 열었다.

여기에 쓰인 특정 유형의 탄소 섬유는 뻣뻣하고 강할 뿐만 아니라 전기 에너지를 화학적으로 저장할 수 있는 좋은 능력이 있다. 연구팀의 계산에 따르면 이러한 유형의 다기능 배터리는 전기 자동차의 무게를 크게 줄일 수 있다. 이 기술은 이미 피직스 월드(Physics World)에서 2018년 10대 과학적 혁신 중 하나로 선정되었다.

배터리의 에너지 밀도는 24Wh/kg(키로그램당 와트시)로, 현재 사용하는 리튬 이온 배터리에 비해 약 20% 용량에 불과하지만, 차량의 무게를 크게 줄일 수 있어서 에너지 사용량과 밀도가 낮아져 안전성이 향상된다. 강성 역시 25기가 파스칼(GPa)로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건축 자재 급이다.

칼머기술대학교의 교수이자 프로젝트 책임자인 레이프 에스프(Leif Asp)는 “구조용 배터리를 만들려는 이전의 시도는 우수한 기계적전〮기적 특성을 가진 셀을 만들어 냈다. 여기에 탄소 섬유를 사용해 경쟁력 있는 에너지 저장 용량과 강성을 모두 갖춘 구조용 배터리를 설계하는 데 성공했다”라고 밝혔다.

앞으로 초경량 전기 자전거 및 초소형 스마트 폰, 노트북, 전기 자동차는 물론 전기 비행기 및 위성이 이 배터리로 설계되고 구동될 것이라고 연구팀은 밝혔다.

사진=픽사베이

소재 다변화로 초고속 충전 가능

배터리의 기본인 초고속 충전을 위한 기술도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

러시아의 과학자들은 일반적인 리튬 이온 배터리보다 10배 빠르게 충전 할 수 있는 새로운 유형의 배터리를 개발했다.

상트페테르부르크 주립 대학교(St. Petersburg State University)의 연구팀은 전기 화학적 에너지 저장을 위한 재료로 고분자를 포함하는 산화-환원 활성 니트록실(redox-active nitroxyl) 사용을 연구, 빠른 산화 환원 반응으로 알려진 높은 에너지 밀도와 빠른 충전 및 방전 속도를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 기술의 구현은 불충분한 전기 전도성으로 인해 전하 수집 방해가 문제가 되었다.

연구팀은 니켈-살렌 복합체(NiSalen)를 기반으로 한 폴리머를 합성하여 이러한 한계를 극복했다. 이 금속 중합체의 분자는 에너지 집약적인 니트록실 펜던트가 부착되는 분자 와이어 역할을 함으로써 넓은 온도 범위에서 높은 정전 용량 성능을 달성할 수 있게 한다.

연구원 올레그 레빈(Oleg Levin)은 “이 배터리는 몇 초 만에 충전됩니다. 기존의 리튬 이온 배터리보다 약 10배 더 빠르다”며 “이것은 이미 일련의 실험을 통해 입증되었다. 그러나 이 단계에서는 용량 측면에서 여전히 뒤처져 있다. 리튬 이온 배터리보다 30~40% 낮다. 우리는 현재 충방〮전율을 유지하면서 이 지표를 개선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미국의 코레텍 그룹(Coretec Group)은 전기 자동차의 빠른 재충전을 가능하게 하는 새로운 배터리 소재로 사이클로헥사실란(cyclohexasilane, 이하 CHS)이라는 특이한 화합물을 활용하고 있다.

CHS는 열이나 자외선에 노출될 때 순수한 실리콘으로 변환되는 액체로, 이를 이용한 새로운 실리콘 양극 배터리 기술은 배터리를 물리적으로 손상시키지 않으면서 용량의 80% 이상을 5~10분 안에 빠르게 충전하는 동시에 에너지 밀도를 2~3배까지 높일 수 있다고 이 회사는 밝혔다.

사진=픽사베이

초고속 충전 부분에서 빼놓을 수 없는 회사는, 지난해 단 5분 만에 상업용 드론을 충전하는 솔루션을 발표한 이스라엘의 신생 기업이다.

이 업체 스토어닷(StoreDot)은 다른 많은 배터리에 사용되는 활성 물질 흑연이 초고속 충전에 사용하는 데 단점이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이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배터리 에너지 보존을 위한 리튬 이온 삽입 시 매우 높은 확산과 낮은 저항을 갖는 것으로 알려진 메탈 로이드 나노 기술 합금과 배터리용 보호 화합물을 개발했다.

최고경영자(CEO)이자 박사인 도론 미세르스도프(Doron Mysersdorf)는 “드론을 위한 이 솔루션의 출시는 게임의 판도를 바꾼다. 배터리 충전 시간을 기존 드론 배터리보다 최대 18배나 더 빠른, 단 5분으로 가능하므로 훨씬 더 자유롭게 운영할 수 있다. 그 결과 지속적이고 완전 자율적인 드론 작동이 마침내 현실화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이 회사는 올해 말까지 전기자동차용 2세대 프로토타입 배터리를 개발할 예정이다.

[이넷뉴스=신종섭 기자] shinjs@e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