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이후의 글로벌 자동차산업 변화와 우리의 과제는?
자동차산업연합회가 개최한 자동차산업발전포럼 전기차로 방향을 전환해야 하는 자동차산업계가 풀어야 할 과제
[이넷뉴스] 글로벌 자동차산업의 변화에 우리나라 자동차산업계의 발걸음도 빨라지고 있다. 자동차산업연합회(KAIA)는 지난 6일 자동차 회관에서 ‘코로나19 이후의 글로벌 자동차산업 변화와 우리의 과제’를 주제로 제14회 자동차산업발전포럼을 개최했다.
자동차산업연합회는 우리나라의 자동차산업 관련 6개 단체가 함께 자동차산업 발전을 협의하는 모임이다. 여기에는 ‘자동차산업협회’, ‘자동차산업협동조합’, ‘자동차부품산업진흥재단’, ‘자동차연구원’, ‘자동차공학회’, ‘수소융합얼라이언스추진단’ 등이 속해 있다.
특히 이날 포럼에서는 전 세계 전기차 제조 및 보급 동향과 그 정책에 대한 정보, 그리고 2050 탄소중립으로 향하는 우리나라 자동차산업계의 대응에 관한 의견들을 나눴다. 코로나19를 고려해 포럼은 인터넷으로 중계됐고 유튜브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 글로벌 전기차 동향에서 얻는 시사점
이날 주제 발표에 나선 자동차산업협회(KAMA) 김준규 운영위원장은 글로벌 자동차산업 동향을 설명하며 전기차 관련 이슈를 비중 있게 다뤘다.
김위원장은 코로나19로 지난해 글로벌 자동차 수요는 14.1% 하락했지만 각국의 경기부양 및 산업지원 정책으로 올해와 내년에는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예측했다. 특히 2020년의 전기동력차 판매 상승과 GM의 온라인 판매 증가를 예로 들며 여기에서 우리나라 자동차산업계가 시사점을 얻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글로벌 완성차 제조사들의 전기차 판매비중이 증가하고, 자율차 2단계 장착률도 확대되고, 커넥티드화 되는 등 자동차산업이 점차 모빌리티산업으로 진화해 가는 과정도 유념해서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위원장은 코로나19와 전기차 판매 확대를 연결해서 설명했다. 해외 주요나라들이 코로나19로 인한 위기 지원책을 친환경차 전환 지원에 집중했기 때문이라 분석했다. 그래서 세계의 자동차 수요가 급감하는 상황에서도 전기동력차 비중은 증가할 수밖에 없었다고.
한편, 업계 자료에 의하면 2020년 전기동력차 판매는 전년과 대비해 20% 증가한 약 526만대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김위원장은 전기동력차 산업이 급성장한 배경으로 해외 주요나라가 기후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환경 정책을 강화했기 때문이라고 봤다. 덕분에 내연기관차 판매를 금지하는 국가가 늘고 있다.
다만 자동차 생산기반이 있냐 없느냐에 따라 그 정책은 큰 차이가 있다고 김위원장은 분석했다.
노르웨이, 네덜란드, 덴마크 등 자동차 생산기반이 거의 없는 국가들에서는 2030년부터 판매를 금지한다. 하지만 프랑스는 2040년부터 금지하고 독일의 경우 내연기관차 판매 금지 관련 법안이 하원에 계류 중이라고 그 근거를 밝혔다.
한편, 중국은 2035년까지 하이브리차 판매를 허용할 예정이고, 일본은 내연기관차와 하이브리차 판매 금지와 관련한 언급은 없다고 김위원장은 설명했다.
김위원장은 자동차산업계의 향후 과제와 이에 대한 정부의 지원 정책도 제시했다. 우선 산업계는 미래차 부품으로의 전환을 지금보다 빨리 진행해야 하고, 정부도 지원을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기차 보급 확대를 위해 배터리 기술 개발과 인프라 확충에 더욱 집중해야 한다고 산업계와 정부에 촉구했다.
◇ 탄소중립을 향하는 자동차산업계의 세 가지 당부
2050년 탄소중립을 위해서는 자동차산업계가 해야 할 일이 많다. 이에 자동차산업연합회 정만기 회장은 탄소중립과 관련해 산업계와 정부에 3가지를 당부했다.
첫째는, 전기동력차에서 이윤을 많이 얻을 수 있어야 업계가 적극적으로 전기동력차로 전환을 추진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배터리와 모터 희토류 등 동력계 비용을 완화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또한 배터리 가격을 자동차 가격에 포함하지 않는 렌털이나 리스 방식을 사례로 들었다.
둘째는, 유지비와 편의성 측면에서 전기동력차 구매 매력도가 높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충전 방식과 관련 인프라 확충에 더욱 신경 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구체적 방법론으로 중국의 배터리 교체형 방식을 예로 들었다.
셋째는, 자동차산업 관련 기업의 전기동력차 전환을 위한 투자 역량을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과도한 환경규제로 기업이 오히려 경쟁력과 투자 여력을 잀어 전기동력차 전환 투자가 어려워진다면 결국 탄소중립을 해칠 수도 있다고도 주장했다.
이 세 가지를 요약하면, 자동차산업계에는 전기동력차 기술개발에 집중을, 정부에는 지원 확대를 당부한 것이다. 하지만 행간을 살펴보면 정부에 강도와 속도 조절을 요청한 것으로도 비쳤다.
◇ 미래적 시각이 필요한 자동차산업계의 자화상
포럼에서는 내연기관차 퇴출을 바라보는 산업계의 불안감도 포착할 수 있었다. 그들은 내연기관차도 기술개발을 통해 친환경차로 발전할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하기도 했다. 물론 미래를 향해 준비하자는 건설적인 대화들도 많이 오가기도 했다.
아무튼, 그들의 고민은 미래로 향했다. 자동차산업 생태계가 어떻게 변할지, 혹은 유지될 수 있을지, 또는 경쟁력 확보는 어떻게 할지.
“자기가 가진 기술이나 제품만 고집하다간 지금처럼 산업 환경이 빨리 변하는 세상에서는 도태될 수밖에 없을 겁니다.”
유튜브로 포럼을 지켜본 어느 자동차 전문가의 소감이다.
우리가 사는 세상은 좋은 세상을 만들려는 상상과 노력 덕분에 발전을 해왔다. 그 과정에서 천재들의 획기적 발명품도 있었지만 대부분은 보통 사람에 의해, 그가 필요로 해서 우연히 만들어진 제품들이 많다. 여럿의 생각을 모으면 더욱 훌륭한 것들이 나오기도 한다.
신재생에너지를 연료로 해서 움직이는 자동차도 그와 같을 것이다. 확실한 것은 전기동력차는 세상의 필요 때문에 계속 발전할 것이고, 그 흐름에 잘 올라탄 자동차 회사들만 살아남을 것이라는 사실이다.
[이넷뉴스=강대호 기자] dh9219@e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