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력발전 진단] 세계적 증가세 '풍력발전', 그러나 한국은...
전 세계 풍력, 2020년 93GW 신규 설치 기록 미국, 동부 지역 10년 안에 30GW 전력 생산 계획 발표 한국은 이제 시작, 지자체 주도 확대 예정
[이넷뉴스] 전 세계가 풍력 발전 개발에 몰두하고 있다.
세계풍력에너지협의회(GWEC)에 따르면, 전 세계 풍력 시장은 지난 10년 동안 거의 4배 규모로 성장했으며 전 세계에서 가장 비용 경쟁력이 높고 탄력적인 전원 중 하나로 자리매김했다.
◇ 미·중 주도, 남미, 아프리카 신흥 시장 주목
전 세계 풍력 산업은 지난해 93기가와트(GW)라는 기록적인 용량을 새로 설치했다. 이는 전년 대비 53% 증가한 수치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부진했던 지난해 상황을 고려했을 때, 더욱 의미 있는 성장세이다.
풍력발전은 메가와트(MW) 당 탈탄소화 잠재력이 가장 높아 미래 세계 에너지 시장에서 주목받고 있다.
GWEC가 발표한 2020년 자료를 살펴보면, 전 세계의 총 풍력발전 용량은 최대 743GW로, 연간 11억 톤 이상의 이산화탄소 발생을 억제했다. 이는 남미의 연간 탄소 배출량에 해당한다.
국제재생에너지기구(RENA) 및 국제에너지기구(IEA)와 같은 국제기구가 수립한 시나리오에 따르면 세계는 지구 온난화를 산업화 이전보다 2°C 이하로 제한하기 위해 매년 최소 180GW의 새로운 풍력 발전을 설치해야 한다.
또 2050년까지 순 제로를 충족하려면 연간 최대 280GW를 설치해야 한다. 즉, 세계 에너지 업계와 정책 입안자들은 신속하게 배치, 배포를 가속해야 하는 것이다. 여기에 더해 '기후 비상' 접근방식을 취해, 관행을 없애고 그리드 인프라를 확장, 필요한 속도로 풍력발전을 추가로 확장해야 한다고 GWEC는 주장하고 있다.
2020년 기록적인 성장은 신규 설비의 75%를 설치하고, 세계 전체 풍력 용량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중국과 미국의 설비 급증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의 경우 백악관이 현지 시간으로 지난 29일 미 동부 앞바다에 구체적인 풍력발전 단지 설치 계획을 공개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보도했다.
새로운 풍력 단지는 롱아일랜드와 뉴저지 인근 해양에 조성되며, 초보 단계인 해양 풍력발전을 고도화하는 동시에 청정에너지를 생산하기 위한 정책이라는 게 백악관의 설명이다.
이를 위해 정부는 연구·개발에 투자하고, 참여 기업에는 낮은 금리로 자금을 지원한다. 10년 안에 30기가와트의 전력을 생산해 1천만 가구에 공급하고, 이산화탄소 7천800만 톤의 배출을 감소한다는 계획이다.
한편, 남미 대륙에서 큰 면적을 차지하고 있는 브라질의 경우 풍력 분야에서 육상 설치 용량은 2020년 5월 현재 총 16.5기가와트로 미비한 수준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그 잠재력이 500기가와트에 달해, 앞으로 30배 이상 더 확대될 수 있다고 말한다.
가까운 일본의 경우, 2030년까지 1,000만킬로와트(kW)를 목표로 하고 있다.
◇ 성장세가 주목되는 시장은
풍력발전 중에서도 해상 풍력발전 시장(Offshore Wind Energy)의 성장세가 주목된다.
시장조사 기관인 모도르 인텔리전스(Mordor Intelligence Pvt Ltd)는 이 시장이 2020년부터 2025년까지 약 10% 이상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모도르 사는 시장 성장의 주 요인으로 비용 경쟁 격화를 들었는데, 균등화 발전 비용(LCOE)은 1메가와트시(MWh)당 50달러에 도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반면, 해상에 거대하고 중량이 있는 기계를 운송해야 한다는 점에서 시스템 비용이 더 든다는 점이 성장 억제 요인으로 꼽힌다고 예상했다.
“해상 풍력발전 중에서도 부유식(Floating)은 다양한 이점으로 인해 주목받으며, 시장 성장을 지원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힌 모도르 사는, “브라질, 남아프리카공화국, 칠레 등 남미·아프리카 신흥 국가의 전력 수요가 최근 들어 점차 많아지고 있는 것이 큰 기회”라고 밝혔다.
◇ 한국, 지난 3월에서야 풍력발전 관련 민·관 소통 채널 구성
한국은 이제야 겨우 발걸음을 내디딘 모양새다.
그동안 관련 산업에 대한 단편적 지원은 있었으나 실질적인 발전 방향에 대한 내용은 미비한 상황이었다. 지난 3월 26일 산업통상자원부(산업부)는 정부의 탄소중립 정책방향 공유와 탄소중립을 위한 다양한 정책 수요를 발굴하고 논의하기 위해 풍력 분야 정부, 공공기관, 산·학·연 전문가 등으로 민·관 소통 채널인 ‘풍력 라운드테이블’을 구성, 첫 회의를 가졌다.
이 날 회의에서는 풍력 인허가 일괄처리를 위한 원스톱 샵 설치, 입지 잠재량 확충 및 잠재량 최대 활용, 경쟁력 향상을 위한 REC(신재생공급인증서) 제도개선 및 연구개발(R&D) 지원, 원활한 계통 접속 등이 핵심과제로 제시됐다.
산업부는 내용 검토 후 2050 탄소중립 시나리오, 에너지 탄소중립 혁신전략 수립 등에 활용해 탄소중립 실현을 적극적으로 지원할 계획이다.
지난해 12월 기준 국내 육·해상 풍력발전은 약 1.7GW 보급됐으며, 이 중 육상 풍력은 약 1.5GW, 해상풍력 142MW로, 상업 운전 중인 단지는 탐라, 영광, 전북 서남권 실증단지 3개소 124MW에 불과한 실정이다.
[이넷뉴스=신종섭 기자] shinjs@e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