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치 에너지·온실가스 빅데이터 공개···”탄소 전략 수립 활용”

2010~2019년 에너지, 온실가스 배출량 빅데이터 공개...총 24종, 407만건 오픈 API로 기업·기관·개인 자유롭게 이용 가능, 450~500개까지 업종 구분 가능해 업계 “탄소 중립 전략 수립에 큰 도움 될 것”...정부, 올해 개방 가능한 공공데이터 모두 공개

2021-02-07     양원모 기자

[이넷뉴스] 한국에너지공단이 최근 10년간 국내 산업 부문 에너지 사용과 온실가스 배출량을 집계한 빅데이터를 공개했다. 에너지공단은 2005년부터 산업통상자원부와 함께 관련 데이터베이스(DB)를 구축해왔다. 이번 공개는 행정안전부,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NIA)의 공공 데이터 이용 활성화 지원 사업의 하나로 추진됐다. 에너지공단은 공개된 빅데이터가 기업, 지방자치단체의 탄소 중립 전략 수립에 유용하게 쓰일 것으로 보고 있다. 

◇오픈 API로 공개, 다른 데이터와 응용 가능

7일 한국에너지공단에 따르면 에너지·온실가스 배출량 빅데이터는 총 24종, 407만건이 오픈 API 형태로 제공된다. API는 운영 체제나 프로그래밍 언어가 제공하는 기능을 사용하기 쉽도록 인터페이스화(化)한 것으로, 오픈 API는 대중에 개방된 API를 뜻한다. 기업, 기관, 개인 등이 자유롭게 가져가서 시스템 및 프로그램 개발에 활용할 수 있다. 에너지공단 빅데이터는 다른 정부 공개 빅데이터와 마찬가지로 행정안전부 공공데이터 포털에서 내려받을 수 있다. 

에너지·온실가스 빅데이터는 공단이 2005년부터 산업통상자원부와 수집한 에너지·온실가스 배출량 DB를 기초 자료로 한다. 2010년부터 2019년까지 10년간 조사된 에너지 사용량, 온실가스 배출량을 산업 부문 통계, 마이크로데이터(원본 통계 자료를 개별 단위로 나눈 것) 등으로 분류했다. 마이크로데이터는 연간 10만개 가량의 사업장을 대상으로 조사한 데이터를 17개 광역 지역, 93개 업종, 종사자 규모로 세분화했다. 

빅데이터는 한국은행, 통계청 등 다른 정부 기관 데이터와 결합해 메시 데이터로 활용할 수 있다. 또 표준산업분류 5단위까지 분류돼 있기 때문에 450~500개까지 업종을 구분할 수 있다. 표준산업분류는 사업체의 산업 활동을 유사성에 따라 구분한 분류 체계다. 에너지공단 관계자는 “단기적으로는 디지털 경제 활성화, 장기적으로는 탄소 중립 이행·평가 등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국가온실가스 배출량 종합정보 시스템(NETIS) 홈페이지 (출처: 한국에너지공단)

◇역대 최대 규모 빅데이터 공개...”분류 세분화 최대 장점”

에너지공단은 산업부와 함께 지난해부터 행정안전부, NIA의 공공데이터 이용 활성화 지원 사업의 하나로 빅데이터 개방 시스템을 개발, 구축해왔다. 에너지공단 측은 “공공 정보의 개방, 활용에 대한 사회적 요구가 확산되고 있다”며 “데이터의 실시간 활용이 가능하면서 다른 서비스와 융합이 쉽도록 오픈 API 기반 개발·제공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현재 에너지공단은 국가온실가스 배출량 종합정보 시스템(NETIS)을 통해 오픈 API 활용 가이드를 제공하고 있다. 

에너지공단에 따르면 이번에 공개된 빅데이터는 현재까지 개방된 관련 데이터 가운데 최대 규모다. 특히 온실가스 배출량은 총배출량 등 거시 항목에 대한 자료만 제공해 세부 자료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았다. 그간 온실가스 배출량은 에너지 통계 연보, 폐기물 통계 연보 등 통계 자료를 활용해 메탄·아산화질소 등 5개 가스 배출량을 이산화탄소로 환산하고 이산화탄소 배출량과 더한 뒤 심의를 거쳐 공개돼 왔다. 

업계는 에너지공단의 빅데이터를 기업 및 기관의 탄소 중립 전략 수립에 적극적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산업, 지역, 용도, 설비, 공정, 업종 등 분류를 세분화해 자료 활용도가 높다는 게 가장 큰 장점”이라며 “(탄소 감축 계획에 필요한) 레퍼런스를 찾는 데도 상당한 시간이 걸렸다. 쓸 만한 데이터가 없어 답답하던 상황이었는데 빅데이터가 큰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에너지·온실가스 배출량 빅데이터 개방 항목 (출처: 한국에너지공단)

◇꾸준히 늘어나는 공공데이터 개방 

통계청에 따르면 현재 오픈 API 형태로 제공되는 공공데이터는 6,647개(7일 기준)로, 에너지·온실가스 관련 API는 약 130개 정도다. 문재인 정부는 매년 공공데이터의 개방량을 늘려가고 있다. 지난해 국무총리 소속 4기 공공데이터전략위원회는 2019년(약 2만 1,000개)의 2배 이상인 4만 9,000개의 공공데이터를 개방했으며, 올해는 개방할 수 있는 모든 데이터를 공개할 계획이다. 

공공데이터 공개는 지난해 정부의 ‘한국판 뉴딜’ 발표 이후 속도가 붙고 있다. 한국판 뉴딜의 10대 대표 과제 가운데 하나가 ‘데이터 댐’ 구축이다. 이를 위한 첫 번째 단계가 바로 데이터 개방이다. 공공데이터포털에 따르면 지난해 7월 이후 공개된 에너지 분야 오픈 API는 총 47건으로, 전체(62건)의 75% 수준이다. 자료 공개 기관은 국토교통부, 한국중부발전, 한국서부발전, 한국에너지공단, 서울에너지공사 등 다양하다.  

호주, 러시아 등 주요 에너지 생산·소비국은 관련 빅데이터를 경영 및 의사결정 과정에 적극적으로 이용하고 있다. 호주 정부와 재생에너지청(ARENA)은 재생에너지 공급 현황, 에너지 생산 및 공급 지역에 대한 정보를 기업 및 기관에 제공하고 있으며, 러시아 현지 정유 회사인 트랜스네프트(Transneft)·로스네프트(Rosneft) 등은 빅데이터를 통한 비즈니스 데이터 분석법(BDA)을 도입해 경영에 활용하고 있다. 

[이넷뉴스=양원모 기자] ingodzone@e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