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표원, 탄소중립 표준화 전략 수립 나선다

탄소중립 표준화 등 새해 4대 시그니처 정책 발표 표준 R&D에 역대 최대 규모, 622억 원 투입 저탄소 산업·기술 강국과 ‘S-Dialogue’ 정례화

2021-01-18     정민아 기자

[이넷뉴스] 산업통상자원부 국가기술표준원이 표준 분야 시그니처 정책으로 탄소중립 표준화 전략을 수립, 추진한다. 이를 위해 국표원은 지난해(1,352억 원) 대비 20% 증가한 1,625억 원의 예산을 투입한다. 특히 올해 표준 연구개발(R&D)에 배정된 예산은 622억 원으로 역대 최대 규모다.

(출처: 국가기술표준원)

◇ 역대 최대 R&D 예산 투입···탄소중립 표준화 추진

산업통상자원부 국가기술표준원은 지난 7일 탄소중립 표준화, 비대면 시대 안전관리 강화, 혁신기술 상용화 지원 확대, 기술규제대응 체질 개선 등을 새해 4대 시그니처 정책으로 중점 추진한다고 밝혔다.

올해 예산으로 표준 연구개발(R&D)과 신규 사업 확대 등에 총 1,625억 원이 투입된다. 올해 추진하는 신규사업은 신산업단체 표준화 촉진(8억 원), 융복합신기술제품 안전기술지원(58억 원), K-방역 생활용품 시험인프라 구축지원(49억 원), 스마트 계량측정 기술 기반조성(30억 원) 등이다.

먼저 표준 분야의 시그니처 정책으로 탄소중립 표준화 전략을 수립·추진한다. 신재생에너지, 수소·전기차 등 신유망 저탄소산업 생태계 조성과 세계 시장 진출을 지원하고, 궁극적으로 ‘2050 탄소중립’ 실현에 기여하는 것이 목표다.

이를 위해 국표원은 우리가 보유한 배터리·수소 분야의 우수한 저탄소 기술과 디지털 기술 등 ‘그린 테크 기술’을 활용하여 탄소중립을 실현할 수 있는 표준개발에 적극적으로 나설 계획이다. 표준 연구개발(R&D) 예산은 지난해(479억 원)보다 30%(143억 원) 늘어난 622억 원이 배정돼 역대 최대 규모의 표준 개발 추진을 예고하고 있다.

국표원은 탄소중립 표준화 전략을 오는 3월 발표 예정인 ‘제5차(2021~2025) 국가표준기본계획’에 반영하는 한편, 구체적인 표준화 과제와 전략목표를 담은 ‘탄소중립 표준화 전략 로드맵’을 상반기 중 수립할 계획이다.

◇ 미국 등과 첨단산업·탄소중립 분야 표준협력 강화

저탄소 산업·기술 강국과의 표준협력 정책협의체(S-Dialogue)도 정례화된다. 올해 하반기 미국과는 양자기술, 인공지능, 미래 차 등 첨단산업 분야 및 저탄소‧탄소중립 분야, 독일과는 스마트기술·미래 차 분야에서 표준협력대화 개최가 예정되어 있다.

이에 앞서 산업통상자원부는 인공지능(AI), 양자기술(Quantum Technology), 미래 차 등 첨단산업 분야에 대한 한-미 표준화 협력 방안을 논의하기 위한 자리를 마련한 바 있다. 지난달 9일 열린 ‘2020 한-미 표준 포럼’에는 첨단산업 분야의 양국 표준 전문가 30여 명이 참가했다.

이날 포럼은 코로나19 상황으로 미국 전문가들은 영상으로 참가했으며, 양국 시차를 고려해 오전에 기조 강연을 발표하고 심야 세션에서는 기술 세미나와 전문가 패널 토의를 진행하는 순으로 열렸다.

2020 한-미 표준 포럼에서 이승우 국가기술표준원장이 발언하고 있다. (출처: 국가기술표준원)

미국 표준원(ANSI: American National Standards Institute) 조 바티아(Joe Bhatia) 회장은 환영사를 통해, “한-미 표준 협력이 한-미 간 무역을 지원하고 발전시킬 수 있으며 전 세계 상품 수출의 93%가 표준의 영향을 받는다”고 강조하면서, “표준화가 전 세계 기업의 성장과 산업 발전을 촉진할 수 있다”고 말했다.

첫 기조 강연은 성균관대학교 정연욱 교수가 맡아 우리나라의 양자기술 현황과 미래 전략을 소개하고, 양자기술의 공동 연구 및 표준화 공조 방안과 한-미 협력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어 미국 인텔(Intel) 표준정책 이사이자 정보기술(IT) 국제표준 기술위원회(ISO/IEC JTC1) 의장인 필립 웬블롬(Philip Wennblom)은 ‘미국의 기업 경쟁력과 표준’에 대해 발표했다.

또한 유엘 코리아(UL Korea) 정현석 사장은 시험·인증을 통한 다양한 적합성 평가 사례를 소개하며, 적합성 평가가 기술 혁신을 지원하고 무역을 촉진할 수 있다는 점을 역설했다. 마지막 기조 강연은 인공지능 국제표준 기술위원회(ISO/IEC JTC1 SC42) 와엘 윌리엄 디압(Wael William Diab) 의장이 맡아 미국의 인공지능 표준화 전략과 한-미 협력 방안을 발표했다.

기조 강연 이후 진행된 전문가 패널 토의는 심야 시간에 영상 회의로 이뤄졌으며, 인공지능, 양자기술, 미래 차 등 3개 분야로 나눠 양국 전문가들이 표준화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이승우 국가기술표준원장은 “미국은 글로벌 기술 강국으로 우리나라와 산업, 경제 등 여러 방면에서 긴밀한 우호 관계를 맺고 있는 중요한 파트너이다”라고 전제하며, “이번 포럼을 계기로 양자기술, 인공지능, 미래 차 등 첨단산업 분야의 표준 협력을 더욱 강화하고, 나아가 저탄소·탄소중립 분야로까지 표준 협력을 확대하여 미국과 친환경 표준화 공조 체제를 구축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한·중·일 동북아 3국의 민관 표준화 연대 증진 및 공통 표준화의 효율성 증대를 위한 동북아표준협력포럼도 오는 6월에 열릴 예정이다.

◇ “산업 정책과 연계한 표준화 전략으로 정책 이행 지원”

국표원은 또한 제품안전 분야에서는 비대면 시대 소비 트렌드 변화를 반영하여 언택트·온라인 유통 제품에 대한 안전관리를 강화할 방침이다. 이에 따라 마스크, 공기청정기, 살균기, 소독기 등 언택트 관련 제품을 안전관리 대상에 추가하고, 실내헬스기구, 바닥재, 발 욕조, 전기마사지기, 완구, 유아동용 섬유제품(실내복) 등 실내 여가 및 취미 활동에 사용되는 제품에 대한 안전성 조사를 집중적으로 실시하게 된다. 국표원은 제품 안전성 조사에 사상 최대 규모인 72억 원의 예산을 투입할 예정이다.

아울러 제품안전기본법을 개정해 쿠팡, 네이버 등 주요 온라인 몰에 위해상품차단시스템을 도입하고, 온라인 몰 사업자에게 리콜 이행 조치 의무를 부과해 불법·불량제품의 온라인 유통을 차단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휠체어 그네와 같은 장애 아동용 놀이기구 안전기준을 제정하는 등 코로나 시대에 더 소외될 수 있는 사회적 약자의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한 안전관리를 추진할 계획이다.

(출처: 국가기술표준원)

세 번째 시그니처 정책으로 꼽힌 시험인증 분야에서는 다양한 혁신기술의 시장 진출을 돕기 위해 융합 신제품의 상용화 지원체계를 확대한다. 신제품인증(NEP) 대상을 미래 차, 소·부·장, 의료기기 등 신산업 분야로 확장하며, 규제샌드박스 제품의 정식허가와 산업융합 신제품 시장 출시에 필요한 인증기준 개발 지원에도 나선다. 규제샌드박스 융합 신제품 인증기술개발사업에는 지난해보다 50% 증액된 64억의 예산이 책정됐다.

또한 코로나19로 수요가 증가한 항바이러스 생활용품에 대한 시험 인프라 구축을 올해 신규 예산사업(K-방역 생활용품 시험 인프라 구축지원 사업, 49억 원)으로 추진함으로써, 신수요 제품의 성능과 안전성 검증 시험역량을 강화하게 된다. 이와 함께 그린뉴딜 정책을 지원하기 위해 전기차 무선충전기, 수소차 충전기 등 신수요 충전기의 관리방안도 마련될 예정이다.

국표원은 중소·중견기업의 활력을 제고하기 위해 기술규제대응 체질 개선에도 적극적으로 대응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4차 산업혁명, K-뉴딜 등의 산업 정책과 K-통상전략을 뒷받침하는 ‘기술규제대응 3개년 종합계획(2021~2023)’을 수립하고, 이달 말 무역기술장벽(TBT) 대응 종합지원센터를 상설 조직으로 확대 개편하게 된다.

무역기술장벽 대응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국표원은 관련 예산을 지난해 49억 원에서 올해 70억 원으로 41% 늘였다.

국내 기술규제는 기업 체감도가 높고 개선 수요가 많은 애로를 발굴·해소하는 ‘덩어리 기술규제 개선’을 추진한다. 승강기는 설계심사 비용 인하, 심사 보완 기간 연장, 심사원 확충, 인증 구분 간소화 등이 추진되며, LED 조명은 유사 인증, 파생모델 기준 명확화하는 한편, 시험을 간소화하고 인증 비용을 인하할 계획이다.

이승우 국가기술표준원장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 비대면 경제와 4차 산업혁명 시대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세계 각국의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되는 가운데, 새해는 디지털 혁신과 탄소중립 전략 등을 통해 대한민국이 선도형 경제로 나아가는 대전환의 첫해가 될 것”이라면서 “산업 정책과 연계한 표준화 전략을 적기에 수립해 정책 이행을 지원하는 것은 물론, 기업 활력을 제고하고 국제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국표원의 모든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이넷뉴스=정민아 기자] news@e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