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부·LH, 수원에 ‘제로에너지 특화도시’ 조성
시범사업 성과 담은 ‘제로에너지 특화도시’ 에너지·생태환경 융합된 세계적 수준으로 조성 에너지자립률, 탄소 저감 각각 50% 이상 목표
[이넷뉴스] 국토교통부와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제로에너지 특화도시를 수원시에 위치한 수원당수2지구에 조성한다. 제로에너지 특화도시는 ‘제로에너지건축물(ZEB: Zero Energy Building)’을 도시 단위로 확대 적용하는 사업이다.
이에 앞서 지난해 말 산업통상자원부와 국토교통부는 건축물에너지 성능향상을 위해 협력방안을 마련하고 공동 부령으로 운영 중인 관련 법령 개정을 추진한다고 밝힌 바 있다.
◇ 2019년부터 제로에너지도시 시범사업 추진
지난 3일 국토교통부와 LH는 수원당수2지구에 에너지와 생태환경이 융합된 세계적 수준의 제로에너지 특화도시를 조성할 계획을 밝혔다.
국토부는 2025년 제로에너지 민간건축물 의무화 도입에 발맞춰 그간 제로에너지건축물 확산에 주력해 왔다. 제로에너지건축물은 단열·기밀성능 강화를 통해 건축물 에너지사용량을 저감(패시브)하고,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 설비로 에너지 생산(액티브)을 통해 에너지 소비를 최소화하는 건축물을 일컫는다.
아울러 지구·도시 단위로 제로에너지건축물 개념을 확대 적용하기 위해 공공주택지구 2곳(구리갈매역세권, 성남복정1)에 대한 제로에너지도시 시범사업을 2019년 6월부터 추진하고 있다. 해당 지구에 대해서는 지구 전체 평균 에너지자립률 20%(제로에너지건축물 5등급) 달성을 목표로 지구 단위 제로에너지 적용 사업모델 창출과 신재생에너지 기술 시범 도입이 검토되고 있다.
구리갈매역세권 공공주택지구의 경우 2019년 12월 지구계획 승인을 받아 토지 이용계획 등을 확정했으며, 이를 바탕으로 지난해 6월 제로에너지도시 시범사업 추진을 위한 기본계획(안)을 마련했다.
에너지 관련 여건 및 인프라 분석 등의 과정을 거쳐 수립된 안은 건축물 용도별로 약 15~45% 수준의 에너지자립률 달성 목표를 설정하고 있다. 최종적으로 건축물 부문에서는 총 약 18%의 에너지자립률에 도달하게 된다. 전체 에너지자립률에서 부족한 부분은 공원, 자전거도로 등 공용 시설 용지에 신재생 에너지 발전 설비를 추가로 설치해 지구 전체 평균 에너지자립률을 20% 이상 달성할 계획이다.
국토부는 또한 성남복정1 공공주택지구에 대해서도 적용 가능 기술과 경제성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해당 지구에 제로에너지 개념을 적용하기 위한 기본계획을 수립할 예정이다.
◇ 에너지자립률 50% 이상 달성 목표로
시범사업 기본계획 수립 과정에서 도출된 추진전략과 적용된 기술요소 등은 제로에너지 특화도시 추진계획의 기반이 됐다.
이번 특화도시는 제로에너지도시 시범사업 목표인 지구 전체 평균 에너지자립율 20% 달성에서 한층 상향된 에너지자립률 50% 이상을 목표로 하고 있다. 탄소중립 실현을 위해 탄소 저감(CO2) 50% 이상의 도전적인 목표도 함께 설정됐다.
제로에너지 특화도시로 선정된 수원당수2지구는 수원시 권선구 당수동 일원(면적 68만4,000㎡)으로, 2025년까지 주택 5,000호가 조성될 부지다. 고속도로 및 철도와 근접하여 교통이 편리하며 칠보산, 당수천 등과 이웃해 있어 입지 여건도 우수하다.
에너지자립률 50% 달성을 위해 특화도시에는 태양광·연료전지·소수력·수열·지열 등 다양한 신재생에너지가 도입된다. 또한, 도시 패시브(자전거도로, 바람길 등) 요소와 도시 에너지관리 시스템, 주택 난방·급탕 에너지 절감형 시스템 등의 미래기술이 적용될 예정이다.
국토부와 LH는 제로에너지 시범도시에서 수립한 에너지도시 설계기법 등 기본계획을 바탕으로 고도화를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정부·지자체·학계·민간이 참여하는 ‘제로에너지 거버넌스’를 구성하는 등 기술 자문 및 관리 운영에 대해 공동 대응할 계획이다. 이밖에 제로에너지 도시의 홍보· 견학· 시민참여 공간인 홍보관도 마련된다.
특화도시 관할 지자체인 수원시는 수원당수1지구에 추진 중인 ‘수원형 생태마을 조성사업’과 이번 시범사업을 연계하여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에너지비용 절감 혜택이 입주민에게 공유될 수 있도록 ‘주민참여형 사회적 기업’ 유치에도 적극적으로 협력할 예정이다.
국토부 김상문 건축정책관은 “이번 제로에너지 특화도시 사업을 한국판뉴딜의 그린뉴딜 사업과 연계 추진함으로써, 도시 차원에서 온실가스·에너지를 저감하여 ‘2050 탄소중립’ 정책 실현과 관련 산업의 혁신성장에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LH는 수원당수2지구를 대상으로 ‘도시건축통합 국제 마스터플랜 설계공모’를 추진하고 있다. ‘도시건축통합계획’은 초기 기획단계에서부터 도시건축시설물을 아우르는 입체적 마스터플랜을 세운 뒤 이를 기반으로 도시계획과 건축계획을 수립하는 방식이다.
LH는 2019년 10월 국가건축정책위원회, 국토부와 함께 ‘도시건축통합계획 공통지침’을 수립한 후 과천과천지구 및 안산신길2지구 마스터플랜 공모에 처음 적용해 수상작을 선정한 바 있다. 이번에는 수원당수2지구를 대상으로 도시건축통합 마스터플랜을 공모하여 지역공동체 중심으로 소통하는 ‘열린 도시’를 조성할 계획이다.
공모는 ‘가로공간 중심 공유도시’조성을 목표로 △가로공간이 생활의 중심이 되는 도시 △용도복합과 사회통합의 공유도시 △자연을 존중하고 향유하는 쾌적한 도시 △새로운 기술에 대응하는 편리하고 안전한 도시를 기본 설계 방향으로 제시하고 있다.
아울러 에너지 절감 및 친환경 최신기술이 융합된 스마트 제로에너지도시와 생태보호시스템 계획을 통한 생태주거마을 조성을 위해 국제 공모로 국내외 전문가들의 계획안도 접수할 예정이다. 이번 공모의 당선자에게는 약 72억 원 규모의 ‘수원당수2지구 마스터플랜 및 시범사업지구(약 1,500세대)설계용역’의 우선협상권이 주어지게 된다.
◇ 국토부·산업부, 건축물 에너지효율 향상 위해 협력
제로에너지 특화도시 조성에 앞서 지난달 28일 국토교통부와 산업통상자원부는 건축물 에너지 성능향상을 위해 협력방안을 마련하고 공동 부령으로 운영 중인 관련 법령 개정을 추진한다고 밝힌 바 있다.
국토부와 산업부는 지난해 5월 양 부처 간 에너지성능 향상 사업의 효과를 높이고 전체 에너지소비량의 약 20%를 차지하는 건물부문의 에너지효율 향상을 위해 ‘건물부문 에너지 절감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기도 했다.
지난해 실무자와 관계 전문가로 구성된 ‘건축물 에너지 혁신 솔루션 전담조직(T/F)’을 3차례 운영한 결과, 건축용 고효율에너지기자재 보급촉진과 자금지원 활성화를 통한 제로에너지건축물 확산 유도를 위한 협력방안을 마련하였다. 특히 에너지절약형 시설 설치 등 제로에너지건축에 소요되는 투자비 지원을 활성화하기 위해 제로에너지건축 관련 융자지원 사업에 대한 관계기관 안내, 홍보 강화에 나설 계획이다.
또한 그린뉴딜 확산과 2050 탄소중립 선언으로 친환경건축물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짐에 따라 건축물 에너지 인증을 희망하는 소규모 건축물이 늘어나는 추세를 반영하여 건축물 에너지효율등급 및 제로에너지건축물 인증 적용대상도 확대할 방침이다. 따라서 현행 냉방 및 난방 면적 500㎡ 이상인 건축물(단독주택, 공동주택, 업무시설 제외)로 정해진 인증 적용대상의 최소면적 기준이 삭제된다.
아울러 ‘2020년 제로에너지건축물 의무화 로드맵’의 시행으로 올해부터 인증 건수가 대폭 상승할 것에 대비하여, 원활한 인증 수행 및 인증 소요 기간 단축을 위해 제로에너지건축물 인증기관을 추가 지정해 운영할 예정이다.
국토부와 산업부는 협력방안 시행을 위해 관련 법령 개정을 추진하여 올해 중으로 시행할 전망이다. 향후 ‘제로에너지건축물 인증제도’, ‘건축물 에너지효율등급 인증제도’ 등 공동 운영하는 관련 제도의 발전 방안도 지속해서 강구할 계획이다.
산업부 김정일 에너지혁신정책관은 “기기효율관리제도를 국민 생활에 밀접한 건축물에도 확대 적용하는 등 산업부가 추진 중인 에너지효율 향상 정책을 기반으로 건축물의 종합적인 효율 향상을 위해 국토부와 적극 협력해 나가겠다”라고 말했다.
[이넷뉴스=정민아 기자] news@e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