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증시, 에너지·헬스케어가 상승세 이끌었다

KRX 섹터 지수 17개 가운데 헬스케어, 에너지 화학 연간 수익률 1·2위 헬스케어 부문에선 셀트리온, 삼바, 씨젠 등 강세···에너지 부문에선 LG화학, 한화솔루션 당분간 에너지, 헬스케어 중심 ‘쌍끌이 상승’ 이어질듯···수익률 높았던 1월 주목

2020-12-29     양원모 기자

[이넷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에도 국내 증시가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며 약진한 데는 K-에너지, K-헬스케어 기업의 활약이 있었다. 올해 증시는 셀트리온, 삼성바이오로직스, SK바이오팜, 씨젠 등 바이오 헬스케어 기업이 상승세를 이끌고 에너지 기업이 이를 떠받치는 모양새였다. 내년에도 시장은 고공 행진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 항체 치료제 출시 등 대형 이벤트가 예정돼 있기 때문이다. 

출처: Pixnio

◇ 헬스케어 이끌고, 에너지·화학 받쳐주고

29일 한국거래소(KRX)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지난 24일까지 KRX 섹터 지수 가운데 가장 수익률이 높았던 것은 헬스케어 지수였다. KRX 섹터 지수는 코스피·코스닥 시장의 업종별 대표 종목을 추려낸 것으로 △자동차 △은행 △에너지·화학 △철강 △필수 소비재 등 17개 지수로 구성돼 있다. 헬스케어 지수는 80.84%의 연간 수익률을 기록했으며, 이는 같은 기간 코스피(27.72%), 코스닥(38.64%) 연간 수익률의 2~3배를 웃도는 수치였다. 

헬스케어 지수 비중 1·2위를 차지하는 삼성바이오로직스, 셀트리온이 각각 80~90%대 수익률을 기록하며 강세를 견인했다. 특히 셀트리온헬스케어, 셀트리온제약은 셀트리온과의 합병 계획 선언에 힘입어 200% 이상 급등했다. 코로나19 진단 키트 개발로 올 초 높은 관심을 받은 씨젠도 지난해와 비교해 500% 이상 뛰어올랐고, 코로나 테마주로 묶이는 신풍제약은 무려 1,500%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헬스케어 부문 상승세는 ‘코로나 특수’에 힘입어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셀트리온은 29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코로나19 항체 치료제(CT-P59, 성분명 레그단비맙)의 조건부 승인을 신청한다. CT-P59는 임상 2상이 진행되고 있으며, 생명이 위급하거나 대체 치료 수단이 없는 환자를 대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치료 목적 사용 승인’을 받은 상태다. CT-P59는 최근 영국에서 시작돼 전 세계로 확산하고 있는 변이 코로나19에도 효과를 보일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거래소 본사. (출처: 한국거래소)

◇ 재생 에너지 중심 상승세 기대···유틸리티는 최저 수익률 기록

헬스케어에 이어 2위를 차지한 곳은 에너지, 화학 분야였다. KRX 에너지화학 지수는 올 1월부터 지난 24일까지 총 58.99%의 수익률을 기록하며 미디어·엔터테인먼트(58.17%), 운송(54.41%)을 제치고 2위를 차지했다. 지수 비중 1위 LG화학(157.64%)과 한화솔루션(142.18%)이 배터리 산업 호조와 태양광·수소 등 신에너지 사업에 힘입어 수익률 상승 선두에 섰다. 지수 비중 2위인 SK이노베이션은 상대적으로 낮은 15.96%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에너지, 화학도 내년 활약이 기대된다. 파리기후변화협약 이후 탄소 중립, RE100(사용 중인 에너지 100%를 2050년까지 재생 에너지로 대체하는 캠페인) 참여를 선언하는 정부·기업이 많아지면서 재생 에너지 시장 확대가 기대되기 때문이다. 우리 정부도 2050년 ‘탄소 제로(0)’ 달성을 위해 산업별 다양한 지원 정책을 추진, 진행하고 있다. 공공, 민간 부문 선박을 친환경 선박으로 대체하는  ‘그린십-K’ 전략 등이 대표적이다. 

지수 기준 올해 가장 수익률이 저조했던 업종은 유틸리티였다. 한국전력공사(-2.88%), 한국가스공사(-19.95%) 등 주요 업체가 부진하면서 -16.05%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은행주도 금융당국의 배당 축소 압박 등으로 -11.29%의 수익률을 보이며 고전했다. 통신주가 속한 방송통신 분야도 9.43%의 마이너스 수익률을 냈다. 

◇ ‘약속의 1월’ 내년에도 가능할까···”헬스케어주 흥행, 코로나 종식 시점까지 이어질 듯”

헬스케어·에너지주 투자자들은 내년 1월을 주목하고 있다. 최근 10여년 동안 헬스케어, 에너지 부문이 강세를 나타낸 달이어서다. 업계에 따르면 헬스케어 부문의 10여년간 1월 평균 수익률은 5%대로 12개(에너지, 소재, 산업재, 경기 관련 소비재, 필수 소비재, 금융, 헬스케어, IT, 커뮤니케이션 서비스, 유틸리티, 코스피, 코스닥) 업종 가운데 가장 높았다. 에너지, 산업재가 3%대로 뒤를 이었다. 

해외 증시도 내년 헬스케어 분야에 대한 기대감을 보이고 있다. 미국 CNBC는 지난 24일(현지시각) 현지 증권 전문가들 대상 설문 조사에서 ‘헬스케어 섹터 베스트 애널리스트’로 선정된 투자분석가들이 꼽은 내년 헬스케어 기대 종목 4곳을 소개했다. △미국 최대 원격의료 업체 ‘텔라독’ △살균, 미생물 시험 관련 의료기기 업체 ‘소테라헬스’ △실험기기 및 솔루션 개발 업체 ‘애질런트’ △병원 운영 업체 ‘테넷헬스케어’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여파로 저금리 환경이 이어지면서 투자자들이 내년에도 헬스케어, 에너지 등 성장주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꾸려갈 가능성이 크다”며 “이런 흥행세는 코로나 종식 시점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넷뉴스=양원모 기자] news@enetnews.co.kr